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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보영 "힘들었던 시기, 차태현 선배 조언에 힘냈다"

강경윤 기자 입력 2015. 09. 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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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funE l 강경윤 기자]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을 정도로 앙증맞고 사랑스러운 외모를 가진 배우 박보영. 하지만 1시간 남짓 얘기를 해보면 그녀의 꽉 찬 내공에 놀랄 수밖에 없다. 조정석이 “첫 눈에는 사랑스럽지만 알 수록 멋진 여성”이라고 박보영을 표현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박보영은 그간 쌓아온 내공을 유감없이 펼쳤다. 폭발적인 반응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봉선 역에 충실했던 박보영은 조정석과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로맨스 연기를 펼치며 ‘오나귀’ 마니아층까지 만들어냈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행복했다던 박보영의 지난 4개월 간의 얘기를 들어봤다.

Q. 마지막 장면이 여전히 여운에 남는데요. 어땠어요?

“드라마가 종영한 이후 새벽 2시에 깨어서 누구와 이 벅차는 감정을 나누고 싶었어요. 그래서 인터넷에 접속해 팬들과 채팅을 하는데 3만명이나 몰린 거예요. 놀라서 컴퓨터를 껐어요. 역시 새벽 2시는 위험한 시간이에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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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 작업은 꾸준히 했는데 드라마는 ‘최강칠우’ 이후 오랜만이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오 나의 귀신님’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텐데요.

“예전에 인터뷰 할 때 ‘드라마는 안하신다면서요?’란 질문도 받았어요. 전 그런 드라마를 안하려고 한 게 아니었거든요. 드라마를 하기로 했다가 편성이 불발되거나 상대 배우가 안되는 등 문제가 생겨서 드라마로 인사를 오래 드리지 못했어요. 드라마 작업은 대사 외울 시간이 부족하더라, 잠 잘 시간이 없다더라 하는 얘길 많이 들었는데, ‘오 나의 귀신님’은 그렇지 않았어요. 좋은 환경에서 연기한 것 같아요.”

Q. 드라마 촬영 현장이 좋았나봐요?

“네. 감독님 별명이 ‘유블리’셨어요. 워낙 배우들을 잘 믿어주시는 스타일이어서 연기하기에 편했고요. 촬영 감독님은 영화 ‘늑대소년’ 때 함께 했던 분이라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어요. 괜히 부담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Q. 그렇게 드라마에 겁이 많이 났었어요?

“예전에 아역으로 출연했던 드라마 현장 기억은 많이 무서웠었어요. 예를 들어 우는 씬이 있으면, 저는 시간 맞춰서 울어야 하는데 눈물이 안나면 스태프들 한숨 소리가 들리고, 그게 다 상처로 남았던 것 같아요. 막연히 드라마 현장은 삭막하고 무섭다고 기억했거든요. 그런데 저도 조금은 성숙해졌고, 스태프들과 함께 이해하면서 연기하니까 더 편안한 분위기가 됐어요.”

Q. 워낙 베이비 페이스인데 이 드라마로 제대로 성인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성인 역할을 한다고 굳이 생각하진 않았고요. 나봉선이 저와 비슷한 나이니까 제가 가지고 있는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센 대사도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글자로 보면 무서웠거든요? ‘(모텔 앞으로 간다) 한번만 해요. 잠깐 쉬었다 가요’란 대사를 어떻게 시청자들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까라는 걸 고민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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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반응이 폭발적이었거든요. 반응은 체크 했었어요?

“댓글은 피드백이 빨라서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됐던 것 같아요. 초반에는 함께 방송 보면서 반응 보는 게 좋아서 자주 댓글들을 봤었어요. 막 ‘뒤에 귀신 나오는 거 아니야?’, ‘오... 소름..’ 이런 얘기들은 신기하고 재밌었고요. ‘웃으면서 드라마를 보게 된다’는 댓글은 가장 기분이 좋았어요.”

Q. 슬기 씨를 따라하기 위해 노력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슬기 씨 특유의 윗입술에 힘을 주고 얘기하는 게 있거든요. 대본 리딩할 때 맞은편에 앉아서 슬기 씨 입모양이랑 표정을 자주 따라했어요. 그리고 슬기씨도 저를 관찰해서 손가락 많이 쓰는 것 따라해줬더라고요. 고마웠어요.”

Q. 실제 성격은 봉선과 비슷하다고요?

“네. 따지자면 밝은 봉선이에요. 저도 소심한 부분이 많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 댓글 같은 걸 읽다가 ‘엇, 이건 아닌데’, ‘댓글을 달 수도 없고’ 한참 고민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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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조정석 씨와의 호흡은 최고였던 것 같아요.

“조정석 오빠는 워낙 아이디어도 많고 리드해줄 때도 많았어요. 제가 첫 키스신을 해야 해서 공부도 많이 하고 자료도 많이 봤거든요. 나중에 들어보니까 오빠도 힘들었더라고요. 저에게 많이 맞춰주었어요.”

Q. 키스신을 어떻게 공부하죠?

“드라마 키스신을 많이 봤어요. 요즘 키스신 보셨어요? 깜짝 놀랐어요. 생각보다 진해서. 우린 어떻게 하나 걱정 많이 했는데 감독님이 예쁘게 잘 담아주셨어요.”

Q. 실제로 연애할 때 순애처럼 애교가 많은 스타일이에요?

“순애만큼 애교가 많진 않아요. ‘애교 보여주세요’하면 전 못해요. 남자친구가 있을 때도 모든 사람들이 하는 정도의 애교만 해요. 봉선이 말투에서 ‘했어요?’, ‘아, 이런 거 하고 싶어요’ 이런 건 해요.”

Q. 마지막 키스신은 보영씨의 애드립이었다고요?

“대본을 봤는데 대사가 없이 ‘키스를 한다’는 지문만 있었어요.(웃음) 그래서 너무 부끄럽고 민망하니 차라리 대사를 달라고 했어요. 저를 안아서 올리는 건 조정석 오빠의 아이디어였고요. ‘안 무거워요?’란 건 감독님이 현장에서 준 대사였어요. ‘한번 더 해도 돼요?’는 제 애드립이었는데 그건 스태프들이 너무 구경하고 있으니까 부끄러워서 한 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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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조정석 씨 눈에서 꿀 떨어지는 것 같더라고요.

“정석 오빠가 그런 거 정말 잘하세요. 눈빛으로 ‘너를 좋아하고 있어’라는 걸 보여줘요. 눈빛만 봐도 ‘아이고 예뻐’라고 하는 게 보여요. 물론 ‘컷’소리 나면 다시 정석 오빠 평상시 모습으로 돌아오고요. 하하”

Q. 그럼 앞으로 드라마에서도 계속 볼 수 있겠네요.

“드라마에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드라마는 계속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도 정말 좋고요. 밝은 캐릭터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오 나의 귀신님’을 택하게 된 거였어요.”

Q. 그 정도로 행복했었어요?

“보통 하루정도는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한번만 촬영이 늦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하기 마련인데요, ‘오 나의 귀신님’과 영화 ‘돌연변이’는 그런 마음이 단 한번도 든 적이 없었어요. 저에겐 정말 남다른 시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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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행복한 시기를 보내서 그런지 기분도 정말 좋아보여요.

“제가 일기를 쓰는데요, 일기에도 행복이 뚝뚝 묻어나더라고요. 힘들 때 쓴 일기를 보면 ‘오늘 하루는 왜 이렇게 길지?’ 이런 말이 써 있는데, ‘오나귀’하면서 썼던 일기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다’ 이런 얘기만 써있어요.(웃음)”

Q. 힘든 시기를 견뎠기 때문에 더 행복의 가치를 아는 것 같아요.

“당시에는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생겼을까란 생각도 했어요. 지나고보면 그냥 지날 수도 있었을 일인데 왜 그렇게 힘들어했을까요. 솔직히 이제 웬만한 건 놀라지도 않아요. 작은 것에 놀라는데 큰 일에는 오히려 ‘침착하자. 방법이 있을 거야’라는 식으로 바뀌었어요. 영화 ‘과속 스캔들’ 이후로 일이 참 많았는데 하루아침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휩쓸려갔던 게 있었던 것 같아요.”

Q. 그렇게 힘들 때 어떻게 버텼어요?

“차태현 오빠 덕분이었어요. 오빠가 ‘너에게 830만은 없다고 생각해라’라고 하셨어요. 또 '이건 말도 안되는 숫자고 이 분위기에 휩쓸려 가선 안된다. 이건 누구 하나가 잘해서 된 결과가 아니고 우리가 정말 운이 좋았던 거다'라고 얘기해주셨어요. 힘든 걸 겪으면서 다시 감사하는 마음을 알게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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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영 씨의 현재 모습은, 일기와 같은 자기관리가 있었기 때문이군요.

“한 때는 이 일을 하지 말아야 겠다, 부모님도 상처를 많이 받으셔서 시골로 내려가라고 하셔서 다 내려놓고 내려가려고 했었어요. 연기 말고 내가 다른 걸 할 수 있을까 몇날며칠을 고민했는데요. 팬들이 저희 시골집으로 편지를 보내고 학교로도 편지를 보내서 응원해줬어요. 가끔 힘들 때 그 때 보내줬던 편지를 다시 읽는데요. 한 어머님께서 아들이 팬인데 ‘보영 씨를 응원하고 있다’는 내용이었어요. 기운 없고 그럴 땐 그 내용을 봐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저를 다잡아요.”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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