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블루칩인터뷰] '킬미 힐미' 백철민 "알렉스의 재등장, 예상 못했다"

2015. 3. 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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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3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 배우 백철민입니다. 얼마 전 종영한 MBC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지성 선배님의 친구 알렉스 역을 맡았어요. 다시 등장해서 다들 깜짝 놀라셨죠? 저도 놀랐답니다.(웃음) 알렉스가 다시 나온 그 주에 KBS2 '인간의 조건2'에서도 아주 잠깐 얼굴을 내밀기도 했어요. 네, 바로 제가 봉태규 형의 식사 값을 계산한 그 친구입니다.(웃음) 우연찮게 그 주에 시청자 여러분을 뵐 기회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특별했던 '킬미 힐미'도 이제 끝났네요. 저의 첫 정식 작품 '킬미 힐미', 많이 그리울 것 같아요.

◇ '킬미 힐미' 통해 생애 첫 액션 신까지 해봤다

사실 저는 '킬미힐미'에서 알렉스가 다시 등장 할 줄 몰랐어요. 친구들이 '한 번 더 나올 수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요즘 회상 신도 많고, 재등장이 트렌드라나.(웃음) 그럴 때 마다 오히려 제가 '내가 왜 또 나와'라고 했을 정도에요. 그런데 진짜 전화가 온 거예요. 놀랬죠. 무엇보다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많이 생각이 났거든요. 분위기가 좋아서 어떤 연기를 해도 편안하고 그런 게 있었어요.

물론, 제가 다시 투입될 당시는 정말 시간이 촉박했어요. 대본을 촬영 몇 시간 전에 받았거든요. 그래서 대기할 때 대본을 미친 듯이 외웠어요. 드라마 막바지다 보니 더욱 바쁜 환경이었죠. 그게 조금은 아쉬웠어요. 제가 처음으로 정식 연기를 하는 작품이다 보니 좀 더 시간을 들여 완벽한 준비를 하면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하지만 그럴 시간이 부족했어요.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시간 부족한데 어땠냐고요? 닥치면 다 하게 돼 있더라고요.(웃음) 19회 때는 지성 선배님께서 몸이 안 좋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도움이 될까 해서 지성 선배님의 대사까지 다 외웠죠. 그런데 역시 프로는 다르더라고요. 몸이 정말 안 좋으신 데도 안 틀리고 하셨어요. 그걸 보니까 '나는 작은 역할인데도 못 하면 정말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어요.

다시 연락이 왔을 때만 해도 회상 신 정도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보니까 비중이 정말 크더라고요. 18회의 대본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랄 정도였으니까요. 준비가 정말 필요했는데 아쉬울 뿐이죠. '킬미 힐미'를 하고 나서 느끼는 게 정말 많았어요.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말이 정말 어떤 의미인지 몸으로 깨달은 셈이죠. 언제나 준비된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또 다시 다짐하는 기회가 됐어요.

무엇보다 촬영장에 있을 때 감독님께서 정말 저를 좋아해주셨어요. 감독님이 저를 잘 봐주셨구나 싶었는데 그게 부담감이 아니라 편안함이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좀 더 해볼 수 있었던 게 많았던 것도 같아요. 액션 신도 사실 대역이 있었어요. 하지만 짧은 신인데 제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20분 정도 배우고 바로 했죠. 다행히 잘 끝났긴 했는데 허리가.(웃음)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한 바퀴 돌고 떨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하는 순간은 뒤에 받쳐주는 것을 빼야 하니까 그대로 땅에 떨어져야 했거든요. 가뜩이나 그날 비가 와서 창고가 더욱 음산했는데 그런 액션 신을 하고 나니 뼈마디가 시리던데요.(웃음) 물론 지금은 괜찮지만요. 그렇게 제가 무언가를 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예쁘게 여겨주셨던 것 같아서 감사해요.

◇ 제 연기의 일등공신? 만화책…만화책 보며 연기 연습해

'킬미 힐미' 전에도 조금씩 연기를 경험하긴 했어요. 이제 개봉하는 '멋진 악몽'이라는 영화에도 나오고, 이원종 선배님이 기획하신 '맨 프롬 어스'라는 연극 작품도 했고요. 2013년에 데뷔한 것치고는 다양한 경험을 한 편이죠. 특히 연극으로 정말 많은 걸 배웠어요. 주변에서 '연극을 해야 많이 배운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들었는데, '자연스러운 연기'를 추구하는 제 스타일과 연극은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막상 가서 몸으로 겪어보니 그 말이 맞더라고요. 연극은 카메라나 음향, 상세한 조명 같은 것 없이 오롯이 제가 해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걸 해내면서 연기의 성장이 많이 이뤄진 게 느껴졌어요. 작은 역할이지만 매번 다르고, 매번 배움이 있다는 걸 느꼈죠. 정말 다른 선배님들께서 지적과 조언을 아끼지 않으셔서 더 좋았어요.

저는 나름의 연기 비법이 있어요.(웃음) '만화책 보기'에요. 연기자들은 콘티를 보고 연기를 하잖아요. 만화를 많이 보면 그런 움직임을 연결시키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것 같아요. 웹툰 같은 경우는 드라마화도 많이 돼 더욱 도움이 되고요. 개인적으로 만화책을 볼 때 말풍선 안에 있는 말들을 혼자 연기 연습을 해보고는 해요. 캐릭터가 어떤 목소리를 낼지, 어떤 성격인지 상상하면서요. 그렇게 하면 만화책이 더욱 재밌어지더라고요.

만화책 속의 캐릭터들은 한 마디 씩 주고받는데, 배우들이 서로 리액션을 주고받는 것과 비슷해요. 그 호흡이 정말 중요한데 혼자 만화를 보면서 그 호흡을 연습해보기도 하죠.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하잖아요. 다른 배우 분들은 그걸 위해서 주변 관찰도 많이 하고 그런다고 들었어요. 저는 그 캐릭터 수집 과정을 만화책으로 하는 거죠. 만화책 속 캐릭터나 주변에서 특이한 인물들을 머릿속에 입력해놨다가 대본을 읽을 때 캐릭터와 매칭을 시켜서 대입을 해보고 연기를 해요.

◇ 연기를 하기까지 참 많이 돌아왔다

제 누나가 저 중학교 시절부터 연기를 했고, 지금도 대학로의 한 극단에서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요. 정작 누나의 모습을 봐도 큰 자극은 안 됐고, 연기에는 뜻이 없었죠. 그냥 저는 공부를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어요. 오히려 약간 '공부파'였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서 중학교 2학년까지 거기서 마쳤을 정도로 말이에요. 그런데 유학을 다녀와서 누나가 연극 무대 서는 걸 몇 번 응원을 갔는데 문득 '저거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누나가 다니는 고양예고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붙은 거예요. 그렇게 누나와 학교 생활을 하게 됐어요.

저는 학교 활동보다는 외부 활동에 욕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다닐 당시 3기 밖에 안 돼서 학교 활동에 전념해야 하는 분위기여서 외부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죠. 결국 저는 예고를 1년만 다니고 인문계로 전학을 가게 됐어요. 때마침 주변에서 친한 형이 '모델 해보라'고 조언을 해줬거든요. 어머니께서도 '하고 싶은 건 다 해봐라' 하는 스타일이신데, 오히려 제게 '좋은 경험이 될테니 해보라'고 모델 아카데미를 보내주셨어요. 당시 그 아카데미 친구들과 정말 재밌게 잘 지냈는데 그 중 한 명이 안재현이에요. 아카데미 수료 후에는 운 좋게도 다섯 군데의 회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 중에 한 곳에 들어갔죠. 그게 고등학교 1학년이에요. 그렇게 연예계 활동을 시작하게 됐네요.

모델 일을 하다 지금 함께 일하는 회사 형과 만났어요. 정말 우연히 만났는데 그 형이 '연기할 생각 없냐'고 물었는데, 즉답을 안 했어요. 그렇게 5년 정도 아는 형-동생으로 지냈던 것 같아요. 그 사이 모델 활동을 하다가 '분명 더 하고 싶은 게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때가 왔어요. 마침 전 회사와도 계약이 끝나가던 시점이었는데, 그 형에게서 연락이 온 거에요. 한 6개월 정도 고민하다가 마침내 연기자의 길로 가자는 결정을 하게 됐어요. 왜 그렇게 고민을 오랫동안 했냐고요? '한 번 시작하면 제대로 하자'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리고 연기자는 한 번 시작하면 평생 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 더욱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선택한 연기가 어떠냐고요? 정말 재밌죠. 연기를 하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게 눈에 보이니까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리고 항상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데, 제 연기를 보면서 진정성이 느껴지는 구나 싶을 때 정말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그런데 솔직히 요즘에는 항상 아쉬워요. 어떤 캐릭터를 맡았을 때 시작부터 끝까지 그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완성을 해가고 싶은데 시작과 끝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중간 과정, 그러니까 쭉 가는 걸 보여주고 싶은데 말이에요. 분량 욕심, 이런 게 아니라 캐릭터의 사연을 보여주고 싶은 거죠.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드니 요즘에는 더 연기에 대한 욕심이 생겨요.

◇ 최종 목표? 자만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얼마 전에 '인간의 조건2'으로 아주 잠깐 예능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춘 적이 있어요. '인간의 조건2'는 정말 불시에 연락이 왔어요. 봉태규 형이 전화가 왔을 때 제가 운동을 끝마치고 샤워를 하려고 옷을 다 벗은 상태였다니까요.(웃음) '와, 큰일 났다' 싶어서 정말 후딱 씻고 머리만 말리고 뛰어 갔어요. 얼굴에 뭘 찍어바를 시간도 없이. 그렇게 뛰어가서 결국 한 게 계산이지만요.(웃음)

사실 찍고 나서도 '이걸 가지고 방송이 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그게 방송으로 재밌게 나오는 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휴대폰도 정말 안 쓰고 방송에서 나오는 그대로인 거예요. 그래서 '아, 예능이 정말 이렇게 흘러가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했죠. 확실히 드라마와 예능은 다르더라고요. 아직 연기에 집중할 때이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재밌을 것 같아요. 사실 지금 마음은 무엇이든지 열심히 할 자신이 있는 상태랍니다.(웃음)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전 자만하지 않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만에 하나, 제가 정말 인기가 많아져서 작품들이 알아서 들어오는 순간이 온다면, 분명 자만심이 들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의 마음은 잃고 싶지 않아요. 배우로서만 생각하고 싶은 마음 말이에요. 배우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오롯이 자신의 몫인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책임감을 잊지 않을 거예요. 자만하지 않는 배우, 그 전에 자만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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