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 오달수부터 조근현 감독까지, 방송·영화도 '미투' 폭로 천지

연휘선 기자 입력 2018. 2. 27. 14:12 수정 2018. 2. 2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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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왼쪽) 조민기(오른쪽)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방송영화계가 '미투(Me Too, 성폭력고발캠페인)' 운동으로 들끓고 있다. 배우부터 감독까지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고, 폭로는 현재 진행형이다. 거듭되는 고발로 개개인의 의혹이 묻히기도 하고 논란의 시발점도 흐려졌다. 무엇보다 의혹 당사자들이 천차만별로 대응하고 있어 어떤 게 사실이고 거짓인지 정확한 확인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방송계와 영화계에서 불거진 성추행 폭로들을 되짚어봤다.

◆ 부인한 오달수·굴복한 조민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배우 오달수는 연희단거리패 출신으로 '미투' 운동 초창기부터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연희단거리패는 현재 연극계에서 가장 큰 성추문 스캔들을 일으킨 연극연출가 이윤택이 예술감독으로 있던 극단이다. 이 가운데 15일 익명의 누리꾼이 이윤택의 성범죄 기사에 "90년대 '부산 ㄱ소극장'에서 어린 여자 후배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하던 연극배우가 있었다, 지금은 코믹 연기를 하는 유명 조연 영화배우"라는 댓글을 달았다. 23일 해당 배우가 오달수라는 주장이 실명으로 보도되며 쐐기를 박았다.

보도 직후 오달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가, 논란이 제기되고 사흘이나 지난 26일에야 소속사를 통해 "나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 아닌 만큼 출연이 확정된 케이블TV tvN 새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와 현재 상영 중인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제작 청년필름)에도 문제없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나 같은 날 밤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서 오달수에게 성폭행당했다는 여성이 등장했다. 이에 오달수 측은 무고죄까지 고민하겠다는 강력한 반박 입장을 내놨으나, 연이은 논란으로 의혹을 남겼다.

배우 조민기는 20일 오전 보도와 온라인에서 익명의 제보 글을 통해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부교수 재직 당시 제자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의혹이 불거질 당시 조민기는 소속사를 통해 성추행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다. 그러나 추가 폭로가 잇따랐고, 청주대 측도 조민기가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해직됐다고 표명했다. 이에 조민기는 "심각성을 인지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또한 조민기는 출연을 예정했던 케이블TV OCN 새 주말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극본 한우리·연출 강신효)에서도 하차했다. 당초 그의 소속사였던 윌엔터테인먼트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그에 상응하는 방안을 고심한 끝에 조민기와 계약을 해지한다"고 해 조민기의 혐의에 무게를 더했다. 26일 청주대를 관할하는 충북지방경찰청은 조민기의 성추행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조민기는 27일 사과문을 통해 "남은 일생동안 제 잘못을 반성하고, 자숙하며 살겠다"고 표명했다.

◆ 일단 사과한 조재현·최일화, 너무 다른 인정의 방식


배우 조재현은 22일 과거의 한 드라마 촬영장에서 여성 스태프를 불러내 강제로 입 맞추고 몸을 더듬었다는 성추행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사안은 당초 '유명 배우 J씨'로 실명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배우이자 연극 제작자인 점이 드러나며 포위망이 좁혀졌다. 여기에 배우 최율이 개인 SNS에 조재현의 포털사이트 프로필을 게재하며 "내가 너 언제 터지나 기다렸지"라는 글을 남겼다. 논란이 커지자 최율은 해당 글을 삭제했으나 조재현의 성추행 의혹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결국 조재현은 25일 공식입장을 통해 "나는 죄인이다. 큰 상처를 입은 피해자분들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 이제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죄했다. 또한 그는 맡고 있던 경성대학교 교수직에서 물러나고 DMZ영화제 집행위원장 자리도 내놨다. 현재 출연 중인 케이블TV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극본 최민석·연출 신용휘)에서도 중도 하차할 예정이다.

배우 최일화는 과거 성추행 혐의를 자진 폭로했다. 26일 소속사를 통해 자신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한다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것. 그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은 물론 현재 촬영 중인 MBC 새 수목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극본 정하연·연출 정지인)와 맡은 영화, 광고, 세종대학교 지도 교수직 등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의혹에 휩싸인 일부 배우, 감독이 무대응 혹은 부인으로 일관하는 것과 다른 이례적인 행보였다.

그러나 같은 날 한 포털 사이트의 댓글을 통해 최일화의 성폭행 혐의가 드러났다. 해당 누리꾼은 자신을 25년 전 극단 신시의 연극 '애니깽'에 출연한 배우라 소개하며 함께 출연한 최일화에게 폭행,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최일화가 성추행 의혹만 고백하고 사과하며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은폐하려 했다는 의심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최일화의 소속사는 "사실 확인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 곽도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당당함

곽도원은 25일 새벽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연희단거리패 출신 배우와 관련 성추행, 폭행 폭로 글이 게재되며 관련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곽도원의 소속사가 즉각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폭로 글에서 성희롱 피해를 주장한 시기와 곽도원의 활동 시기가 다른 점, 해당 시기에 곽도원은 이미 연희단거리패를 떠난 지 오래였던 점 등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곽도원 측의 빠르고 적극적인 대처는 앞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데에 묵묵부답, 늑장대응으로 일관하던 다른 배우들과 차별화를 보였다.

더불어 곽도원의 소속사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지만 본질을 흐리고 악용하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로 인해 곽도원 같은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곽도원에게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글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삭제돼 그 진위에 의문을 품게 했다. 나아가 곽도원의 사례는 무분별한 폭로에 대한 경각심과 사실 확인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했다.

◆ 꽁꽁 숨은 조근현, 피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영화감독 조근현의 경우 22일 '미투' 폭로 글을 통해 지난해 프로젝트 작품 오디션에서 신인 배우에게 "여배우는 연기력이 중요한 게 아니다. 여배우는 여자 대 남자로서 자빠뜨리는 법을 알면 된다"고 발언한 일이 드러났다. 24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2015년 4월 조근현과 미팅 당시 성희롱 발언을 들었다는 폭로 글이 추가로 등장했다. 배우 지망생이라고 밝힌 이 폭로자는 조근현에게 "지금 잘 나가는 여배우들은 다 감독과 잤다. 누구는 섹스 중독자 수준이다. 누구누구는 나한테 이렇게 까지 해서 내가 작품을 줬다. 너도 할 수 있겠냐"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조근현의 신작 영화 '흥부'(감독 조근현·제작 발렌타인필름)가 개봉한 상황. '흥부'의 제작사 발렌타인필름 측은 개봉 전 해당 논란을 확인해 이후 예정된 감독의 홍보 스케줄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근현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그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도피성 해외 체류 의혹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송선미 신정헌 안성후 조혜인 기자, 티브이데일리 DB]

미투운동|조근현 감독|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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