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성난 변호사' 이선균 "내 짜증, 다들 응원해 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5. 10. 1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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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연기의 1인자’ 배우 이선균이 이유 있는 짜증으로 돌아왔다.

영화 ‘성난 변호사’(감독 허종호)는 용의자만 있을 뿐 시체도 증거도 없는 살인 사건을 맡아 승소 100%를 확신하는 순간, 모든 것이 뒤집히며 자존심 짓밟힌 에이스 변호사가 통쾌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액션 영화다.

이선균이 맡은 변호사 변호성은 뛰어난 두뇌와 능력을 기반으로 겸손이나 진지함 대신 자신감과 승부욕을 장착한 인물이다.

앞서 이선균은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후 그는 관객수 345만명을 기록한 영화 ‘끝까지 간다’의 주연을 맡아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까지 장악하며 배우로서 또 다른 한계점을 뛰어넘었다.

이런 그가 이번에는 원톱 주연을 맡아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흥행한 전작 덕분에 작품 선택부터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매 작품마다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작이 훨씬 부담감이 많았죠. 그때 부담감과 책임감을 배우면서 많이 성장했고, 그래서 이번에 제가 주연으로 이 영화를 이끌고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전 작품은 개봉 전에 깐느에 갈 정도로 결과가 좋았어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던 거죠. 그때 호평을 많이 받아서 그 이후엔 비슷한 장르와 처음부터 저 혼자 끌고 가는 영화가 많이 들어왔어요. 극에서 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되긴 해요. 지난번처럼 조진웅도 있는 것도 아니고,(웃음) 법정 신도 있거든요.”


이번 영화의 두 기둥인 이선균과 허종호 감독은 오랜 인연을 가지고 있다. 둘은 한국에술종합학교 동문으로서 약 20년간의 친분을 가지고 있는 것. 학창시절 단편 영화를 찍기도 했던 이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따로 활동하다가 이번에는 제대로 감독과 배우로 만나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2007년 ‘커피 프린스 1호점’ 끝났을 때 허종호 감독이 제게 시나리오를 준 적이 있어요. 주연이라기보다 여러 명이 나오는 거였는데 그때 시나리오를 받고 고마웠어요. 당시에는 영화를 잘 모를 때였고 외부적으로 복잡한 사정이 있어서 못 하게 됐는데, 이번에 영화를 같이 하게 된 이유에 그것도 조금 영향을 주기도 했어요. 게다가 이번 영화가 허종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인데, 언제 또 같이 하게 될지 모르니까 서로 힘이 된다면 같이 하는 것도 좋겠다 싶었어요.”

또한 역시 한예종 출신으로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20대 여배우인 김고은은 이선균과 썸 같으면서도 썸이 아닌 관계를 그렸다. 극중 이 둘의 만남이 길지는 않지만 둘은 만날 때마다 티격태격하며 라이벌 관계과 러브라인 사이에서 신선한 느낌을 자아냈다.

“저랑 고은이랑 15학번 차이에요. 러브라인이 더 들어 갔으면 더러웠을 거예요.(웃음) 고은이에게 고마운게, 여주인공 캐스팅 난항이 있었거든요. 여자 주인공 분량이 적기도 하고 우정 출연이라고 하기도 애매해요. 고은이는 가장 핫한 신인배우라고 할 수 있잖아요. 일면식도 없었는데 도와달라고 했어요. 다행히 흔쾌히 허락해줘서 찍게 됐죠. 단편영화 찍듯 으쌰으쌰해서 만든 영화라고 볼 수 있어요. 고은이 스케줄이 많아서 아마 그 시기를 놓쳤으면 딜레이가 됐을지 몰라요. 지금 ‘치즈인더트랩’ 촬영에 들어갔는데, 너무 잘 됐죠. 자기 나이에 맞는 고은이만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목소리가 좋은 배우를 뽑자면, 이선균이 단연 원톱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가 말하는 것은 왠지 진실일 것만 같다. 극중 배심원들도 그의 흡입력 있는 목소리와 설득에 빠져든다. 그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화법을 배우기 위해 홈쇼핑의 쇼호스트부터 목사님, 그리고 다양한 MC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연구했다.

“법정영화지만 공방을 펼치는 것은 아니에요. 법정신 자체가 변호성이란 인물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거든요. 양쪽에서 치고 박는 공방신이 아니라 저 혼자 떠드는 신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변호인’, ‘의뢰인’, ‘소수의견’ 등 법정 영화를 많이 봤지만 우리 영화랑 톤도 다르고 동선도 다르더라고요. 참고할 사람을 생각해 봤는데, 저희 교회 목사님이 정말 말씀을 잘 하시거든요. 그래서 동영상을 보면서 연구했고, 김제동 씨 토크쇼도 봤어요.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을 봤더니 자기 말을 하면서도 상대방에게 공감하려고 노력하더라고요. 홈쇼핑도 시청자들에게 혼자 물어보고 답하면서 밀당하는데, 이런 것들을 살리면 재밌겠다 싶었어요.”


이선균은 앞서 드라마 ‘파스타’부터 자연스러운 짜증 연기를 연기해왔지만, 이번에는 제목부터 ‘성난 변호사’이며 변호성이란 이름 역시 성이 난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변호성 캐릭터는 화를 내지만 현실적인 캐릭터다. 화를 내는 이유는 정의감보다는 본인의 자존심 때문이다.

“제목 때문에 처음엔 의무적으로 목소리를 높여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특히 한강 신을 처음에 찍었는데, 너무 피치를 올렸나 싶기도 했어요. 변호성이 화를 내는 것은 ‘나 건드리면 어떻게 되나 보자’라면서 그들을 쫓는거예요. 정의롭게 돌아서는 인물은 아닌 것 같고, 끝까지 자존심 문제라고 봐요.”

“제가 맡았던 캐릭터는 짜증을 낼 수밖에 없는 역할이에요. 그 상황이 너무 억울하고 어처구니없어서 짜증을 내는데 그게 재밌고 공감이 되기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 짜증이 이해가 가기 때문에 제 짜증을 응원하게 되거든요. 계속 짜증 연기만 하다보면 패턴이 일정해질 수도 있으니까 이제 다른 것도 해봐야죠. 호흡이 거칠면 연기를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더 고급스런 연기를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웃음)”

또한 개봉시기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장르의 ‘탐정’과 아내인 배우 전혜진이 출연한 영화 ‘사도’와 함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에 이선균은 모든 개봉작들을 응원하며 ‘성난 변호사’의 후속편에 대한 언급과 함께 책임감을 드러냈다.

“‘사도’는 많은 분들이 보셨고 저도 좋게 봤어요. 질감이 전혀 다른 작품이에요. 관객들이 영화를 하나만 보는 것은 아니니까요. ‘탐정’같은 영화는 후속편을 기약하고 만들 수밖에 없어요. 이 몫은 관객분들 것이죠. 일단 던져놓고 보는 거예요. 저희 영화도 후속편을 찍게 된다면 본격적으로 원희 형이 활약하실 것 같아요. 원희 형 분량이 많아지겠죠? 원희 형 팬들은 이 영화를 많이 보셔야 할 거예요.(웃음) 후속편을 만들게 되면 훨씬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잘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성난 변호사’는 지난 8일 개봉해 현재 극장가에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

/fnstar@fnnews.com fn스타 이주희 기자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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