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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미장센의 '아이언맨',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 [TD포커스]

성선해 기자 입력 2014.10.31. 11:17 수정 2014.10.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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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KBS2 수목드라마 '아이언맨'(극본 김규완ㆍ연출 김용수)이 차별화된 영상미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드라마'란 반응을 얻고 있다. 후각을 시각적 이미지로 표현하거나 중요 장면을 2D로 표현하고, CG로 동화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등 등 자유로운 상상력의 집약체인 영상은 '아이언맨'만이 가진 특징이자 경쟁력이다.

이러한 '아이언맨'의 독보적인 영상미는 연출자 김용수 PD의 특징이기도 하다. '적도의 남자'를 통해 대중에게 인정받은 그는 '칼과 꽃'을 거쳐 '아이언맨'에서 뚜렷한 세계관이 담긴 감각적인 영상미를 완성했다.

◆ 상처

'아이언맨'의 주인공 주홍빈(이동욱)은 과거의 상처로 몸에서 칼이 돋은 남자다. 극 중 그는 사람과의 교류를 단절하고 폭력적인 괴물로 살아왔다. 그가 사는 거대한 저택은 동화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가 살던 성과 같다.

주홍빈은 처음에는 자신의 초능력을 알지 못했다. 왜 자기 집 정원의 나무가 잘려져 나가고, 집안 가구가 남아나지 않는지를 몰랐다. 그가 빌딩 위로 올라가던 장면은 자신의 능력을 제어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던 당시 주홍빈의 상태를 보여준다. 힘없이 저벅저벅 걸어올라가는 그의 뒷모습이 실루엣만으로 표현됐다.

이후 주홍빈은 손세동(신세경)을 사랑하게 되면서, 점차 자신의 초능력 때문에 그가 다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하게 된다. 그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데이트 장소로 찾아온 새 어머니 연미정(윤다경)이 손세동을 폭행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난 주홍빈은 이성을 잃었다. 결국 그의 몸에 돋아난 칼을 막으려던 손세동이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아이언맨'에서는 이 장면이 만화처럼 그려졌다. 주홍빈의 몸에 돋아난 칼이 빛에 반사되는 바람에 모든 사람들의 시야가 흐려져, 그의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한 상황을 독특하게 표현한 것이다.

◆ 사랑

괴물 같은 냉혈한 주홍빈을 세상 밖으로 이끌어낸 건 손세동이다. 그가 손세동을 사랑하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손세동과 함께한 구례 여행 이후 그를 좋아하게 된 주홍빈. 어둠을 무서워하는 그가 손세동을 졸졸 쫓아다니다가 포옹까지 하게 됐다. 그와 손세동과 교감은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어둠 속에서 그려졌다.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서정적인 분위기가 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하지만 주홍빈의 마음과는 달리 손세동은 서울에 올라와서도 그에게 이성적인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에 화가 난 주홍빈은 '너는 나를 두 번 껴안고 한 번 울렸다'며 그를 꽃뱀이라고 몰아세운다. 두 사람의 통통 튀는 실랑이는 화면에 띄워진 문자로 생동감이 더해졌다.

로맨스의 정점은 주홍빈이 손세동 역시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된 후다. 거칠게 몰아세우는 주홍빈에게 섭섭함을 느낀 손세동은 자신은 꽃뱀이 아니며, 단지 그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얼떨결에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이 말을 들은 주홍빈의 마음에는 따스한 바람이 불었다. 이는 흐드러진 꽃무더기에서 떨어져내린 꽃잎 한 장이 잔잔한 수면 위에 떨어져 파문을 일으키는 이미지로 묘사됐다.

◆ 화해

'아이언맨'에서 주홍빈은 자기 자신, 지나온 과거, 새로운 사랑 손세동과 화해를 했다. 자신의 초능력을 인지한 그는 스스로를 괴물로 여기기보다는 그 상태를 즐기게 되었다. 주홍빈의 이러한 상태는 그가 몸에 칼이 돋아난 상태로 빌딩 위에서 각성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이 장면은 비내리는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으로 마치 축제와 같았다.

또한 주홍빈은 손세동과 구례에 다녀온 뒤,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히던 첫사랑 김태희(한은정)에 대한 죄책감을 내려놓았다. 그는 손세동에게 "나는 다시는 거긴 가고 싶지 않았어. 거기는 너무 아파"라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세상을 향해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남'은 가시 속에 숨긴 여린 속내를 타인에게 드러내면서 아픈 과거와 화해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눈물을 지으며 손세동의 어깨에 기댄 주홍빈의 모습으로 표현됐다.

주홍빈은 항상 손세동에게 위로받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손세동 역시 그에게 위로받은 적이 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던 날 울고 있던 그에게 손수건을 건넸던 이가 바로 주홍빈이었던 것. 이후 집안 간의 악연이 밝혀지고, 주홍빈이 자신의 진정제인 손세동을 더이상 볼 수 없어 괴로워하던 순간 이 손수건은 다시 나타났다. 손세동은 "이게 뭔지 대표님이 기억해냈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인생에서 최고로 슬펐던 날 힘이 되어준 손수건을 주홍빈에게 다시 건네며 두 사람 간의 악연을 정리했다.

◆ 이별

과거와의 화해는 곧 옛 연인과의 이별을 뜻한다. 주홍빈은 구례에 다녀온 뒤 이제는 김태희를 보내줘야할 때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들 창과 함께 김태희의 유품을 태우면서 그들만의 장례식을 치렀다. 상복을 입은 채 아무런 말도 없이 수면 위에서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는 부자의 모습은 각각 옛사랑과 어머니를 보내는 쓸쓸함과 그리움의 정서가 담겼다.

또한 손세동과 잠시 이별하기로 한 뒤 그가 보고 싶어 어쩔줄 몰라하는 주홍빈의 상황 역시 감각적으로 표현됐다. 온 몸에 칼이 돋은 채 조금만 발을 헛디뎌도 추락할 것 같은 난간에 걸터 앉아 눈물을 글썽이는 주홍빈의 모습은 구도의 설정과 활용에 능한 김용수 PD의 강점이 잘 드러난 장면이다.

◆ 상상력

'아이언맨'에는 유독 동화책에서 볼 법한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손세동에게서 나는 향기는 각종 꽃의 이미지로 표현됐다. 또 창이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쓰는 장면은 어린아이의 스케치북을 고스란이 옮겨온 화면으로 따뜻하고 순수한 아이의 정서를 전달했다.

또한 서로를 생각하던 중 동네에서 마주친 뒤 애정행각을 벌이는 주홍빈과 손세동의 모습을 CG를 활용해 보름달이 미소를 지으면서 바라보는 모습으로 그리기도 했다. 상상력이 돋보이는 시도였다.

◆ 초능력

주홍빈의 몸에 돋은 칼과 각종 초능력은 그가 과거에 받은 상처로 생긴 것이다. 또 SF멜로라는 '아이언맨'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언덕길을 굴러가는 수레 때문에 손세동이 다칠까봐 괴력을 발휘한다거나, 고자경(한정수) 비서를 달 표면까지 집어던지고, 자동차와 경주에서도 속도경쟁에서 밀리지 않는 주홍빈의 초능력 발휘 장면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엄청난 스케일은 아니지만, 브라운관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티브이데일리 성선해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IHQ, 가지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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