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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얘기에 귀기울이는 류준열이 '일베'일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입력 2016. 02. 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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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응답하라 1988'로 주목받은 안재홍, 류준열, 고경표, 박보검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다룬 tvN '꽃보다 청춘 아프리카'(이하 꽃청춘).

지난 26일 방송된 꽃청춘 2회에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끈 장면이 있다. 일출을 보기 위해 모래언덕 '듄45'를 오른 4인방, 그 가운데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으면서 한층 가까워진 류준열과 박보검의 에피소드였다.

상황을 설명하면 이렇다. 듄45에 오른 네 사람은 안개 낀 날씨 탓에 고대하던 일출을 보지 못한다. 이에 류준열은 듄45 정상에 다다를 마음으로 멤버들과 떨어져 언덕을 오르고, 이를 본 박보검이 류준열을 따른다.

정상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 류준열이 박보검에게 이야기한다 "아버지께 '돈 많이 벌면 뭐하고 싶은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빚 갚고 싶다'고 하셨다.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되셨던 모양이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보검 역시 "가족사진이 없다. 부모님의 젊었을 적 모습을 담아놓지 못해 속상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에 류준열은 "내가 가족사진 쏜다"는 말로 위로하며 후배의 마음을 다독였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최근 며칠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류준열 일베' 논란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방송을 통해 본 류준열은 다른 사람의 기쁨과 아픔에 공감하고, 그러한 상대를 다독일 줄 아는 사람으로 다가왔다. 그러한 그가 근거 없이 남을 혐오하고, 약자를 상대로 자신의 욕망을 배설하는 일베일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일베 논란에 대해 류준열은 "절대 아니"라며 적극 부인하고 있다. 그를 아는 주변 친구과 동료들 역시 "그렇지 않다"며 힘을 보태고 있다. 특히 류준열과 영화 '소셜포비아'를 함께한 홍석재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류)준열이는 여성혐오나 지역비하, 고인능욕, 극우적 시각 등에서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정치의식이 뚜렷하고 건강한 친구"라고 강조했다.

홍 감독이 지적했듯이 일베의 특징은 '여성혐오' '지역비하' '고인능욕' 등으로 대표된다. 소위 사회적 약자 가운데 혐오의 대상을 찾아내 뚜렷한 근거도 없이 상식 밖의 언행을 일삼는 이들. '일간 베스트'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유저를 가리키던 일베는, 이제 앞에서 언급한 인간 유형을 통칭하는 개념으로까지 확장된 모습이다.

넓게 봤을 때 '나'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을 사람을 뚜렷한 근거도 없이 혐오의 대상으로 삼아 버리는 행위는 일베의 단적인 특징이다. 한 예로 일베가 여성을 가리킬 때 쓰는 비하적 표현들은 실제 여성의 특징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성의 입장이 완전히 배제된 채 만들어졌다.

아주대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는 "현실에서 강자가 되지 못한 사람이 감정적으로 자신을 강자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약자를 찾아내 혐오하는 일이 발생하는 근저에는 '강한 자아'만이 용납 되는 시대적 환경이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들이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서 "경청이 사라진 시대"라고들 우려한다. 상대의 말에 귀기울일 때 '나'는 '우리'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는다. 그리고 내가 지닌 아픔이 결코 나 혼자만 겪어 온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나와 함께 있는 저들 역시 나와 비슷한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는 사회적 실패의 원인을 '나의 잘못' 혹은 '너의 잘못'에서 찾으라고 강권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으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나'와 '너'에게 아픔을 주는 '사회'를 직시할 수 있게 되는 까닭이다.

류준열이 꽃청춘에서 보여준 경청과 공감의 자세는 일베의 특징과는 상반된다. 자신이 무턱대고 남을 혐오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류준열은 작품 등을 통해 끊임없이 증명해 갈 거라 기대한다. 이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는 왜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혐오가 만연한 세상에 살게 됐나'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성찰의 시간이 아닐까.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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