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종편에 밀려.. 지상파 드라마 몰락

박지훈 기자 2018. 7. 2.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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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안방극장에 상영된 드라마 가운데 최고작은 무엇일까.

국민일보가 1일 대중문화평론가와 드라마평론가 10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다수 응답자는 곧바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윤석진 평론가는 "케이블이나 종편에서 내놓는 드라마에 비하면 지상파는 타성에 젖어 있다"고 지적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실력 있는 제작사나 작가가 언젠가부터 케이블이나 종편으로 향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사들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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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저씨' '마더' '미스티' 상반기 최고 드라마.. 각각 2표 받아
2018년 상반기 안방극장에서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 ‘마더’(이상 tvN) ‘미스티’(JTBC)에서 각각 주인공 역할을 연기한 배우 이선균 이보영 김남주(왼쪽 사진부터). 각 방송사 제공

올해 상반기 안방극장에 상영된 드라마 가운데 최고작은 무엇일까.

국민일보가 1일 대중문화평론가와 드라마평론가 10명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을 때 대다수 응답자는 곧바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수작이 많아서 최고작을 고르기 어려웠던 게 아니다. 대단한 화제성이나 훌륭한 작품성을 뽐낸 작품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많이 언급된 작품은 ‘나의 아저씨’ ‘마더’(이상 tvN) ‘미스티’(JTBC)였다. 이들 드라마는 각각 2명의 지지를 받았다. ‘나의 아저씨’는 구질구질한 삶을 살아가는 40대 남성과 절망의 터널 속을 걸어가는 20대 여성 사이에 움튼 우정과 연민에 대한 이야기였다. 전문가들은 이 작품에 대해 “진정한 어른이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보여줬다”(정덕현)거나 “하고자 하는 얘기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간 점이 돋보였다”(하재근)고 평가했다.

‘마더’를 꼽은 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던진 메시지에 주목했다. ‘마더’는 아동학대에 시달리는 소녀를 구하기 위해 이 아이의 ‘엄마’가 되기로 결심한 한 여성의 스토리였다. 황진미 평론가는 “모성이란 무엇이며, 여성이 ‘엄마’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결단이 있어야 하는지 깊이 있게 짚어냈다”고 평했다. 이영미 평론가는 “해체되는 가족, 아동 학대, 모성의 의미 등 다양한 메시지를 한 작품에 녹여낸 수작”이라고 치켜세웠다.

‘미스티’는 개성 넘치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살인 누명을 뒤집어쓴 여성 앵커의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었는데, 바로 이 여성 주인공이 오랫동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만한 캐릭터였다는 게 호평의 이유였다. 윤석진 평론가는 “요즘 드라마는 인물보다는 사건 위주로 극을 풀어나가는 경향이 강한데, ‘미스티’는 인물의 심리 묘사나 내면의 변화에 집중한 게 주목할 만했다”고 말했다. 김교석 평론가는 “최근 방송가에서 여성 캐릭터를 앞세워 이만큼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고 했다.

설문에서는 이들 작품 외에도 ‘나쁜 녀석들: 악의 도시’(OCN) ‘돈꽃’(MBC) ‘우리가 만난 기적’ ‘흑기사’(이상 KBS2)가 각각 1명의 지지를 받았다. 전문가 10명이 꼽은 최고작 10편 가운데 7편이 케이블채널이나 종합편성채널 드라마였던 셈이다.

지상파 드라마의 추락이 두드러지는데, 이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상반기 드라마 화제성 순위를 보면, 상위 5개 작품 중 지상파 드라마는 5위에 랭크된 ‘황금빛 내 인생’(KBS2)이 유일했다. 1∼4위는 각각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JTBC) ‘나의 아저씨’ ‘슬기로운 감빵생활’(tvN) ‘미스티’가 차지했다.

지상파는 시청률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각 방송사 기대작이 맞붙는 평일 미니시리즈만 놓고 보더라도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작품은 ‘리턴’(SBS) 등 5편에 불과했다. 급기야 1%대 시청률을 기록한 미니시리즈까지 등장해 관심을 모았었다. 문제의 작품은 ‘위대한 유혹자’(MBC). 이 작품은 시청률이 1.5%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방영된 ‘맨홀’(KBS2)이 세운 ‘최저 기록’ 1.4%를 경신할 뻔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지상파의 몰락 이유는 무엇일까. 윤석진 평론가는 “케이블이나 종편에서 내놓는 드라마에 비하면 지상파는 타성에 젖어 있다”고 지적했다. 하재근 평론가는 “안일한 작품이 이어지면서 지상파가 젊은 시청자의 신뢰를 잃었다”고 평했다. 정덕현 평론가는 “실력 있는 제작사나 작가가 언젠가부터 케이블이나 종편으로 향하고 있다”며 “지상파 방송사들은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김공숙 김교석 김헌식 박지종 윤석진 이영미 정덕현 정석희 하재근 황진미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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