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회 청룡] '이유있는 선택' 청룡 심사표를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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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청룡영화상의 포문을 여는 신인상 부문은 상업영화는 물론 독립영화에서 두각을 드러낸 '충무로의 미래'들이 대거 조명되면서 의미를 다졌다. 무엇보다 올해 청룡영화상은 다양한 메시지, 신선한 연기를 선보인 신인상 부문의 주인공들로 '형'(16, 권수경 감독, 초이스컷픽쳐스 제작)의 도경수, '박열'(17, 이준익 감독, 박열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제작)의 최희서, '연애담'(16, 한국영화아카데미 제작)의 이현주 감독을 선택했다.
먼저, 신인남우상은 올해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이 이뤄진 부문이다. 1차 투표에서는 '박열'의 김준환과 도경수, 그리고 '택시운전사'(17, 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의 류준열의 경쟁이 펼쳐진 것. 네티즌의 압도적인 득표를 받은 류준열은 "당시 광주의 순박하고 순수한 청년의 모습을 잘 표현했고 분량이 적었음에도 존재감이 확실하게 드러났다"라는 심사위원의 호평이 있었지만 반면 "너무 노련한 연기력을 가지고 있어 신인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었다.
이후 이어진 2차 투표에서는 김준한과 도경수의 대결. 심사위원들은 김준한에 대해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기본기가 갖춰진 배우고 주인공인 이제훈을 받쳐주고 잡아주는 안정감이 느껴져 좋았다"며 말했고 도경수에게는 "끝이 없는 잠재력을 가진 느낌이다. 감독이 봤을 때 숨겨진 잠재력을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준다. 연기 톤도 좋고 상대 배우와 균형을 맞추는 능력도 괜찮았다. 물론 아이돌스타로서 정통 연기자들과 비교했을 때 제약이 따를 수 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을 봤을 때 다른 배우들보다 더 기대가 되는 부분이 있다"고 평했다. 2차 투표 결과 심사위원들로부터 각각 4표씩 받은 김준한과 도경수. 결국 네티즌의 2차 선택이었던 도경수가 신인남우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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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회 청룡영화상에서는 신인감독상의 각축 역시 화제였다. 올해 추석 극장가, 최약체로 등판했지만 관객의 입소문을 얻으며 무려 599만명을 동원한 '범죄도시'(17, 홍필름·비에이엔터테인먼트 제작)의 강윤성 감독과 동성애를 다룬 파격의 독립영화 '연애담'의 빅매치가 펼쳐졌다. 특히 '범죄도시'에 대해 "재미로만 볼 수 없는 현실의 치부를 수면 위로 드러냈고 여기에 영화적 재미까지 더하며 관객을 만족시켰다. 영화가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작품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연애담'에 대해 "여성의 연애를 섬세하게 그리는 지점이 참 좋았다. 동성 커플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작품"이라며 "다른 작품과 비교했을 때 연출에서 느껴지는 밀도감이 좋았고 사랑 자체를 미화시키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드러내준 것도 좋은 메시지였다. 감정의 표현이 굉장히 섬세한 작품이었다"고 호평을 쏟아냈다. '연애담'의 이현주 감독은 심사위원들로부터 5표, 네티즌 표까지 얻으며 6표로 신인감독상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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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청룡영화상 시상 부문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예견된 이변' 조연상. 진정한 '제야의 고수' '연기 베테랑'의 경합이 펼쳐지는 부문으로, 심사위원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문 중 하나다. 주인공보다 분량은 작지만, 주인공 이상의 연기력으로 극을 이끄는 숨은 일등공신들. 제38회 청룡영화상의 조연상 선택은 '범죄도시'의 진선규, '더 킹'(17, 한재림 감독, 우주필름)의 김소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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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해빙'(17, 이수연 감독, 위더스필름 제작)의 김대명, '더 킹'의 배성우,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17, 이하 '불한당', 변성현 감독, CJ엔터테인먼트·풀룩스 바른손 제작)의 김희원 또한 충무로 '신스틸러'로 손색이 없었다는 평이다. "작품이 아쉬웠지만 김대명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 설경구와 임시완의 관계를 더 살아나게 만든 김희원도 뛰어났다. 주인공도 아닌데 중심을 잡은 배성우도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올해 청룡영화상 조연상은 심사위원 전원에게 8표를 받은 진선규에게 돌아가 이변 아닌 이변의 수상 결과가 펼쳐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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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상, 조연상에 이어 진행된 청룡영화상의 '꽃' 주연상은 청료영화상 부문 중 심사위원들이 가장 오랫동안 토론과 고심을 한 부문이기도 하다. 심사위원들 사이에서도 불꽃 튀는 논박이 펼쳐진 가운데 올해를 빛낸 최고의 배우로 '택시운전사'의 송강호,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가 트로피에 이름을 새기게 됐다.
충무로에서 내로라하는 쟁쟁한 후보들이 경합을 펼친 남우주연상에는 '공동 수상'이 언급될 정도로 수상이 아깝지 않은 배우들이 열연을 펼친 상황. 올해 첫 번째이자 유일한 1000만 관객 돌파의 주역 송강호와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싸이런 픽쳐스 제작)의 김윤석·이병헌의 팽팽한 경합이 이어졌다. 특히 몇몇 심사위원들은 '남한산성'에서 불과 물 같은 연기를 펼친 김윤석과 이병헌을 묶어 제15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문성근·박중훈, 제27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안성기·박중훈에 이어 청룡영화상 세 번째 '공동 수상'을 안겨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사위원들은 "'남한산성'에서 김윤석과 이병헌을 떼어 심사할 수 없다. 두 사람이 함께했을 때 시너지는 압도적이었다. 김윤석은 완벽히 절제했고 이병헌도 내공을 드러냈다. 김윤석과 이병헌을 묶는다면 다른 후보들을 뛰어넘을 강력한 수상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 '공동 수상' 탄생이 거론됐던 순간. 하지만 반대로 다른 후보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는 심사위원들의 판단에 각자의 연기력을 판단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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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은 "'아이 캔 스피크'가 나문희가 없었다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체화된 연기를 보였다.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았던 연기를 보인 나문희는 유쾌 발랄한 할머니부터 속정 깊은 어머니, 용기 있는 여인 등 영화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의 감동을 자아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 위안부 소재를 국민이 관심 갖게 했고 평생을 연기에 매진한 나문희를 보는 것만으로 관객은 많은 행복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나문희는 이날 심사에서 네티즌 표까지 얻으며 9표를 받았고 진정한, 완벽한 '만장일치'로 다시금 저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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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대미를 장식하는 최우수작품상은 감독상 심사와 동시에 진행됐다. 감독의 역량이 곧 작품성이었고 반대로 작품성이 곧 감독의 역량이기 때문. 흥행은 물론 연출력 등 작품의 여러 면모를 디테일하게 따져 심사했다. 그 결과 올해 감독상은 '아이 캔 스피크'의 김현석 감독, 최우수작품상은 '택시운전사'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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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 감독과 함께 연출력이 조명된 감독은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 '박열'의 이준익 감독이 있었지만 심사위원들은 김현석 감독에게 7표를 던지며 올해 최고의 감독이라는 영예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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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에도 "중·장년, 기성세대보다 10대, 20대 관객에게 더 큰 울림을 전한 작품이다. 아픈 역사를 교과서로만 보고 배우다가 무겁지 않은 선에서 적당하게 사건의 비극을 전한 작품이다. 오락성과 사회적 의미를 동시에 끌고 간 작품"이라며 "피해자의 입장, 가해자의 입장이라는 이분법적인 시각이 아닌 제3자의 시선을 끌어와 사건을 다르게 비틀었다. 슬픈 역사를 힘들게 풀어가지 않고 오히려 위로를 준 대목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싶다. 김사복이란 소시민이 결국 지금 우리네 모습이며 또 희망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정확히 전달한 작품이다"고 찬사를 보냈다.
'남한산성'과 '택시운전사'을 향한 심사위원들의 팽팽한 접전. 각각 4표씩 가져가며 동률을 기록했다. 마지막으로 네티즌이 '택시운전사'의 손을 들며 올해 최우수작품상으로 청룡영화상의 엔딩을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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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가나다순) : 김형중 스포츠조선 부장, 김홍선 감독, 노종윤 웰메이드필름 대표, 민진수 수필름 대표, 방은진 감독, 배우 정보석, 조진희 숙명여대 교수, 조혜정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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