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맷전쟁]②'복면가왕' 오누리PD "美버전, 가면만 2억..규모 달라"

김윤지 2018. 8. 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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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폭스 ‘마스크드 싱어’(미국판 ‘복면가왕’) 예고편 캡처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제작비부터 차이가 크죠. 국내판은 목소리에 집중한다면, 미국판은 ‘쇼’로 접근한다는 차이가 있어요.”

2019년 1월 방송하는 미국판 ‘복면가왕’에 대한 이야기다. 최근 공개된 예고편에 대해 MBC ‘복면가왕’ 연출 오누리 PD는 “부러우면서도 자랑스럽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2015년 첫 방송한 ‘복면가왕’은 가면을 쓴 가수를 노래만 듣고 맞히는 음악쇼다. 광고 완판과 부가 수익 등으로 MBC 효자 프로그램이 됐다. 최근 ‘MBC 첫 미국 진출 프로그램’이란 타이틀도 추가했다. 태국·중국·인도 등 7개국에 판권이 판매된 데 이어 올해 미국 폭스(FOX)에 판권이 팔렸다. 글로벌 콘텐츠사(社) 엔데몰-샤인 그룹에서도 구매, 이탈리아에서 내년 제작 예정이다.

미국판 제작까진 우여곡절이 있었다. 시작은 태국판 ‘복면가왕’이었다. 지난해 현지에선 복면가수 ‘두리안’이 큰 화제를 모았다. 그의 무대를 담은 영상은 유튜브에서 1억뷰 이상을 기록했다. 이를 접한 폭스 관계자는 흥미를 느끼고 판권 구입을 문의했다. 태국이 아닌 한국 예능이 원작이란 걸 알고 MBC 미국 지사에 연락했다. 공교롭게도 MBC가 한창 파업 중인 시기였다. 올해 2월 폭스 제작진이 ‘복면가왕’ 녹화장인 일산MBC드림센터를 찾아 상견례를 했다.

오 PD는 원년멤버인 박원우 작가 등과 직접 포맷 바이블을 작성하는 등 전 과정을 함께 했다. 그는 “전 세계에 국내 포맷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내 ‘복면가왕’에 대한 관심도 환기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그는 ‘복면가왕’ 연출자답게 자신의 얼굴도 비공개로 인터뷰에 응했다.

―‘복면가왕’의 어떤 점이 폭스의 마음을 움직였나.

△가면을 쓰고 정체를 감춘다는 포맷이 매력적이라고 하더라. 복면을 벗었을 때 사람들이 열광하는데, 할리우드 배우가 출연한다면 그 시너지가 엄청날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현지 제작진에게 강조한 프로그램의 핵심이 있다면.

△출연자는 정체를 숨겨야 하고, 공정한 경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해석에선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목소리로 대결하기 때문에 퍼포먼스를 제한했다. 미국은 ‘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정서가 있다. 무대 전체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볼거리는 더 많다.

―패널 수는 한국 보다 훨씬 적다.

△미국은 한국과 같은 집단 토크가 거의 없다고 한다. 회당 40분인 영향도 있다. 코멘트에서도 문화적 차이가 있다. 복면가수의 노래를 평가하기보다 “결혼하고 싶다”, “사랑한다” 등으로 호감을 표현한다.

―태국, 중국 등에서도 ‘복면가왕’이 만들어졌다. 이번 미국판의 특징이 있다면.

△아무래도 규모다. 중국판 회당 제작비가 우리보다 훨씬 높았다. 미국은 더 높다고 한다. 가면 하나에 2억 원 정도 한다고 들었다. 피부색이나 키가 힌트가 되지 않게끔 몸 전체를 가려야 하는 이유도 있다. 또 제작 기간만 거의 1년이다. 제작 기간이 길고 출연자의 수도 적다보니 여러모로 투자를 많이 한 것 같다. 우리는 매주 회당 110분인데, 미국은 시즌제로 회당 40분이다. 그러다보니 복면가수 1명이 출연해도 굉장히 파급력 있는 스타가 나오길 바라더라.

―한국 녹화장을 방문한 현지 제작진 반응은 어땠나.

△우리의 촬영 방식에 깜짝 놀라더라. 출연자 30여 명을 일일이 따라다니며 촬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카메라는 몇 대냐”, “편집은 도대체 어떻게 하느냐” 등 질문이 쏟아졌다. 미국 예능에는 없는 편집 스타일을 신선하게 생각했다. 경호원 등 복면가수의 정체를 숨기기 위한 장치를 유심히 봤다.

―미국판 ‘복면가왕’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복면가왕’이 방송된 지 3년이 됐다. 여전히 사랑 받지만 초반과 비교하면 시청자에게 익숙해진 부분이 있다. 현지에선 좋은 결과를 얻어 ‘원조는 한국’이란 것을 알리고, 국내에선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김윤지 (ja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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