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킨파크' 마이크 시노다 "故 체스터 떠난 후, 음악 할 수 있을까" [인터뷰]

김풀잎 2018. 8. 1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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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풀잎 기자] “높은 지위 이야기가 아니야.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던걸. 왕국이 다 무슨 소용이야, 네가 사랑에 목말라할 때? 지금 이건 작별이 아니야. 난 어디에도 가지 않아. 아니, 답은 없어. 하지만 나에겐 믿음이 있어.”(‘Crossing a Line’ 중에서) 

록밴드 ‘린킨 파크’(Linkin Park) 멤버이자 포트 마이너(Fort Minor)로 솔로 활동을 병행해온 마이크 시노다(Mike Shinoda)가 펜타포트 무대에 서기 위해 7년 만에 내한했다. 첫 솔로 앨범 ‘포스트 트라우마틱’(Post Traumatic) 발매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시 한국을 찾기까지, 아니 무대에 오르기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지난해 7월, 린킨 파크의 보컬 체스터 베닝턴(Chester Bennington)이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우리 곁을 떠났다. 체스터 베닝턴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린킨 파크의 활동은 잠정 중단됐다. 같은 해 10월 LA에서 열린 단 한차례의 추모 공연 이후 어떠한 행보도 보이지 않았다. 

올 1월, 마이크 시노다는 아무런 예고 없이 세상에 세 곡의 EP곡을 공개했다. 그동안 겪었던 감정을 음악으로 풀어낸 이 곡들은,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예고를 보였다. 뿐만아니라, 6개월 만에 내놓은 첫 솔로 앨범 ‘포스트 트라우마틱’의 초읽기가 됐다. 절친한 동료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던 친구를 잃고 계속되는 방황을 이겨내는, 한 개인의 심정을 오롯이 담아내는 계기가 됐다.(비감의 결정체인 ‘Place To Start’, 체스터 베닝턴의 사망 이후 일들과 그로 인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읊어나가는 ‘Over Again’, 사람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자는 ‘Crossing A Line’ 등) 

‘마이크 시노다’라는 이름으로 꺼내는 고통과 혼란, 위로가 주를 이루는 곡들로 이제, “상처받은 이들을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자”는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하다. “‘음악’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전달하는 게 내가 할 역할”이라는 그를, 지난 11일 쉐라톤 그랜드 인천 호텔에서 만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이크 시노다는 그의 노랫말과 똑 닮아 있었다. 솔직하고 진지했으며, 희망적이었다. 담담히 삶을 어루만지는 가사가 떠올랐던, 그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Q. 오랜만에 방한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A. 시간이 너무 짧아요. 더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제는 제가 좋아하는 한국 바비큐 요리를 먹었어요. 오늘은 공연 준비로 바쁘네요. 

Q. 곧 ‘펜타포트’ 무대에 오를 텐데, 공연 레퍼토리 좀 들려주세요.

A. 몇 년 전부터 솔로 퍼포먼스를 했어요. 평소에는 하지 않는, 생소한 곡 위주로 했죠. 중간중간 보강하기도 했어요. 오늘은 솔로곡과 린킨 파크 곡을 추가해서 세트리스트를 꾸밀 거예요. 사실 린킨 파크 곡은 혼자 하기 어려워요. 제가 보컬로 섰던 곡 위주로 진행할 거예요. 

Q. 이번에는 본인의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발표했는데, 이전과 차이점이 있다면요?

A. 포트 마이너에서 진화했달까요. 음악적 취향이 많이 바뀌었어요. 그럼에도,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색깔은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번 앨범은, 저의 사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제 이름으로 발표한 거죠. 

체스터가 떠나고 몇 주 후, 음악 작업을 시작했어요. 곡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건 아니었어요. ‘아트 테라피’와 비슷해요.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 같은 거요. 그런 아이디어들이 확장됐어요. 스케치, 대모 작업들이 하나의 앨범 작업으로 꾸려졌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시간적인 순서로 되어 있어요. 다시 앞을 보고,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녹아 있죠. 

관객들이 슬픈 공연을 보고 돌아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조차도 그렇거든요.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고 하더라도, 삶에 대한 감사와 축하는 들어 있어야 하죠. 솔직히 말하면, ‘음악을 할 수 있을까, 해도 될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Q. 최근 기사를 몇 개 읽었는데요. 체스터 베닝턴이 떠난 후, 얼마 동안 집 밖에도 나가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어요. 다시 힘을 내게 된 계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A. 얼마간 그냥 집에만 있었어요. 노래도 좀 듣고요... 2주 정도 됐을까요. 그러다 집 밖으로 나섰고, 스튜디오로 향했죠. 언젠가는 다시 해야 할 일이잖아요. 늦어질수록 힘들 거라고 생각했어요. 

Q. 여전히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이번 ‘포스트 트라우마틱’ 앨범은 체스터 베닝턴을 잃은 린킨 파크 팬들에게도 큰 위로가 될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더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나요?

A. 팬들에게는 카타르시스나 힐링이 되는 걸 느껴요. 공연이 끝나고 밋 앤 그릿을 하거든요. 그럴 때 굉장히 저를 반겨줘요. 힘을 얻어 간다고, 용기를 얻어 간다고요. 체스터의 팬이었거나, 우울증을 앓았다거나, 둘 다 이거나, 모두 같아요. 공연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전달하는 게 결국은 제가 할 역할이에요. 제가 직접적인 메시지를 주기는 힘들 것 같아요. 저는 그저 아티스트니까요. 만약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이 있다면)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았으면 해요.(마이크 시노다의 눈가는 촉촉해졌다)

Q. 분위기를 바꿔서, 록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고 하죠. 특히 젊은 층에게요. 조금은 아쉬울 것 같아요. 

A. 요즘 사람들은 음악을 장르로 구분해서 듣기보다는, 무드로 듣는 것 같아요. 저 때는 소프트한 것, 펑크한 것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점점 변해간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를 정형화된 틀 안에 넣기는 힘들다고도 생각해요. 저의 음악을 피처링 해주시는 분들만 봐도, 다양한 음악을 해요. 힙합도 그렇잖아요. 15년 전과는 다르죠. 록도 마찬가지예요. 

Q. 마지막 질문이네요. 향후 활동 계획 말씀해 주세요. 

A. 린킨 파크로 말하자면, 별다른 계획은 없어요. 정해지는 대로 발표할게요. 저로 보자면, 아시아 투어 중이고 유럽과 북미도 앞두고 있어요. 또 다른 아티스트와 협업할 수도 있어요.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겠어요. ‘오픈 마인드’입니다. 

김풀잎 기자 leaf@tvreport.co.kr / 사진=워너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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