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밥상에 '잼'이 없다"..'프로듀사'가 시도한 무리死

2015. 5. 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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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patch=서보현기자] 이 밥상, 제대로 소문이 났다. 재료는 고급스럽고, 요리사는 손맛이 좋다. 단, 이 밥상에 한 가지가 빠졌다. 바로, '잼'이다.

말 하면 입 아픈 라인업이다. 우선 흥행 제조기 박지은 작가다. 여기에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이 합류했다. 금요일 어벤져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뿐일까. KBS 예능의 간판인 서수민 PD가 가세했다. 총연출이라는 타이틀로 출사표를 던졌다. 드라마 아티스트 표민수 PD도 힘을 보탰다.

"예능과 드라마의 콜라보레이션입니다. 아시아 최고의 작가, PD, 배우가 모였습니다. 어렵지만 가치있는 일인 참신한 시도를 했습니다." (KBS 이응진 TV본부장)

하지만 소문난 잔치였다.적어도 1회만큼은 '재미'가 없었다. 요즘 말로, '노잼'이다. '프로듀사'의 새로운 시도는, 한 마디로 '무리死'였다.

◆ "이 콜라보, 옳지 않아"

'프로듀사'는 예능국에서 만든 드라마다. 드라마에 예능의 색을 입했다. 예능국의 리얼리티와 드라마의 내러티브를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였다.

'프로듀사'는 이런 시도가 쉽지 않음을 확인시켰다. 우선, 둘의 조합은 마이너스였다. 애매모호한 장르로 버무려진 것. 드라마도 아니고, 예능도 아니었다.

서로의 발목을 잡는 꼴이었다. 우선 예능 특유의 코믹 강박이 느껴졌다. 한 마디로 억지웃음이었다. 드라마의 매끄러운 호흡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

'다큐 3일'을 활용한 장면이 단적인 예다. 물론 드라마 첫 회는 인물 소개가 위주다. 그러나 이 형식은 KBS에 대한 PR, 사실은 자기 변명에 지나지 않았다.

◆ "예능PD, 드라마를 이해했을까"

서수민 PD가 총연출을 맡았다. 그는 '개그콘서트', '폭소클럽', '개그사냥' 등 주로 개그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그리고 이번에 '프로듀사'로 드라마에 데뷔했다.

약점은 그대로 드러났다. 박지은 작가의 대본을 임팩트있게 풀지 못했다. 캐릭터의 성격을 병렬식으로 나열했다. 인물의 특징을 구구절절하게 풀었다.

이는 박지은의 특유의 속도감을 방해해는 요소였다. 조절의 문제가 엿보였다. 서수민 PD는 예능국 출신이다. 예능국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던 모양.

'노잼'이라는 평가도 여기서 출발한다. 드라마의 스토리보다 인물의 에피소드에 집중할 때, 그 에피소드가 지루하면 드라마의 흐름은 끊길 수 밖에 없다.

◆ "리얼리티, 발목을 잡았다"

'프로듀사'는 리얼리티를 표방한 드라마다. 예능국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것. '페이크 다큐'의 형식으로 예능국의 희노애락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KBS의 자기변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예를 들면, 갑(甲)의 하소연, 혹은 갑의 을(乙) 코스프레. 그냥 "우리도 힘들어요"였다.

무엇보다 현실감이 떨어졌다. 일례로 탁 PD(공효진 분)와 신디(아이유 분)의 신경전. 결코 '뮤직뱅크'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에피소드다.

물론 드라마 에피소드라면, 현실감은 논외의 부분이다. 문제는 '프로듀사'가 리얼리티를 표방했다는 것. 괴리감이 클 수 밖에 없다.

◆ "그래도 위안은 이 배우들"

'프로듀사' 얼굴인 공효진, 김수현, 차태현 등은 흥행의 보증수표다. 그야말로 믿고 보는 배우다. 차태현의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는 엄살이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 조차 '프로듀사'의 무리수에 맥을 못추렸다. 그들이 맡은 신을 100% 소화했지만 애매한 스토리와 산만한 연출력은 그들을 맛깔나게 살리지 못했다.

일례로, 김수현의 허당 캐릭터는 힘 빠진 연기가 아닌 힘이 없었다. 차태현의 페이크 다큐 인터뷰는 예능의 한 꼭지 같았다. 아이유는 강렬했지만 버거워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듀사'의 믿을거리는 이 배우들이다. 게다가 공효진은 무엇이든 110% 표현해냈다. 어정쩡한 방향이 바로 잡힌다면, 걱정할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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