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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점] 추석특선영화, 전성기는 갔다? "아, 옛날이여"

정시우 입력 2015.09.2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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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정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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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관상’이다. 이쯤이면 명절 단골손님이라 할만하다. 송강호 이정재 주연의 ‘관상’이 개봉한 것은 2013년 9월. 영화는 전국 913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흥행한 ‘관상’의 방영권을 빠르게 구매한 곳은 SBS다. 성공한 영화일수록 방영권료가 높은 법. 그 때문일까. SBS는 2014년 추석을 시작으로 2015년 설, 그리고 이번 추석까지 ‘관상’을 아낌없이 풀고 있다. 본방-재방-3방의 광고비 수입을 통해 구입금액을 충당하겠다는 의미다. 전국 800만 관객을 동원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한 ‘수상한 그녀’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설날에 이어 2연속 SBS를 통해 방영된다.

‘관상’과 ‘수상한 그녀’가 SBS를 통해 연속 방영되는 것과 달리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는 채널을 바꿔 탔다. 과거 SBS-KBS 등에서 방영됐던 영화는 이번엔 EBS로 옮겨 시청자를 만난다. ‘왕의 남자’가 여러 방송국을 옮겨 다니는 연유에는 계약기간이 있다. 방송국 관계자 A는 “영화 방영권을 살 때 기간을 정한다. 초방만 사는 경우가 있고, 재방과 3방까지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며 “계약 기간이 끝난 영화는 다른 방송사와 재계약을 할 수 있는데, 단가는 당연히 처음보다 내려간다”고 전했다.

올해 추석특선영화 최강자는 29일 KBS2에서 방송되는 최민식 주연의 영화 ‘명량’이다. 지난해 개봉, 전국 1,700만 관객이라는 전무후무한 관객수를 기록한 초화제작이다. 올 추석 시청률 1위를 노릴만한 작품인 만큼 ‘명량’을 둘러싼 방송사의 방영권 물밑 경쟁은 치열했을까. 정답은 ‘NO!’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전과 비교하면 경쟁이라 말하기 무색하다는 의미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명절은 극장에서 보지 못한 대작을 TV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창구였다. 시청자들의 채널이 특선영화로 몰렸다. 시청률이 높았다. 시청률 높은 방송엔 광고가 많이 달라붙는 법. 흥행작의 특선영화 방영권을 둘러싼 지상파 3사의 경쟁이 뜨거웠던 이유다. 하지만 이젠 분위기가 다르다. 영화 전문 채널들이 생겨나고, 인터넷에서 클릭 하나로 영화를 다운 받아 볼 수 있는 세상이 되면서 명절특선영화만의 경쟁력이 약해진 탓이다.

실제로 방송국 관계자 B는 “예전만큼 방송사들이 영화 방영권 구매에 달라붙지 않는다. 경쟁이 심해지면 방영권 가격이 오르고, 가격이 오르면 결국 광고로 구입비용을 메워야 하는데, 시청률이 예전만 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담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올 추석에 KBS는 ‘명량’을 SBS는 ‘해적’을 구입했다. MBC의 경우 이젠 명절특선영화에 별 관심을 두지 않는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고 보니, 추석TV차림표에서 MBC 특선영화는 거의 사망 수준이다.

비중이 약해진 특선영화의 빈자리를 꿰찬 건 예능이다. 방송국 관계자 A는 “이제 방송국이 명절연휴에 힘을 쏟는 것은 예능이다. 기존 예능을 스핀오프 식으로 재활용한다든지, 파일럿 개념으로 신프로그램을 실험대에 올리는데 신경을 쓴다”며 달라진 방송가 풍경을 전했다. 명절특선영화에 대한 추억을 지니고 있을 세대들에겐 지금의 변화가 아쉬움으로 다가갈까. “아, 옛날이여!”

정시우 기자 siwo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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