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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th 청룡영화상] 이정현, 여우주연상 수상의 의미

현화영 입력 2015.11.27. 11:06 수정 2015.11.2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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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주연상 수상자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씨."

지난해 수상자인 천우희의 발표에 객석에서 해맑은 표정으로 앉아 있던 이정현의 표정은 금세 울음이라도 터뜨릴 것처럼 변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는 듯 그는 당황스러우면서도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천우희로부터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건네 받았다.

26일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 현장. '영화제의 꽃'이라 불리는 여우주연상 수상자의 얼굴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이날 시상식 MC였던 김혜수(차이나타운)를 비롯해 전도연(무뢰한), 전지현(암살), 한효주(뷰티 인사이드), 그리고 이정현(성실한 나라의 앨리스)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쟁쟁한 후보 중에서 이정현이 호명됐다.

이정현은 연신 눈물을 감추지 못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시작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쟁쟁한 선배님들이 계셔서 전혀 수상 생각을 못했는데요. 너무 작은 영화라…(울먹) 정말 너무 감사드리고요. '꽃잎' 1996년에 오고 20년 만에 청룡 와서 재밌게 즐기다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상을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안국진 감독님, 고생한 스태프들 너무 감사 드리고요. 그리고 좋은 영화 소개해주신 박찬욱 감독님께 정말 감사 드려요. 이것을 기회로 다양성 영화들이 좀 더 많이 사랑 받아서 한국영화도 점점 발전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6일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앞서 배우 이정현이 레드카펫 위를 걷고 있다. 그는 이날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시상식 이후 '이변'이라는 분석은 있었지만 '이의'를 제기하는 이들은 없었다. 오히려 지난해 '한공주' 천우희에 이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이정현까지 저예산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에게 여우주연상을 수여하며 그들을 응원한 영화제 측의 의도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그것은 이정현의 수상소감 대로 '너무 작지만 훌륭한' 다양성 영화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영화계의 한 목소리와도 같았다. 올해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한국영화가 3편이나 나왔지만 우리 영화계의 미래를 위해서는 다양성 영화나 독립·저예산 영화 등에 대한 투자나 지원도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 주류와 비주류 영화가 함께 성장해 나갈 때 한국영화계도 발전하는 것이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생계밀착형 코믹 잔혹극'이라는 독특한 장르의 영화로, 순제작비 2억원이 투자된 말 그대로 작은 영화다. 데뷔작 '꽃잎' 이후 무려 19년 만에 시상식을 찾은 이정현을 청룡영화제는 외면하지 않았다. 

이정현과 함께 후보에 올랐던 김혜수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이정현씨는 출연료를 받지 않고 참여한 영화"라고 전했다. 그리고 시상식 말미, "전 청룡영화상이 정말 좋아요. 참 상을 잘 주죠?"라며 시상 결과에 대한 흡족한 마음도 드러냈다.

이정현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이변'이 아니라 '당연한 결과'였다. 그녀의 바람 대로 앞으로 다양성 영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여 한국영화계가 더욱 발전하길 기원해본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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