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썸니아 리메이크 덕봐 휘성 꽉 안아주고 싶소"

양승준 2016. 10. 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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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새앨범, 크렉 데이비드

인터뷰ㆍ사진 거부 냉소적 모습 벗고

자작랩 부르며 앨범 설명 ‘흥부자’로

고향으로 거주지 옮기며 슬럼프 극복

초심 찾고 특유의 경쾌한 R&B 위주

“드디어 진짜 내음악 찾았다” 자신감

6년 만에 새 앨범을 낸 영국 R&B스타 크렉 데이비드는 "클럽에 가고 술을 마시는 걸 줄이고 음악에 집중해 초심을 찾았다"며 웃었다. 소니뮤직 제공

“인터뷰도 안 할 거고, 팬들에 즐거움도 주고 싶지 않다”고 냉소적으로 노래(‘라이즈 앤드 폴’)하던 ‘리듬앤블루스(R&B) 스타’는 예상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영국의 R&B 가수 크렉 데이비드(35)는 5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새 앨범을 설명하며 신곡 ‘16’ 속 랩을 부르기까지 했다. 옛 얘기도 유쾌하게 털어놨다. ‘흥부자’가 따로 없었다.

데이비드는 1일 6집 ‘팔로잉 마이 인투이션’을 냈다. 2010년 5집을 낸 뒤 6년 만의 새 앨범 발매다. 슬럼프가 찾아와 공백 기간이 길어졌다. 그는 “내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고 말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살던 그에게 유명 관광 도시의 들뜬 분위기는 곡 작업에 ‘독’이 됐다. 음반사와도 멀어졌다. “답답했죠. 그런데 공백 기간이 길어지다 보니 나중엔 곡을 세상에 내놓고 싶다는 욕망이 커지더라고요.” 데이비드는 “위기가 기회가 됐다”고 했다. 그는 2015년 영국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고향으로 돌아가 음악 작업에 활력을 찾고 싶어서였다. 앨범 제목처럼 그의 ‘직관’은 통했고, 산고 끝에 6집이 나왔다.

데이비드의 새 앨범엔 그 특유의 경쾌한 R&B스타일이 도드라진다. 2000년 열 여덟의 나이에 데뷔곡 ‘필 미 인’으로 영국 차트 정상을 차지, 최연소 1위 기록을 세웠던 1집 ‘본 투 두 잇’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데이비드는 “기본(초심)으로 돌아가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변화만을 위해 자신의 색을 버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솔 음악을 전면에 내세운 4집 ‘트러스트 미’(2007)와 리메이크 앨범인 5집이 대중의 외면을 받고 난 뒤 깨달은 교훈이다. 그는 “한 동안 내가 잘하는 것 그리고 날 지금의 자리에 올려 준 음악적 작업들을 일부러 피했다”고 인정했다. 그리곤 “정말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말을 이었다.

“데뷔 앨범에서 전 솔직했어요. 절 표현하는 데 두려움이 없었죠. 다시 그 때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작업한 앨범이기 때문에, 저 다운 R&B 음악을 만들 수 있었죠.”

예전 스타일을 답습만 하진 않았다. 데이비드는 새 앨범에 현재 유행하는 하우스풍의 전자 댄스 음악(‘노 홀딩 백’)과, 랩 피처링을 통한 힙합적인 색채(‘웬 더 바셀린 드롭스’)를 녹여 새로움을 줬다. 데뷔 16년째인 그는 “이게 나다운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데이비드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가수 휘성이 2009년 데이비드의 히트곡 ‘인썸니아’를 리메이크 해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리메이크 곡에 대한 반응이 좋아 원곡까지 팝송으론 이례적으로 국내 음원 차트에서 빛을 보기도 했다. 데이비드는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 그 만의 개성도 느껴져 휘성의 노래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휘성을 만나진 못했지만, 꼭 만나고 싶고 만나면 꽉 안아주며 고맙단 인사를 전하고 싶단다.

데이비드는 2003년 가수 스팅과 함께 부른 ‘라이즈 앤드 폴’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같은 해 2집 홍보를 위해 한국을 처음 찾았다. 2010년엔 단독 공연도 열었다. 당시 그는 로비 윌리엄스와 영국 팝을 이끄는 쌍두마차로 통했고,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렸다. 끈적끈적한 미국식 R&B와 달리 비트를 잘게 쪼개 경쾌함을 살린 데이비드의 음악은 새로웠다. 그의 음악을 듣고 케이윌 등이 가수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그는 “예전엔 스케줄이 너무 바빠 한국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다”며 “한국에서 꼭 다시 공연을 하고 싶고, 가게 된다면 여러 사람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투어를 돌아요. 새 앨범이 성공적으로 세상에 나왔으니 이제 ‘라이즈 앤드 폴’을 ‘라이즈 앤드 폴 앤드 라이즈’로 바꿔 부르려고요, 하하하.”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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