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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에서 꼭 다뤄줬으면 하는 미제사건 10선

강주일 기자·이용한 joo1020@kyunghyang.com 입력 2016.02.26. 06:30 수정 2016.02.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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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이냐? 유괴냐? 조두형군 행방 갈피 못잡은채 220일’ (경향신문 1963년 4월 17일 기사)
영화 <그놈 목소리> 개봉 당시 예고편에서 공개한 이형호군 유괴살해범의 필적과 몽타주.
‘개구리 소년 실종 4년…그때와 지금’ (경향신문 1995년 8월 2일 기사)
‘김 중위 사인 토론 안팎 “자살-타살” 7시간 공방’ (경향신문 1999년 1월 16일 기사)
황산테러로 아들을 잃은 박정숙씨가 2014년 7월4일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진실을 밝혀달라’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박태우 경향신문 기자
실종된 강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남성이 당시 은행 CCTV에 촬영된 모습.
2004년 대구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 당시 요구르트가 놓여져 있었던 공원 벤치 (사진/2004년 MBC <뉴스데스크> 방영 장면)
2011년 12월 10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장면 중에서
십자가에 매달린 채 숨진 김씨가 십자가에 매는 순서를 쓴 메모. |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장기미제사건을 전담하는 형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tvN 드라마 <시그널>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나리양 유괴살인사건, 화성연쇄살인사건 등 과거 실제 벌어진 미제 사건들을 모델로 한 줄거리 전개가 이야기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는데요, <시그널>이 다룬 미제사건은 아직 일부분에 그칩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03년 이후 강력범죄 중 미제사건이 매년 1000건 넘게 발생하고 있고 5년이상 미제사건은 2015년 기준 256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한국사회를 전율케 했던, <시그널> 형사들이 다뤄줬으면 ‘넘나 좋을’ 미스터리 미제사건들을 돌이켜봅니다.

■ 조두형군 유괴 사건
1962년 9월 서울 공덕동에 살던 조두형군(4)이 아침에 집 밖에 놀러 나갔다 실종됐다. 사흘 후 두형군 집에는 ‘돈을 주면 두형이를 돌려보내 주겠다’는 협박편지가 도착한다. 부모는 지정된 장소에 가짜 돈을 보냈으나 범인은 돈만 챙긴 채 달아났다. 범국민적인 두형군 찾기 운동이 벌어지면서 가수 이미자가 부른 ‘두형이를 돌려줘요’란 노래가 나오기도 했다. 범인과 두형군은 60년 넘게 행방이 묘연하다. 2014년 두형군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나타났으나 DNA 검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 부산 어린이 연쇄살인사건
1975년 8월 두 명의 남녀 어린이가 며칠 간격으로 실종됐다가 각각 사하구와 동구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두 어린이는 모두 속옷을 찢어 만든 끈으로 손발이 결박당해 있었고, 복부엔 검은색 사인펜으로 “범천동 이XX가 대신공원에서 죽여 이 곳에 갖다버린다” “후하하 죽였다”는 낙서가 쓰여 있어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 경찰은 사건 전후로 부산 지역에서 미수에 그친 아동납치사건이 다수 벌어졌다는 점을 알아냈으나 ‘키 170cm가량의 왜소한 체형을 갖고 있는 20~30대의 남자’ 이상의 단서를 잡지 못했다.
■ 이형호군 유괴살인사건
1991년 1월 이형호군이 아파트 놀이터에서 실종된 후 한 달 반 동안 60여차례에 걸쳐 몸값을 받아내려는 범인의 협박전화가 이어졌다. 돈을 받는데 실패한 범인은 연락을 끊어버렸고 이후 3월 한강 배수로에서 형호군의 시신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 형호군이 유괴 직후 살해당했다는 추정이 나왔고, 범인을 밝혀내는데 실패한 채로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이형호군의 이야기는 2007년 설경구·김남주·강동원이 출연한 <그놈 목소리>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 개구리 소년 실종 사건
1991년 대구 달서구에서 도룡뇽 알을 채집하러 와룡산으로 갔던 5명의 어린이가 사라졌다. 군경이 총동원되어 전국을 샅샅이 뒤졌으나 찾지 못했고, 실종 어린이의 한 아버지가 아이들을 살해한 후 암매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2002년 9월에서야 와룡산의 구 군부대 사격장 부지에서 어린이 5명의 유골이 발견되었으나, 둔기에 맞거나 흉기에 찔려 타살당했다는 추정만 나온채로 2006년 3월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 김훈 중위 사망 사건
1998년 2월 판문점 JSA 벙커에서 김훈 중위가 오른쪽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군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자살’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으나 부실수사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이후 2009년 군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2012년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재조사에 나섰으나 진상규명 불능 결정이 나왔다. 군 의문사 사건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케이스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세 차례 다루면서 자살이 아니라는 정황을 강력하게 제기한 바 있다.
■ 태완군 황산 테러 사건
1999년 5월 한 남성이 학원에 가던 6살 남자 어린이 김태완 군에게 갑자기 얼굴에 황산을 부은 뒤 달아났다. 태완 군은 두 눈을 잃고 전신의 반 가량에 화상을 입은 채 49일동안 고통스럽게 사경을 헤매다 사망했다. 태완 군의 부모는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법원 투쟁을 벌였고, 태완 군의 억울한 죽음이 이슈화되면서 지난해 7월 국회에서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태완이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태완 군의 사건에 소급적용되지는 않는다.
■ 청주 물탱크 주부 살인 사건
2002년 6월 청주의 한 빌라에서 가정주부 강모씨(43)가 실종됐다. 실종 직후 20~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은행에서 강씨의 카드로 현금을 인출한 장면이 CCTV로 포착됐으나 화면이 선명하지 않아 범인을 특정하는데 실패했다. 실종 23일째 빌라 건물에 악취가 끓고 집 앞 복도에 구더기가 발견되기 시작하는데, 악취의 원인은 물탱크실이었다. 부패한 강씨의 시신이 물탱크에서 발견된 것이다. 2002년 월드컵 열풍 속에 사건은 흐지부지 묻혔고, 2011년에 경찰은 재수사 방침을 밝힌 상태다.
■ 대구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
2004년 8월부터 9월 사이 대구 도심의 한 공원 벤치에 놓여있던 요구르트를 마신 시민들이 숨지거나 복통 증세를 일으키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들 요구르트는 모두 5개들이 포장에 3~4개 정도만 남겨진 상태로 벤치에 놓여져 있어 누군가 방금 남기고 간 것처럼 위장된 상태로 놓여져 있었다. 수사 결과 경찰은 누군가 요구르트 용기에 주삿바늘로 원예용 살충제인 메소밀이란 농약성분을 주입했음을 밝혀냈지만, 범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 수원역 노숙 소녀 사망 사건
2007년 5월 수원의 모 고등학교에서 10대 중반의 소녀의 시신이 발견됐다. 그러나 이 소녀는 해당 학교 학생이 아니었고, 소녀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자 경찰은 피해자를 노숙을 하던 소녀라고 단정짓고 수원역 근처에서 노숙하던 정신지체인 2명과 5명의 가출청소년을 범인으로 체포했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거짓 자백을 강요받은 사실이 밝혀져 7명 모두 사실상 무죄라는 결론이 났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들은 국가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진범의 정체는 오리무중으로 남았다.
■ 서천 할머니 실종사건
2008년 1월 종천면 지석리의 김모 할머니(77세)가 혼자 운영하고 있던 작은 슈퍼가 화재로 전소했다. 혼자 자고 있던 할머니가 불에 타 숨졌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지만 할머니의 시신은 나오지 않았고 할머니는 그대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기이하게도 사건 발생 후 마을 곳곳에는 “할머니는 둘째 아들이 죽였다”는 낙서가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알리바이 조사 결과 용의자로 지목된 둘째 아들의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할머니는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고 범인도 잡히지 않고 있다.
■ 문경 십자가 시신 사건
2011년 5월 경북 문경시 둔덕산 능선에서 김모씨(57세)가 놀랍게도 십자가에 매달린 시신으로 발견됐다. 머리에 가시관을 쓰고 흰 속옷만 입은 채 양손과 발에는 못까지 박혀있는 것이 성경에 나오는 예수의 십자가 처형을 그대로 재현한 모습이었다. 경찰에선 자살로 결론지었으나 제 손으로 스스로를 십자가에 못박는 고통스러운 일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타살 혹은 협력자가 있었을 것이란 의혹도 수차례 등장했다.

<강주일 기자·이용한 joo102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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