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오마이뉴스

교복+군무=백전백승?.. 아주 오래된 연인, 여자친구

김주리,이정민 입력 2016. 01. 26. 12:42 수정 2016. 01. 28. 17:27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분석] '파워 청순'의 형용모순, 걸그룹 경쟁에서 한발짝 치고 나오다

[오마이뉴스 글:김주리, 사진:이정민, 편집:이병한]

▲ 여자친구, 청순하지만 과감하게! 걸그룹 여자친구(소원, 예린, 은하, 유주, 신비, 엄지)가 25일 오후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세 번째 미니앨범 < SNOWFLAKE > 발표 쇼케이스에서 신곡 '시간을 달려서 (Rough)'와 '사랑별 (Luv Star)' 등을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데뷔 후 첫 번째 쇼케이스를 갖는 여자친구의 < SNOWFLAKE >는 약하지만 빛나고, 추운 곳에서도 아름다운 눈꽃처럼, 빛나는 음악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 이정민
ⓒ 이정민
때는 2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바야흐로 1997년 겨울. 꼬꼬마 초등학생이었던 기자는 가요 프로그램을 보던 중 충격에 빠졌다. 당시 즐겨보던 방송에서는 갓 데뷔한 신인들을 소개하는 코너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여기에 등장한 S.E.S라는 걸그룹이 기자의 눈과 귀를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우와...'

다채롭거나 화려한 매력을 가진 여인들은 아니었지만, 순백의 옷을 입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힘차게 춤을 추는 S.E.S는 다수의 소녀들에게 동경심을 불러 일으켰고, 이후 전에 없던 걸그룹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머지않아 변심하긴 했지만, 잠깐 동안 그 '언니들'은 나의 목표이자 우상이자 꿈이었다.

사실상 다 말했다. 바로 이게 2016년 걸그룹 여자친구의 흥행비결이다.

청순 + 파워 + 여친

▲ 여자친구 <SNOWFLAKE> 그룹 여자친구의 세 번째 미니앨범 <SNOWFLAKE> 앨범 커버
ⓒ 쏘스뮤직
뜬금없이 추억의 가수를 소환한 이유는 그룹 여자친구가 일정 부분 S.E.S와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어딘지 모르게 J-Pop스러운 이국적인 멜로디와 곡 구성, 수수한 복장과 외모, 청량한 목소리와 파워풀한 군무 등 이들은 과거 S.E.S가 흥행했던 요소들을 전부 가지고 있다. 색상만 다르게 통일한 복장과 소녀적인 청순함을 부각한 헤어·메이크업은 초창기의 소녀시대를 떠올리게도 한다.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친구를 배출시킨 쏘스뮤직의 소성진 대표는 과거 S.E.S와 소녀시대를 발굴한 SM엔터테인먼트의 임직원 출신이기도 하다.

여자친구가 데뷔 이후 줄곧 내세우고 있는 콘셉트는 '파워 청순'이다. 얼핏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이 두 단어가 여자친구라는 그룹명과 만났을 때 발산하는 시너지는 실로 대단하다. '청순'이라는 단어 속에 들어있는 여성 탤런트 고유의 흥행 심볼 순종성과 순수함이 아담하고 동글동글한 이들의 외적인 요소와 결합해 귀여움을 만들어내고, 이는 다시 여자친구라는 그룹명과 만나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완성시킨다.

거기에 얹혀진 '파워'라는 슬로건. 이에 맞게 이들의 춤은 상당히 역동적이다. 흡사 대학교 응원단을 떠올리게 하는 이들의 안무는 박자에 맞춰 절도 있게 딱딱 맞아떨어지며, 이른바 '칼군무'라는 말이 아깝지 않게 강렬하다. 그룹 여자친구의 춤은 경쾌한 이들의 음악과 조화를 이루며 음악적인 짜릿함까지 선사한다.

소년소녀를 사로잡다

ⓒ 이정민
ⓒ 이정민
소녀들이 같은 여성에게 동경을 품는 경우를 아주 단순하게 나눈다면 크게 두 가지다.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이상(異常)의 존재를 마주했을 때 - 가령 자신이 두려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어떤 존재를 봤을 때(최근 유행하는 '센 언니'의 콘셉트가 그렇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은 때때로 그를 닮아가고 싶은 마음의 형태로 변하기도 한다. 다른 경우는, 알게 모르게 자신과 닮아있는 존재가 빛을 발할 때다. 여자친구의 흥행몰이 요인 중 하나는 후자로 볼 수 있겠다.

현재 10대 여학생들 사이에서 '예쁘고 닮고 싶은 걸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여자친구는 대개의 여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평범함을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소녀들의 가장 보편적인 검은 생머리로 통일한 이들은, 또한 이번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 콘셉트로 교복을 선택해 여학생들이 알게 모르게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1집 미니 앨범 <시즌 오브 글래스(Season Of Glass)> 때도 여학생들이 학교에서 입는 체육복을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메인으로 걸기도 했다.

이들이 사로잡은 층은 비단 여학생뿐 만이 아니다. 최근 '차세대 군통령'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이들의 전작 '오늘부터 우리는'은 일부 군 부대의 기상곡으로 울리기도 했을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들이 남성팬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다. 대놓고 '여자친구'라는 이름을 그룹명으로 정한 이들은 말 그대로 친근하고 발랄하고 청순한 여성성으로 남성 대중에게 어필한다. 최근 흥하고 있는 '섹시한 여자'의 콘셉트처럼 직설적으로 섹스어필을 하지 않고, 그냥 열심히 사랑에 빠진 소녀의 마음을 보여준다. 희망차게, 발랄하게, 열심히 열심히 폴짝폴짝 뜀박질하는 소녀들의 모습, 남성들에게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럽겠는가.

걸그룹 경쟁에서 한 발짝 치고 나왔는데...

ⓒ 이정민
ⓒ 이정민
사실 여자친구에게는 운도 따라왔다. 이른바 '빗 속 꽈당'으로 불리는 이들의 무대 영상이 그것이다. 비가 내리는 야외 행사장에서 격렬한 안무를 소화하는 이들이 네 번이고 다섯 번이고 미끄러졌다가(단순히 살짝 넘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일부 멤버는 말 그대로 공중을 날았다가 떨어진다) 다시 일어나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은 해외 뉴스에도 소개되며 여자친구를 유명세에 올려놓았다. 원래 있던 팬덤에게는 더욱 더 사랑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됐고, 이들의 '빗 속 꽈당' 영상은 본래 '경쾌하고 희망찬 소녀'라는 이들의 콘셉트와 정확히 맞아떨어지며 대중을 불러모으는 계기가 됐다.

25일 발매된 이들의 세 번째 미니앨범 <스노우프래이크(SNOWFLAKE)>의 타이틀곡 '시간을 달려서'가 실시간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고, 하루 종일 실시간 검색어에 여자친구의 이름이 올라있을 만큼, 여자친구는 이번 앨범으로 성공가도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가요계의 '걸그룹 경쟁'에서 한 발짝 치고 나온 셈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이들에게는 새로운 과제가 또 하나 주어졌다. 차후 이들의 행보와 그룹의 정체성이다. 이들이 영원히 소녀로 있을 수만은 없다. 20대 중반을 넘어서도 청순한 이미지로 어필하는 여성 탤런트들도 물론 많이 있으나, 걸그룹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과 음악이라는 장르의 특수성이 그렇다. 내세우는 이미지가 비단 '파워 청순'이 아니라고 해도 똑같은 콘셉트를 계속해서 밀고나갈 수는 없는 법. 과거 성공적 걸그룹의 사례인 S.E.S와 핑클 또한 후반기 앨범에서는 우아하고 지적인, 혹은 마일드 섹시라는 이미지로 콘셉트를 바꾸기도 했다.

'파워 청순'이 힘을 다해갈 때쯤 이들은 어떤 콘셉트를 택할지 기대해본다.

ⓒ 이정민

이 기사를 응원하는 방법!
☞ 자발적 유료 구독 [10만인클럽]

모바일로 즐기는 오마이뉴스!
☞ 모바일 앱 [아이폰] [안드로이드]
☞ 공식 SNS [페이스북] [트위터]

Copyrights ⓒ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투표

    이 시각 추천뉴스

    포토로 보는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