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EW★] '범죄도시' 하준 "훈남 형사 칭찬, 감사하죠"

부수정 기자 입력 2017. 9. 27. 07:30 수정 2017. 9. 2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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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배우 하준은 영화 '범죄도시'에서 신참 형사 강홍석으로 분했다.ⓒ머리꽃

영화 '범죄도시'서 신참 형사 강홍석 역
"항상 겸손하려고 노력…평생 배우 하고파"

"진심으로 사람이 되고 싶어요."

생애 첫 인터뷰에 설렌 하준(본명 송준철·30)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 같은 대답이 나왔다. '좋은 사람이 좋은 배우가 된다는 것'이 연기 철학이란다.

하준은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에서 신참 형사 강홍석 역을 맡아 존재감을 뽐냈다. '경찰의 꽃'이라고 불리는 강력반에 지원한 그는 생각과는 다른 현실에 부딪히면서 괴로워한다. 사납고 거친 캐릭터들 사이에서 강홍석은 부드러운 면모로 눈도장을 찍는다. 훈훈한 외모는 덤이다.

26일 서울 이태원동에서 만난 하준은 "생애 첫 인터뷰라서 떨리고 긴장된다"고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긴장된다는 말과 다르게 그는 모든 질문에 차분하고, 진중한 태도로 막힘 없이 대답했다. 그는 "감독님이 편집을 잘해주신 덕에 영화 속 모든 캐릭터가 잘 살아 있다"며 "'범죄도시'는 추석 연휴에 재밌는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훈남 형사' 같았다고 하자 "그렇게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연신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강력반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강홍석을, 배우는 매끈하게 연기해냈다. 목욕탕 신에서 나온 그의 표정은 강홍석의 고민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 장면은 하준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신참 형사 강홍석으로 분한 하준은 "항상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머리꽃

'양치기들'을 본 제작진의 추천으로 이번 영화에 출연하게 된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보고 생각보다 많은 비중에 놀랐단다. 소중한 기회라는 생각에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영화엔 마동석, 윤계상, 최귀화 등 남자 배우들이 주를 이룬다.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모든 배우가 서로를 격려했다. 촬영장에서 '막내'였던 하준은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신인이라서 어떤 의견을 제시한다는 게 조심스러웠는데 선배들이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캐릭터 방향도 잡아주셨고요. 팀워크가 정말 좋았답니다."

악역 장첸 역의 윤계상은 하준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오디션 영상 봤는데 참 잘하더라. 자신 있게 연기하면 돼." 선배의 진심이 느껴지는 말이었다. 마석도 역의 마동석도 알게 모르게 하준을 챙겨줬다.

4년 만에 영화를 내놓은 강 감독은 촬영이 다 끝난 후 하준을 '꽉' 안아줬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홍석처럼 진중한 이 청년은 캐릭터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홍석이를 통해 또래 청년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고. "홍석이는 큰 포부를 안고 사회생활에 나왔는데 좌절하는 청년들을 대변해요.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도 없고, 앞날이 두렵고, 현실이 힘들기만 한 청춘이죠. 마지막에 홍석이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한 걸음 나아가요. 저 역시 그랬답니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도 홍석이를 보고 공감하셨으면 합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신참 형사 강홍석으로 분한 하준은 "훌륭한 제작진, 출연진의 도움을 받고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지노웍스

경남 창원 출신인 그는 고등학교 때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 밴드부 활동을 했다. 음악을 해볼까 해서 겨울방학 때 실용음악 학원에 다녔다가 선생님으로부터 '연기를 배워 보는 건 어떠냐'는 조언을 들었다. 이 말 한마디가 그의 인생을 '확' 바꾸어 놓았다.

배우는 잘생기고, 끼 있는 사람들만 한다는 친구들의 말을 뒤로한 채 고3 여름방학 때 연기학원에 다니며 꿈을 키웠다. 벼랑 끝에 선 심정이었다.

당시 학원 선생님의 말이 하준에게 용기를 줬다. "목소리나 가진 게 괜찮다. 정말 열심히 하면 된다."

이 말이 마음을 울렸다. 이후 서울예대에 입학했다. 하준은 "연기는 내 삶의 새로운 삶"이라며 "내가 더 열심히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학교 다닐 때는 연기의 '기술'보다는 '감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다. 배우는 마음을 전달해야 하는 직업이라는 판단에서다.

2012년 뮤지컬 '환상의 커플'로 데뷔한 그는 '후아유'(2013), '쓰리 데이즈'(2014), '갑동이'(2014), '청담동 스캔들'(2014), '육룡이 나르샤'(2015), '양치기들'(2016) 등에출연했다.

본명은 송준철이다. 이름에서 낯선 느낌이 들어 아래 하와 평평할 준이 합쳐진 송하준으로 바꿨다. 최근 '범죄도시' 개봉 전 '하준'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신참 형사 강홍석으로 분한 하준은 "사람 냄새 나는 배우를 꿈꾼다"고 했다.ⓒ머리꽃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조급하지 않다고 했다. "한 교수님이 '넌 지금도 빠르다. 면허 따자마자 외제차 타지 말라'고 하셨어요. 빨리 유명해지고 싶지 않아요. 길게 보거든요. 연기는 평생 하고 싶어요."

'범죄도시'를 통해 조금씩 관심을 받는 "큰 관심을 받아본 적 없어서 관심이 겁이 나기도 한다. 들뜨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감'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저 자신을 이해하려고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타인에게 먼저 손 내밀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책임감과 겸손함도 잃지 않을 거고요."

차기작은 부산영상위원회 제작지원 선정작 '리메인'이다. 배우를 꿈꾸고 있던 젊은 남자로, 교통사고 후 무용 재활치료를 받으며 치료 강사인 여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역할이다. 캐릭터를 위해 무용 연습에 한창이다.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그는 "'사랑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가족이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고 가족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잠시 고민하다 입을 뗐다. "사람 냄새 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타인을 잘 보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항상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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