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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걷기왕' 심은경 "최연소 흥행퀸? 쥐구멍에 숨고 싶어"

입력 2016.10.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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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그만둘까 슬럼프..만복 역에서 위로받아"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너는 누구냐? 심은경이냐, 만복이냐?"

배우 심은경이 영화 '걷기왕'을 찍을 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걷기왕' 속 한없이 낙천적이고 천하태평인 여고생 만복의 캐릭터가 심은경의 실제 모습과 오버랩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헷갈려 했다는 것이다.

영화 '걷기왕'에서 10대 여고생으로 변신한 심은경을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검은 원피스와 짧은 단발머리로 멋을 낸 심은경은 프랑스 영화 '아멜리에' 속 여주인공인 오드리 토투를 떠올리게 했다.

특히 크고 선해 보이는 눈매와 핏줄이 드러나 보일 정도로 희고 투명한 피부가 도드라져 보였다.

"스크린 속 모습과 조금 달라 보인다"고 말문을 열자 심은경은 "제가 예쁘지는 않지만, 사진보다 실물이 낫다고 생각한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심은경은 '걷기왕'에서 선천적으로 멀미 증후군을 타고난 10대 소녀 만복을 연기했다.

걷기가 유일한 장기인 만복은 우연히 경보라는 경쟁 세계를 접하면서 시련을 겪고 한층 성장하게 된다.

심은경은 만복의 모습이 자신의 중학교 학창시절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에 출연하는 배우 심은경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13 image@yna.co.kr

"연기 활동 때문에 공부를 소홀히 한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열심히 수업은 들은 것 같은데, 항상 보면 졸고 있었죠. 수업시간에 만화책도 보고, 멍도 잘 때리고…무심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주변에) 신경을 잘 안 쓰는 편이에요."

그래서인지 심은경은 이번 영화에서 "튀지 않고 물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쳤다.

심은경은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 내내 말투는 느리지만,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술술 풀어냈다. 그만큼 진지하며 생각이 많고, 내면이 탄탄히 다져진 배우라는 인상을 줬다.

심은경은 고교 시절을 미국에서 3년간 보냈다. 무던한 성격의 그녀지만 미국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이라는 낯선 타지에서 서툰 영어로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좌절을 많이 했어요. '나는 어떤 사람인가'하는 고민이 그때부터 시작됐죠.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데, 친구들과 어울리고 영어공부를 하면서 힘든 감정을 많이 느꼈어요."

3년간의 미국 생활은 힘들었던 만큼 큰 자양분이 됐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뉴욕에서 다양한 공연 등을 관람하면서 예술적인 영감을 받았고, 그 경험은 연기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영화 '걷기왕'(감독 백승화)에 출연하는 배우 심은경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0.13 image@yna.co.kr

심은경은 대학 진학은 하지 않았다. "공부에 재능이 없는 것 같았고, 단순히 학력을 위해 대학에 진학하고 싶지 않아서"라는 게 그 이유다.

올해 23살인 심은경은 어린 나이에도 배우로서 그 누구보다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영화 '써니'(736만명), '수상한 그녀'(865만명)로 최연소 흥행퀸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심은경은 "그런 과분한 호칭을 들을 때마다 너무 쑥스러워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며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라 감독님의 연출력, 관객의 사랑, 이런 것들이 다 합쳐져 나온 결과"라고 거듭 강조했다.

[CGV아트하우스 제공]

심은경은 13년 연기경력의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으로 '걷기왕'을 꼽았다.

TV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2014)와 영화 '널 기다리며'(2016)로 연달아 실패를 맛보고 슬럼프가 찾아왔을 때 이 영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만복이처럼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어떻게 커리어를 쌓아가야 할지, 내가 연기를 좋아하는 것은 맞는 걸까, 연기를 계속해도 될까 고민하고 있을 때 '걷기왕' 시나리오를 읽었고, 만복 캐릭터가 저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작품을 하면서 연기를 처음 했을 때의 감정과 설렘을 찾을 수 있었죠."

심은경은 충무로에서 가장 러브콜을 많이 받는 여배우 중 한 명이다. 내년 상반기에도 '특별시민', '궁합', '조작된 도시' 등 3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람들이 저보고 바쁠 것 같다고 하는데, 매일 집에만 있어요. 느지막하게 일어나 음악 들으며 산책하고 카페에 가는 게 유일한 취미인걸요. 제 매력요? 글쎄요. 사진도 이상하게 나오고, 외모도 평범한 것 같은데… 아마 연기에 대한 열정 때문에 불러주시는 게 아닐까요?"

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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