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의 다크 파라다이스 (인터뷰화보)

김은애 입력 2014. 11. 21. 10:42 수정 2014. 11. 21. 10: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STM 김은애 기자]그를 둘러싼 대부분의 말이 칭찬일 만큼 정일우는 상냥한 남자다. 트레이드마크를 꼽으라면 단연 천진난만한 미소. 그러나 이렇게 마주했을 때,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어떤 얼굴이 드러났다.

"배우는 마음을 비우고 있어야 채울 수 있다"고 정일우는 단단한 눈빛을 내비췄다. 지금까지 자만한 적 없었고 그러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해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얼마 전 중국에 억류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매니저분이 제 꺼와 스태프들 꺼 비자를 다 잃어버렸어요. 그래서 비행기를 못 탔죠. 공항에 들어가서 그 사실을 알고 멘붕이 왔었어요. 제 실수나 마찬가지라 일정이 밀려서 죄송했어요.

-최근 MBC '야경꾼일지'가 인기리에 종영했어요. 촬영분위기는 어땠나요?시청률도 잘나오고 스태프 분들이 좋았어요. 현장분위기도 시청률을 떠나서 너무 좋았어요. 재밌고 즐겁게 촬영했죠. 다만 힘든 점이 있었다면 밤을 많이 샜던 거? 하하.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대부분 후배였어요. 선배라 편했을 법도 해요.그런 것은 없었어요. 모두 연기하는 동료들이지 선배, 후배 나누지 않았어요. 제 철칙, 원칙은 '기본을 잘 지키자'이기 때문에 시간 약속을 늦는 것도 싫어하죠. 촬영장분위기는 중요시했지만 제가 선배라고해서 끌고 가야한다는 부담도 없었죠.

-드라마 촬영은 빠듯하니까 체력소비가 많이 될 것 같아요. 특별한 체력관리비법이 있어요?무조건 정신력으로 버팁니다. 체력은 이미 옛날에 갔고 링겔만 몇 번을 맞았는지 기억이 안나요. 문제는 링거 맞을 시간도 없죠. 촬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OST녹음이나 화보, 광고 등의 스케줄도 있으니까 쉬지를 못했어요. 그리고 대본도 봐야 하잖아요. 이런 것들이 반복이었어요. 일주일에 6일씩 밤을 새는 게 너무 힘들었죠. 체력이 딸려서 이럴 때일수록 정신집중을 하고 찍자했어요.

-그렇다면 중국에 억류됐을 때 오히려 쉴 수 있었겠어요. 하하.그렇죠. 원치 않았던 휴식이라고나 할까요? 하하. '에라 모르겠다'싶어서 호텔에 갑자기 예약하고 들어갔죠.

-'야경꾼일지' 장르가 퓨전사극이라 CG가 많이 활용됐어요. 처음에 이러한 부분이 낯설거나 걱정되진 않았나요?전혀 그런 것은 없었어요. 워낙 하고 싶었으니까. 시청률 이런 거를 다 떠나서 이 작품을 하는 것만으로도 좋았어요. 시청률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어요. CG도 너무 좋았고요. 이 작품을 하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꽃미남 이미지를 벗은 것 같아요. 배우로 또 한 번 성장한 느낌이라고 할까요?이제 꽃미남이 아니라는 건가요? 하하. 남자다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데뷔 때부터 줄곧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잖아요. 물론 칭찬이지만 이미지가 한정될 수도 있지 않나요?꽃미남 수식어요? 아이고. 감사하죠. 그건 어떤 역할을 하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니까요.

-'야경꾼일지' OST에도 참여하셨더라고요. 평소에 노래 잘 불러요?노래하는 것을 좋아는 하는데 잘못해요. 듣는 것도 너무 좋아해요. 유일하게 스트레스 푸는 방법이 차에서 크게 틀어놓는 거예요. 팝도 좋아하고 록도 좋아하고 그때마다 틀려요. 되게 슬픈 발라드도 많이 듣고 클래식도 듣죠.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누구에요?영화 '서칭 포 슈가맨'의 로드리게즈, 라나델레이, 고릴라즈를 좋아해요. 존레논과 마티 로빈스도도 되게 좋아하는 가수에요.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을 좋아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리버피닉스와 장국영인데 모두 짧은 생을 살다가셨죠.

-장국영이 나오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도 좋아해요?사실 제 취향은 아니에요. 영상미는 너무 좋지만 그렇게 선호하는 장르는 아니죠. 저는 '러브미이프유데어' '몽상가들' '클로저' '패왕별희'같은 작품들이 잘 맞았어요.

-그렇지만 과거에 출연했던 이한 감독의 영화 '내 사랑'은 잔잔한 스타일이잖아요.제 연기는 그런 연기좋아해요. 보는 거는 그런 것을 안 좋아해요. 힘 빼고 하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동안 업된 거를 많이 했는데 오히려 힘 빼고 한 연기가 잘 맞는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드라마 속에서는 그런 연기를 한 적이 없었나요?글쎄요. '야경꾼일지' 후반 모습? 그런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오래되긴 했지만 '거침없이 하이킥' 이미지를 벗어나고자 그런 모습을 추구하는 건가요?그 때 캐릭터가 밝아서 그런 것도 있죠. 근데 여러 가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그게 되게 중요하게 느껴져요. 대표작이 있고 없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배우가 대표작이 있는 것을 감사해야한다더라고요. 전 몇 개나 있으니까 되게 감사하죠.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작은 뭐에요?저는 사실 모르겠어요. 많은 분들의 취향이 다르니까. '거침없이 하이킥'을 가장 많이 얘기하고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는데 '야경꾼일지' 역시 대표작이 될 수 있어요. '49일'도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고 '꽃미남라면가게'도 얘기하시죠. 저는 다 좋아요.

-다음 작품에서 하고 싶은 역할이 있어요?어두운 거도 해보고 싶어요. 그러나 배우는 마음을 비우고 있어야 채울 수 있는 것 같아서 비우고 있으려고요. 항상 그런 연습을 하고 있어요. '뭐하고 싶다. 뭐하고 싶다' 잡생각을 하는 순간 되려 일이 안 되는 것 같아요. 아예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항상 해요.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인기, 시청률 연연하지 않고?전 진짜 마음을 비워요. 인기나 시청률 다요. 그래야 캐릭터에 몰입이 잘돼요. 빠져나오는 법 그런 것은 모르겠는데, 캐릭터에 몰입하는 방법은 최대한 잡생각을 안 하고 연기에 집중하는 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시청률 체크도 안해요?안한다면 뻥이죠. 누가 안 보겠어요. 하긴 하는데 그때뿐이에요. 기분이 '좋다, 나쁘다'도 그때뿐이고 집중해서 촬영하죠.

-10년차 배우답네요.벌써 10년이라니. 아우.

-한 가지 일을 오래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 같아요.근데 모든 일이 그런 것 같아요. 5년 10년 버텨야죠. 저는 모든 일은 3년만 버티면 성공할 수 있다고 봐요. 어떤 직업도 쉬운 직업은 없죠. 3년 이상 버틴 사람은 대단하다고 느껴져요. 10년 동안 한 사람은 마스터라고 생각해요.

-10년 동안 배우의 길을 걸어오면서 후회하거나 회의감이 든 적은 없었나요?한 번도 후회나 회의감은 없었어요. 단지 힘들다는 느꼈지만. '왜 하지'그런 거는 전혀 없었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제가 선택한 거에 있어서 책임을 질 줄 아는 남자가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선택한 직업이고 10년 가까이 저를 챙겨준 팬들에 대한 책임감도 있어요. 자존감도 많이 생겼죠. 점점 여유와 연륜, 그런 것들이 쌓아져가면서 좀 더 남자다워지고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요.

김은애 기자 misskim321@stoo.com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