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로 쪼개지는 대종상? 준비부터 파행 조짐

성하훈 2016. 8. 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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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수상 불가로 논란 일으킨 조근우 본부장 재등장

[오마이뉴스성하훈 기자]

 지난해 11월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열린 제52회 대종상영화제 레드카펫에서 최하원 집행위원장과 김구회 조직위원장이 입장하고 있다.
ⓒ 이정민
최근 수 년 간 숱한 논란을 일으키며 논란의 상이 된 대종상영화제(아래 대종상)가 올해는 두 개로 쪼개지려는 모습을 보이며 원로영화인들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대종상을 이끈 김구회 조직위원장과 주관단체인 영화인총연합회가 행사의 주최를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법정에서 시비를 가리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올해도 논란을 비켜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충무로 영화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구회 위원장의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지난 7월 25일 영화인총연합회와 산하 8개 단체에게 올해 행사 준비를 위한 집행위원회 소집 공문을 보냈다. 집행위원원회는 영화인총연합회와 산하 8개 단체 대표자들로 구성된다. 그런데 영화인총연합회는 같은 날 산하단체에 공문을 보내 김 조직위원장의 소집한 회의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영화인총연합회는 공문에서 "대종상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1월 17일 협약서에 근거에 조직된 한시단체로, 협약서는 이사회 통과를 조건으로 체결한 것이었으나 이사회에서 부결돼 무효가 돼 법적 근거를 상실했다"고 밝혔다.

영화인총연합회는 같은 날 김구회 조직위원장에게 보낸 공문에서 "대종상영화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이사회 인준 절차에 필요한 창원지검과 연루된 사항에 대한 명쾌한 해명 등과 같은 사안에 협조 하지 않은 것"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대종상에 대한 어떠한 권리도 보유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대종상조직위원장이란 명칭도 사용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김구회 조직위원장은 1일 전화통화에서 "나는 계약한 대로 할 것"이라며 "협약서에 매년 2억 원을 발전기금을 8월말과 12월에 1억씩 주기로 했는데, 5월에 당겨서 달라는 것을 미뤘더니 저렇게 나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혐의를 받은 사안이라 문제될 것이 없는데도 트집을 잡고 있다"며 내 명예와 관련된 사안이기에 저쪽에서 억지를 부리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영화인총연합회 주장을 반박했다.

영화인총연합회-김구회 조직위원장 대립

 지난해 대종상 개막을 3일 남겨 놓은 11월 17일 영화인총연함회 및 산하 5개 단체와 김구회 조직위원장이 체결한 협약서
ⓒ 성하훈
충무로 영화관계자들은 양측의 갈등이 돈 문제에 얽힌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산하단체의 한 관계자는 "양쪽에서 공문이 왔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돈 문제 때문이라는 건 뻔한 것 아니냐"며 "둘 다 맘에 안 들어 어떤 선택을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인총연합회 측은 김구회가 마음에 안 드니 다른 후원자를 찾겠다는 것 같은데, 협약서를 체결한 상태이기에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다른 산하단체 관계자는 "번번이 저러는데, 사실 영화인총연합회 지상학 회장은 힘이 없고 그 뒤에 있는 원로영화인이 대종상이 개인 것이라도 되는 듯 좌우하고 있다"며, "정작 협약서에 도장을 찍은 사람들이 딴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이스타>가 입수한 지난해 11월 17일 체결된 협약서에 따르면 영화인총연합회는 김구회 조직위원장에게 2015년 52회부터 2019년 56회까지 5년간 임기를 보장했다. 또 발전기금 납부시기 및 방법과 심사위원회 및 집행위원회 구성 등을 명기했다.

이 협약서에는 당시 영화인총연합회 직무대행인 최하원 감독을 비롯해 영화촬영감독협회, 영화조명감독협회 등 5개 단체가 대표자가 도장을 찍었다. 영화감독협회와 시나리오작가협회, 영화배우협회 등 3개 단체는 동의하지 못한다는 뜻을 밝히며 날인을 거부했다.

당시 협약서 동의를 거부한 영화단체의 한 관계자는 "문제가 많을 것 같고 특정 인사들이 전횡을 하는 것 같아 도장을 안 찍었다"며, "돈이 지불 안 됐으면 문제가 없지만 돈을 받아 놓고 협약서를 무시하겠다는 것은 법적인 논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산하단체는 김구회 위원장이 소집한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들어 보겠다는 방침이어서 대종상을 놓고 양분된 원로영화인들의 대립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불참자 수상 불가 발언 조근우 본부장 다시 나서

 대종상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조근우 사업본부장의 인사말
ⓒ 대종상영화제
영화인총연합회는 대종상 조직위원회 재구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후원자를 찾아 조직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인데, 대종상 실무 준비를 조근우 사업본부장에게 맡기면서 산하단체의 불신을 사는 모습이다. 산하단체의 한 관계자는 "논란의 인물에게 다시 책임을 맡겼다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조근우 본부장은 지난해 대종상을 앞두고 "시상식 불참자들에게는 상을 안 주겠다"는 대리수상 불가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배우들의 불참으로 대종상이 파행으로 치닫자 "한국배우들의 수준이 후진국 수준"이라고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던 당사자다. 당시 조 본부장을 영입했던 대종상 실세로 불리는 원로영화인은 논란이 커지자 "행사가 끝난 후 바로 정리하겠다"고 했으나, 조 본부장은 전화통화에서 "그간 대종상을 그만둔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대종상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대종상영화제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면서 53회에 이르게 됐다"며 "본의 아니게 불미스러운 일로 염려를 끼쳐드렸지만 새로운 전환점이 되는 기회로 받아들이며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의 권위를 자랑했던 영화제의 모습을 잃지 않고 이어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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