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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초점②]마녀사냥에 쓰러진 오달수.. 왜 강경대응 하지 않았나

정다훈 기자 입력 2018.05.27. 11:53 수정 2018.05.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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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오달수의 파멸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미투’ 가해자로 몰린 오달수는 가슴이 터질 듯이 답답하다. 대중들은 더 답답하다.

오달수의 성추문이 불거진 것은 인터넷 댓글이 시작이었다. 지난 2월 문화계 내 미투 운동 관련 기사에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익명의 댓글이 게재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2월 배우 A씨는 댓글에 이어 JTBC ‘뉴스룸’을 통해 1990년대 오달수로부터 ‘여관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배우 엄지영 역시 2003년 ‘오달수에게 모텔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배우 오달수
이후, 오달수는 2월 26일과 28일 두차례에 걸쳐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닙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댓글과 그 익명 댓글을 토대로 작성된 기사를 접하는 순간, 참담한 심정으로 1990년대 초반의 삶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30년 전, 20대 초반으로 돌아가 차분히 스스로를 돌이켜 보았지만,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습니다.”고 심경을 전했다.

답답할 만큼 뒤늦게 사과문을 발표한 오달수는 이후 칩거 상태로 들어갔다. 약 3개월의 시간이 흐르면서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억측만 나오고 있는 상황. 현재 그는 노모가 살고 있는 부산 영도의 한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근엔 밥이 넘어가지 않아서 거의 막걸리만 마시며 지내다가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천만요청’이었던 오달수는 ‘미투’ 사건 이후 지질한 놈, 바바리맨, 영화계 민폐남, 천벌요정 등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기 시작했다. ‘미투’ 가해자라고 낙인이 찍히자, 오달수를 향한 거센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 것. 아무도 가해자로 불리는 이의 입장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지난 3월엔 오달수 전 매니저에 이어 오달수와 친한 친구의 제보 글이 연달아 나왔다.

“저는 오달수 친구입니다. 고교 동창생이고 아주 친한 친구입니다.”한 김성곤씨는 “지금의 상황을 접하고 여론의 파도에 휩쓸려 쓰러지는 친구의 모습에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래도 방어권 또는 진실에 가까운 후속 취재는 있어야 35년지기 친구로써 가슴에 응어리가 남지 않을 것 같아 글을 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며칠 전 오달수 (전)매니저라는분이 옹호글을 올린 뒤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걸 본 김씨는 “저도 이글을 올리는게 50 나이에도 무섭고 떨립니다. 하지만 친구의 어려움을 내팽겨치고 살고 싶지 않습니다.”며 글을 올리는 이유를 밝혔다.

그러자, 지인의 제보는 제보 일 뿐 당사자가 직접 사실을 밝히라는 의견들이 나왔다.

오달수는 어떤 반론을 해도 변명으로만 몰고가는 작금의 사태에 답답함을 넘어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이후 한 매체와 인터뷰를 했지만 더욱 대중 앞에 나설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고 했다.

오달수는 본인이 미투 피해자란 오명을 쓴 상처도 크지만, 영화 한편 잘 만들어보겠다고 ‘모든 걸’ 쏟아넣은 제작사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

그는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입니다.”고 말했다. 이 말 속엔 영화 제작사와 스태프, 또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미안함 역시 담겨 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이웃사촌’ ‘컨트롤’ 등 오달수의 차기작들은 무기한 개봉을 연기 중이다. 주연으로 등장한 오달수 분량이 많아 편집도 어렵다.

여기서 가장 큰 의문점은 왜, 다른 미투 대상자들과 다르게 오달수는 강경대응하지 않았냐 여부이다.

잘못된 제보라면 강경대응해야 하는 게 맞지만 오달수에겐 두 가지 이유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첫 번째는 한 때 호감을 가지고 사귀었던 사람(‘A’씨)을 부인하고 싶지 않았던 인간적인 도리 때문이고, 두 번째는 찍어놓고 개봉하지 못한 영화가 3편이나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세 영화를 합치면 약 200억의 돈이 걸려 있다.

영화 관계자에 따르면, 불미스런 사건에 휘말린 주연 배우가 강경대응하게 되면 또 다른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한다. 제작사, 투자사가 맞물려 있는 거대 상업 영화 같은 경우, 더더욱 법적인 문제로 커지는 걸 원치 않는다. 게다가 영화가 개봉을 못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법적 소송이 들어오게 돼, 소속사 측에서도 법적으로 주도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50년간 쉴 틈 없이 살아온 오달수. 그는 바쁘게 살아오느라 운전면허증도 없다고 한다. 번잡하거나 복잡한 걸 싫어하고, 문제가 터졌을 땐 목소리를 높이면서 시시비비를 가리기보단 자기가 안고 넘어가려는 성향도 크다. 이번 문제 역시 그래서 더 커진 감도 있다.

그는 사과문에서 “지금껏 살아온 제 삶을 더 깊이 돌아보겠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고 했다.

그의 말대로, 오달수는 덫에 걸린 짐승처럼 팔도 잘렸고, 다리고 잘렸고, 정신도 많이 피폐해졌다. 하지만 숨어지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이는 결국 30년이 넘는 시간동안 배우로 보낸 삶을 부정하겠다는 또 다른 의미일 뿐이다. 어느 누구도 오달수의 파멸을 바라고 있지 않다. 그가 책임감 있게 나서서 사실을 밝혀주길 바랄 뿐.

이제 오달수가 직접 언론과 대중 앞에 나서야 한다. ‘미투의 희생자’라면 명확히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고, 피해자에게 상처를 준 일이 있다면 응당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배우인 만큼 더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사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쪽의 이야기만 계속 나올 것이고, 일방적인 보도 기사 역시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 어떤 핑계도 이유도 필요 없다. 용기를 내서 대중들 앞에 직접 서서, 겸허하게 국민들의 판단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오달수 본인이 직접 나서길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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