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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닷] 류준열 일베 논란으로 본 사이버 테러 현주소 '진화하는 악플러'

이진호 기자 입력 2016. 02. 26. 08:03 수정 2016. 02. 2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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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ews24 이진호 기자]

[이슈.닷] 류준열 일베 논란으로 본 사이버 테러 현주소 진화하는 악플러

배우 류준열이 이른바 일간베스트(이하 일베) 프레임에 휘말려 홍역을 치르고 있다. 발단은 그가 지난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암벽 등반 사진 한 장과 '엄마 두부 심부름 가는 길'이라는 글이었다.

이후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암벽과 '두부'는 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희화화한 말이라고 악의적으로 해석되며 일베 논란으로 번졌다. 다행히 안재홍을 비롯한 류준열의 지인들이 "그럴 친구가 아니다"라는 글을 올리는 등 지원에 나서면서 진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어떤 스타도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사상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악플과 인신공격 위주였던 대 연예인 사이버 테러가 한층 더 교묘해지고 진화됐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연예인을 향한 사이버 테러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이슈.닷] 류준열 일베 논란으로 본 사이버 테러 현주소 진화하는 악플러

▶ 1세대 : 악플과 유명세 사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악플과 인신공격에 있어 연예인들은 을의 입장에 있었다. '유명세'라는 이름으로 악플 테러가 이어졌지만, 마땅히 대응할 방도는 없었다. 그야말로 찍힌 연예인들은 비난을 감내해야만 했다. 아이돌 그룹 H.O.T 출신이었던 문희준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7옥타브까지 올라간다" "무뇌충이다" "오이 3개만 먹고 연습했다" 등 문희준의 말이 온라인 상에서 희화화돼 확대 재생산됐고, 네티즌들은 그를 향해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악플과 비방에 대한 특별한 죄의식이 없어, 그를 대상으로 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이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문희준은 당시 고소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소속사에서 고소를 하겠다고 나설 정도로 사안이 심각했지만, 본인이 직접 나서 이를 취하했고 2005년 군 입대를 하면서 스스로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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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세대 : 타진요의 집단 공격 vs 타블로의 반격

타블로는 사이버 테러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대표적인 연예인이다. 2009년 왓비컴즈라는 닉네임의 한 네티즌은 타블로를 향해 지속적으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학력 위조'라는 글을 온라인 상에 올렸다. 이후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면서 집단 행동으로 이어졌다.

1세대가 개별 네티즌들에 의한 비난과 인신 공격 위주였다면, 2세대부터는 뜻을 함께한 집단이 움직였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자료를 악의적으로 재해석해 온라인상에 확대 재생산했다.

타블로는 자신을 향한 의혹 제기까지는 참았지만, 가족 전체로 논란이 확대되자 법정 대응에 나섰다. 결국 법원에 의해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 사실이 확인됐고, 일부 타진요 회원들은 법적 처벌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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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세대 : 악플러, 법망의 뒤로 숨다

타진요 사건 이후 악플과 무분별한 의혹 제기가 범죄라는 대중들의 의식 전환이 이뤄졌다. 그간 침묵과 인내로 소극적으로 대응하던 연예인들도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근거 없는 비난과 인신공격, 가족 비난 등의 악플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악플러들은 한층 더 진화했다. 악플과 무분별한 인신공격이 범죄라고 인식한 이들은, IP 추적이 되지 않는 방식을 통해 연예인들을 괴롭혔다. 대표적인 예가 가수 백지영이다.

백지영은 지난 2013년 자신의 임신과 유산을 두고 악의적인 글을 지속적으로 올린 이들을 고소했다. 소속사측은 수십 명에 달하는 IP 주소를 경찰에 증거로 넘겼지만, 최종 기소된 악플러는 4명에 불과했다. 특히나 2세 합성 사진 유포와 악성 악플을 주도했던 최악질 악플러는 끝내 잡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 관계자는 "최악질 악플러는 신원불상으로 확인됐다"면서 "IP 등을 추적할 수 없는 방법을 써서 기소를 피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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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악의적 재해석, 사상 검증 논란으로 번지다

류준열 일베 프레임은 두 가지 의미에서 사이버 테러의 진화를 가리킨다. 먼저 연예인의 자료를 악의적으로 재해석해, 정치적 혹은 사상적 프레임을 씌울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일반인들은 의미조차 알기 힘든 '두부'와 '절벽'이라는 두 단어를 조합해, 故 노무현 대통령을 희화했다는 의혹과 함께, 일베 회원이라는 프레임을 류준열에서 덧씌웠다. 본인에 대한 단순 비난과 인신공격에서 한층 더 진화한 모양새다.

특히 류준열을 향한 사이버테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다른 네티즌은 이후 류준열의 이메일 아이디를 입수해, 일베 게시판 가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류준열에게 일베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불특정 다수가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이에 대해 소속사 씨제스 엔터테인먼트는 "그 사건이 있은 직후, 류준열의 개인 이메일로 일베 게시판 가입 승인 메일이 왔다. 류준열군이 직접 확인하고, 소속사 측에 바로 알려왔다"면서 "우리측에서는 자료를 수집해 사이버 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대응 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최초로 의혹 글을 올린 네티즌에 대해서도 고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악플과 비난, 법적 조치는?

이처럼 연예인들을 향한 사이버테러는 날로 진화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와 같은 단순 비난과 인신공격은 점차 줄고, 법망 뒤에 숨어 연예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 때문에 이같은 사이버 테러에 대한 법적 제재가 강화돼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2010년 이후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다. 인터넷 명예훼손으로 징역, 금고, 구류 등 자유형 처벌을 받은 이는 2010년 4명, 2011년 4명, 2012년 16명이다. 사건 별로 상황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법원의 판결이 엄중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대검찰청에서는 지난 2013년 보도자료까지 발송해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한 명예훼손 사범 엄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하나 변호사는 "배우 류준열에 대해 일베 의혹을 제기한 이는 명예훼손으로 처벌될 수 있다"면서 "사이버 모욕 명예훼손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엄격한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진호 기자 zhenhao@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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