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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트로트 아이돌 제이영 "유명 가수돼, 학자금 대출 꼭 갚겠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입력 2017.03.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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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금 대출도 남아있고…생활비 없어 대부업체서 300만원을 빌리려 했더니, 안된다네요.”

청년실업의 암울한 터널을 극복하자는 사회 고발성 기사의 ‘화두’가 아니다. 신세대 트로트 듀오 ‘제이영’(유자영·정진화)의 인터뷰에서 나온 말이다. 두 사람은 88년생 동갑이다. 제이나(정진화)는 2007년에 데뷔했고 ‘제이영’이 5번째의 아이돌이다. 자영(유자영)은 2013년에 데뷔했고, 이번이 3번째 팀이다.

이들은 흙수저 아이돌의 전형이다. 그러나 척박한 현실에도 여전히 꿈을 놓치 않고 있다. 제이영은 지난해 7월 결성됐다. 특이한 것은 월급제 아이돌이다. 스케줄은 없어도 먹고는 살아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소속사의 선택이다.

자영은 “친구들이 ‘네가 가수라고…’라는 말을 하면 온 몸에 힘이 쭉 빠진다”고 말했다. 제이나는 “주변 사람들이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니?’라고 핀잔을 주며 오기가 생긴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직전 팀인 ‘4L’에서 처음 만났다. 속이 훤히 비치는 란제리 패션으로 홍보를 했다. ‘성공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창피한 줄도 몰랐다. 제이나는 당시 중국 항저우에 공연을 간 적이 있다. 그녀는 “1달 동안 중국의 오지란 오지는 다 돌았던 것 같은 데, 손에 쉬어진 돈은 몇십만이 전부였다”며 “배가 고픈 데, 간식이라도 사먹을 돈이 없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결국 아닌 것은 아니다. 팀은 공중분해됐다.

상황이 최악인데, 노래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어진 경험담은 더욱 처절하다. 걸그룹 ‘달샤벳’ 데뷔 전에 연습생이 된 적이 있다. 경기도 부천서 청담동까지 다녀야 하는데, 차비가 필요했다. 차비는 어찌어찌 마련해 다녔는 데, 밥 값이 정말 없었다. 다이어트 한다며 물로 배를 채우며 그 시간을 보냈다. 그녀에게 가수의 꿈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라도 이루고 싶은 ‘절대 신앙’이었다.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다시한번 도전에 나선 것이 ‘제이영’이다. 제이나는 “아버지가 가수 조항조와 친분이 있고, 음악을 오래 하신 분이라…트로트 전향에 오히려 박수를 보내주셨다”며 “나 역시 돌고 돌아서 트로트가 내가 갈 방향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자영은 “공연을 하면 어르신들이 아빠 미소를 보내준다. 이런 게 ‘해피 바이러스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상황이 좋아졌다고 , 스케줄이 잡히는 것은 아니다. 자영은 “지난해 ‘몰라요’라는 데뷔곡으로 활동하려 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올초부터 페북·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에 주력했다. 자체 제작 콘텐츠도 꾸준히 올렸다”고 밝혔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해 1년 동안 페북 팬수가 600명에 그쳤는데, 현재 1만7571명으로 늘었다. 소속사 이경준 대표는 “방송이나 기존 매체들에 불러달라 요청할것이 아니라 우리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팬을 모으면 불러줄것이라는 전략이 맞아들어 떨어졌다”고 말했다.

트로트 명곡을 제이영만의 색으로 다시 부르는 ‘트로트명곡’ 시리즈가 매주 화요일에 업데이트 된다. 사랑 이야기를 나누는 제이영 토크쇼 ‘어쩌다연애’도 매주 목요일에 업데이트 되고 있다. 흙수저에 학자금 대출도 갚지 못한 트로트 듀오의 가수 분투기가, 인간극장을 방불케 한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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