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기자24시] 설현은 그저 시상식의 꽃이었나

박세연 2015. 12. 2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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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대세' 설현과 함께 한 2015 KBS 연예대상이 성대한 막을 내렸다. 그런데 그 뒷맛이 영 개운치 않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에서 2015 KBS 연예대상이 진행됐다. 한 해 동안 KBS 예능을 빛낸 주인공들이 한껏 멋을 부리고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누군가는 수상의 기쁨을 누렸고, 또 다른 누군가는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슈퍼맨' 아빠 이휘재에게 대상 트로피를 안겨준 이번 연예대상은 이렇다 할 사고나 강렬한 '말'들의 향연 없이 무난하게 끝난 듯 보이지만,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 두고두고 회자되는 인물은 대상을 수상한 이휘재 아닌, MC를 맡았던 설현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4시간 가까이 시청자들과 온전히 호흡한 그의, 문제의 진행 실력이다.

이날 설현은 연예계 '대세'다운 상큼한 미모와 빛나는 드레스 자태를 뽐냈다. 하지만 예상보다도 미숙한 진행 실력은, 기존 설현이 지닌 뭇 남성을 '심쿵'하게 만드는 매력마저 반감시켰다.

MC의 기본인 발음과 발성부터가 문제였다. 또박또박 국어책 읽는듯한 발음과 불안정한 발성은, TV를 틀어놓고 늦은 밤 하루 일과를 정리하던 시청자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TV로 향하게 했다.

신동엽, 성시경 등 파트너들이 워낙 유려한 진행을 한 탓에 설현의 미숙함이 외려 돋보였다. 파트너들과 번갈아 맡게 되는 일반적인 멘트조차도 힘겹게 해낸 설현은, 일부 시상자들에 비해서도 부자연스럽고 불안한 진행으로 시상식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심지어 설현은 분위기 환기를 위해 신동엽이 건넨 가벼운 농담도 재치있게 받아치지 못해 '애드립 귀재'의 얼굴까지 굳게 만드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설현의 진행 장면은 방송 내내 수시로 클로즈업 됐으나, 대본을 읽느라 고개를 숙인 모습이 팔할 이상이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맡게 된 대형 시상식 진행이라는 점에서 그의 미숙함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가지만, 미처 감추지 못한 긴장한 기색이 시청자들에 여과 없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MC' 설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재미있는 것은 이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는 건데, 진행을 잘 하던 못 하던 관심 없는, '설현 예쁘다'론(論)자와, 진행 미숙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설현 못 한다'론자로 양분됐다.

전자는 연말 시상식의 경우 관례적으로 당해 연도 가장 뜨거웠던 20대 여자 스타를 MC로 내세우는 만큼, 진행 실력을 크게 기대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이들은 과거 수지(미쓰에이) 역시 연말 시상식에서 미숙한 진행으로 질타받았던 점 등을 근거로 들어 설현을 옹호하며 그에 대해 '기승전 예쁨'이라는 결론을 내놓는다.

반면 후자는 설현이라는 스타가 갖는 상징성보다, 진행자로서의 실력이 함량 미달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특히 설현에 관대한 팬들을 상대로 한 것이 아닌, 불특정 다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시상식인 만큼 이번 MC진 구성이 지나치게 라이징 스타 혹은 인기 편중적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며 주최 측에 아쉬움을 표한다.

어느 쪽에 무게중심을 두느냐에 대한 시청자 선호에 따라 MC 설현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여성 MC를 그저 시상식의 '꽃'으로 인식하는 일각의 시선은 분명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어 보인다.

신동엽, 성시경, 설현 3MC 체제라 했을 때, 이들의 비중이 연륜과 실력에 따라 달라질 수야 있겠지만, 이날 설현이 보여준 모습과 설현을 대하는 많은 이들의 태도는 그를 엄연한 MC의 1인으로서 주체화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못내 아쉽다.

한편 설현은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2015 KBS 연예대상이라는 큰 시상식에서 진행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신인상도 감사합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모든 분들 감사하고 특히 오늘 진행이 많이 미흡했지만 도움 많이 주신 신동엽 선배님, 성시경 선배님 감사합니다. 부모님 감사드리고 언니도 고맙고 멤버들 감사합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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