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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의 없는 <런닝맨>, 공든탑을 무너뜨렸다

우동균 입력 2016.12.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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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송지효와 김종국 하차로 돌아본 <런닝맨> 의 몰염치

[오마이뉴스우동균 기자]

유재석과 강호동의 조합을 보는 것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강호동이 SBS <런닝맨> 출연을 고사했기 때문이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7년이나 <런닝맨>을 함께 해 온 송지효와 김종국의 하차로 구설수에 올랐다. 그들의 하차 통보가 상호간의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닌 일방적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방송사측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론을 잠재우기는 힘들었다. 김종국과 송지효는 <런닝맨>의 흥망성쇠를 함께한 원년 멤버이기 때문에 아쉬움은 컸다.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강호동은 끝내 출연을 고사했다. 현명한 대처였다. 사과할 필요가 없어 보였지만 강호동은 '논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예능을 대하는 그의 태도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별개로  <런닝맨> 제작진에 대한 비난은 멈추지 않고 증폭되었다. 제작진은 논란에 대한 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고 <런닝맨> 멤버들을 모아 긴급 회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런닝맨>은 2월 종영을 확정짓고 송지효 김종국을 포함한 멤버들도 끝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종영하면서 모든 멤버들이 하차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힌 것이다. 그러나 이미 제작진의 섣부른 태도는 신뢰를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sbs <런닝맨>
ⓒ sbs
의문은 또 있다. SBS는 왜 <런닝맨>의 종영을 확정했을까하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시청률은 낮았지만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인기로 <런닝맨>의 위상은 높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런닝맨> 출연진들은 해외에서 팬미팅을 하며 그 인기를 증명했다. 전용기까지 동원될 정도였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인지도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반증 아닐까.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의 로열티를 받는 등, 수익을 창출했지만 올해 말 불어온 '한한령' 정책 때문에 중국 팬미팅이 무산되었다. 뿐만 아니라 <달려라 형제>의 새 시즌도 편성이 불발되었다.

중국의 인기로 연명했지만 한국에서 <런닝맨>의 위상은 그다지 높지 못하다. 시청률은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저조하고 화제성 역시 크지 않다. 강호동 영입 소식은 다소 논란이 되었지만 화제성 1위를 기록할 만큼의 파급력을 낳았다. <런닝맨>이 보여줄 수 있는 화제성은 프로그램 자체보다는 다른 요소들로 채워야 하는 실정이다.

중국에서의 인기 역시 장담할 수 없다.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가 득세하면서 한국판 <런닝맨>의 파급효과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중국인들이 <달려라 형제>대신 <런닝맨>을 고집해야 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로열티는 분명 플러스지만 <런닝맨> 자체의 파급력은 약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예능 포맷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런닝맨>의 해외 파급력은 유지하면서 국내에서의 탄탄한 입지를 만들고자 한 것이 제작진 측의 생각이었을 것이고, 이에 프로명은 유지하되 강호동을 영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을 것이다.

제작진의 욕심이 너무 과했다. 물론 유재석과 강호동의 조합이 성사되기만 한다면 화제성은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런닝맨>의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유-강 라인의 조합을 성사시키려 했다는 것이었다. 이미 <런닝맨>의 이미지는 기존 출연진들에 의해 결정되어 있었다. 기존 출연진들이 전성기와 한류열풍을 모두 함께 했기 때문이었다. <런닝맨>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강호동을 영입하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이미지에 무임승차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기존 멤버들과의 합의 없이 기존 멤버들을 하차 시킨 부분은 <런닝맨>의 흥망성쇠를 함께 해 온 그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를 지키지 않은 모양새로 비춰졌다. 제작진의 무리한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이다. 차라리 <런닝맨>을 종영하고 새 판을 짜면서 강호동 영입 소식이 알려졌다면 훨씬 더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런닝맨>은 결국 관심의 중심에 섰지만, 그들이 원하는 관심은 결국 이끌어내지 못했다. <런닝맨>은 아름다운 마무리도 예능의 실질적인 화제성이나 시청률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교훈을 남겼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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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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