[취중토크②] 신하균 "B급 감성 소유자? 마니악 한 비주류 맞죠"

조연경,박정선 2018. 8. 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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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조연경,박정선]

과거 엉겁결에 '도라지(담배) 홍보대사', 현재는 비공식 '막걸리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신하균(44)이다. 연예계 대표 주당이자 막걸리를 사랑하기로 유명한 배우인 만큼 입소문이 난 막걸리 맛집을 취중토크 장소로 잡았더니 "원래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며 흡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심지어 '신하균 지정 자리'가 있을 정도니 말 다 했다. 막걸리를 바라보는 '꿀 떨어지는' 눈빛은 진정한 음주 토크의 서막을 알렸다. 아니나 다를까, 신하균은 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된 뒤 오프닝 30분 동안 끊임없이 '막걸리 예찬론'을 펼치며 막걸리 두 통을 가볍게 비워 냈다. "제가 소주는 잘 못 마시는데 막걸리는 '많이' 마셔요. 한 10통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요샌 제주도 막걸리에 푹 빠졌어요. 영화 '올레(채두병 감독)'를 찍으면서 제주도에 꽤 오래 머물렀는데 그 때 이 막걸리를 매일 마셨죠. 싸기도 엄청 싸고 맛있어요. 막걸리 광고요? 광고를 할만한 시장이 아니라 아쉽죠. 죽어가는 전통주 시장이 그렇게 슬플 수가 없어요. 그래서 술자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막걸리를 권하며 광고 아닌 광고를 하고 있죠. 술 사업은 전혀 관심 없어요. 연기 하나 하기도 벅찹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을 마무리 짓고 '나의 특급 형제(육상효 감독)' 크랭크인까지 시켜놓은 후 다소 여유로운 시기 만난 자리. "근데 무슨 말 해야 돼요?"라고 난감해 하면서도 신하균은 조근조근, 조잘조잘 속풀이부터 TMI(Too Much Information)까지 꽤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살다보니 융통성도 생기고, 유연해지고, 말도 많아지네요. 옛날에는 인터뷰 하면 하도 쓸 말이 없어 피우던 담배 이름인 '도라지'가 제목에 떡하니 쓰였거든요." 과거 말 없는 배우, 인터뷰 하기 힘든 배우로 손 꼽혔던 신하균은 더 이상 없다. 최근 영화 홍보 인터뷰에서도 놀라운 입담을 뽐내기 시작한 신하균은 술이 한 잔 들어가자 얼굴만 거리감 느껴지게 잘생긴 신하균일 뿐 더할나위없이 친근한 매력을 뽐냈다. "실시간 라이브 영상를 키고 싶게 만든다"는 말에 신하균은 "에이, 이런 모습은 또 쉽게 보여줄 수 없지~"라며 신나게 술잔을 홀짝거렸다. B급 감성 소유자임을 인정하고, 후배들에게는 '만만한 선배'가 되고 싶다는 의외의 속내는 배우 신하균을 다시 보게 만드는 포인트들이었다. 애니메이션과 피규어를 좋아하는 소년 감성과 '집돌이' 성향은 여전하지만 술이 있는 곳이라면 마다하지 않는다는 애주가. 낯을 가려도 사람 만나는 것을 굳이 꺼려하지 않는 '자유 영혼' 신하균은 작품을 택할 때도 크기와 비중을 떠나 스스로의 컨트롤과 공감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달려 온 20년은 신하균이라는 이름에 '신뢰'라는 단어를 덧붙였다. 신하균의 차기작은 BBC 드라마 '루터(Luther)'의 한국 리메이크작. 신하균은 극중 노련한 강력계 형사이자 선악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고독한 형사 우태석 역을 맡는다. 이 작품 역시 신하균의 마음을 이끈 이유가 있을 터. 살짝 취기가 오른 후 "취중토크 하면서 이렇게 취한 사람이 있냐"고 되물은 신하균은 "뭔가 아쉬운데 '나의 특급 형제' 개봉 땐 (이)광수랑 같이 볼까요?"라며 먼저 약속을 정해 쾌재를 부르게 했다. 그리고 다시 향한 시선은 역시 '사랑스러운' 막걸리. 신하균의 '네버엔딩 음주강의'는 세 시간 넘게 이어졌다.

>>취중토크①에 이어

- '바람 바람 바람'의 흥행 결과에 아쉬움이 남았을 것 같아요. "그 영화가 가진 유머 코드를 좋아해 주신 관객층은 따로 있다고 봐요. 내 나이대라도 결혼을 안 한 분들은 공감하기 어려웠을 수 있어요. 나도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으니까요. 작품을 할 때 모두 만족하면서 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다 아쉬운 부분이 조금씩 남아요."

- 어떤 작품이든 결핍돼 있는 캐릭터를 맡네요. "그런가요? '나의 특급 형제'에서는 몸이 불편하지만 머리는 좋은 인물을 연기했어요. 연민하게 되는 캐릭터와 이야기,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좋아해요. 주류보다 비주류죠."

- 소위 말하는 대작 영화는 선호하지 않는 것 같아요. "내가 선호한다기보다 배우들은 선택받는 직업이니까요. 자신에게 들어온 제안 중에서 선택하기도 하지만 결국 선택받는 직업이에요. 그리고 나는 지금껏 해 보지 않은 신선한 이야기나 그런 요소가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하나라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화를 선택하려고 해요. 어떤 영화가 크고 어떤 영화가 작은지 기준을 모르겠어요. 제작비가 적게 들어도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잖아요. 물론 공감을 이끌어 내는 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의 몫이지만요."

- 그래선지 B급 감성의 소유자라던데요. "맞아요. 어릴 때부터 B급 감성인 영화를 많이 찾아봤어요."

-작품을 선보인 후 기대하던 반응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아쉽지 않나요. "아쉬운 부분도 있겠지만 받아들여야죠. 뭐 어쩌겠어요.(웃음)"

- 무소유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가요. "그럴 리가요. 많이 소유하고 있어요. 휴대전화도 '최신형'으로 소유하고 있는데요.(웃음)"

- '나의 특급 형제'는 한여름에 촬영해서 힘들었을 텐데요. "그런 건 괜찮아요. 감내하고 잘해 내야 하는 게 목표니까요. 연기가 뜻대로 안 되고 헤맬 때 힘들죠. 촬영 환경 때문에 힘들진 않아요."

- '극한직업'에 어떤 역할로 특별 출연하나요. "'악당'이요. 딱 그 단어로 표현할 수 있어요. 그냥 나와서 나쁜 짓 하는 역할이에요. 지금까지와 조금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특별 출연을 흔쾌히 받아들인 걸 보니 의리를 중요시하나 봐요. "이병헌 감독님과 코드가 잘 맞아요. 재미있어요. 촬영할 때도 재미있게 했죠."

- 쉴 때는 뭘 하나요. "장난감을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여행도 좋아해요. 다리를 다치기 전까지 다이빙도 많이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어요. 지금도 만화책을 좋아해요. 대본도 꼭 종이로 출력해서 보거든요. 만화방도 가끔 가요. 과거에 재밌게 봤던 만화책을 여러 권 소장하고 있어요. '이나중 탁구부'나 '멋지다 마사루'를 좋아해요."

- 만화를 실사화한 영화에 출연해도 좋을 것 같네요. "그런가요. 일본 만화를 실사화한 영화가 원작에 못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더라고요. 재해석해서 영화로 만들어야 하는데 일본 만화는 워낙 작가의 세계가 세기 때문에 잘 안 돼요."

- 음악 취향도 독특한 편인가요. "골고루 듣는 편인데 주로 옛날 음악을 들어요. 연주 음악을 좋아하고요. 정리해 보면 옛날 피아노 연주곡을 좋아해요. 록도 좋아하는 편이에요. '퀸'을 자주 들어요. EDM도 듣긴 하는데 잘 모르겠더라고요.(웃음)"

- 장난감은 주로 어떤 걸 만드나요. "피규어도 좋아하고 플라모델을 조립하는 것도 좋아해요.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마음만 먹으면 하루 이틀 동안 밖에 안 나가고 그것만 해요."

- 과거엔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에요. "과거의 예민함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에요. 겉으로 표현하지 않을 뿐이죠. 촬영할 때는 여전히 예민해요. 나이가 들다 보니 융통성이 생긴 거예요. 사람 사이의 관계를 생각하게 됐어요. 예를 들어,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터뷰하면 할 말이 없어서 담배만 피웠어요. 그때는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울 수 있었거든요. 양해를 구하고 담배를 피웠죠. 그러니 1시간 동안 인터뷰해도 기자분 입장에서 쓸 만한 이야기가 없는 거예요. 결국 다음 날 신문에 '도라지를 피우는 남자'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를 내셨더라고요. 신문이 가판대에 쫙 깔려 있는데 헤드라인이 다 '도라지를 피우는 남자'였어요.(웃음) 근데 그 후에 담배 회사에서 '도라지를 홍보해 줘서 감사하다'고 편지가 왔어요. '언제든 와서 담배를 가져가라'고 하더라고요. 한동안 담배를 사 본 적이 없어요. 상자째 차에 쌓아 뒀죠.(웃음) 담배를 끊을 때쯤 도라지가 단종됐어요."

- 금연한 계기가 있나요. "몸이 안 좋아졌어요. 쉽게 피곤해지고요.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담배도 끊었어요. 근데 담배를 끊고 나서 커피를 많이 마시고 단걸 많이 먹어요."

- 건강관리를 하는 편인가요.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가끔 걷는 정도예요. 걷는 것은 좋아해요. 먹는 것도 신경 쓰고요. 인스턴트를 잘 안 먹고 제때 챙겨 먹으려고 하고 해로운 건 안 먹어요. 촬영하면 제때 밥차가 와서 잘 먹을 수 있고 집에선 어머니가 끼니를 잘 챙겨 주시고요. 국도 잘 안 먹고 반찬 몇 가지로 식사해요. 1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하고요. 잠도 잘 자요. 빨리 잠들면 오후 9시. 늦어도 11시 안에 자요. 어제도 좀 뒤척이다가 잤는데 10시에 잠들었어요. 아침 5시에 일어나요. 나이가 드니까 생활 패턴이 확 바뀌었어요."

- 작품에 푹 빠져드는 스타일인가요. "촬영할 때는 빠져들지만 끝나고 나면 바로 비우려고 하는 편이에요. 비워야 다른 걸 또 받아들일 수 있으니까요. 작품마다 다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하진 않아요. 내 안에 있는 공통분모, 내 안에 있는 모습을 찾으려고 해요. 정서적 공감이 있어야 하니까요. 작품 속 역할과 나라는 사람 기저에 깔려 있는 모습을 찾아서 연결하려고 해요.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를 끄집어내는 과정이죠."

- 경험해 보지 않은 역할을 연기할 때도 있잖아요. "그 인물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돼요. 공감대를 얻고 시작하면, 표현이 어려운 거죠. 시나리오를 그 인물에 빠져서 읽을 수 있으면 일단 공감하는 것에 성공한 거예요. 얼마나 진짜처럼 표현하는지가 어려운 거예요."

- 성 대결로 번질 수 있다거나, 논란이 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요. "아직 그런 시나리오를 받은 경험이 없네요. 이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확실한데 곁가지로 그 이야기가 있는 건지, 아니면 그 이야기가 정면에 있는지가 중요하겠죠. 다른 이들의 반응을 미리 짐작하진 않아요. 거기에 맞추려고 하면 안 돼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가장 중요하죠. 거기에 맞게 자신 있게 잘 풀어 나가야 해요. 관객들이 공감한다면 감사한 것이고, 공감에 실패한다면 우리가 반성해야죠. 아쉬운 부분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세상 모든 사람들의 반응을 예상할 순 없잖아요."

>>취중토크③에 계속

조연경 기자·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영상=이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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