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에릭이 말하는 배우 문정혁(인터뷰)
[헤럴드POP=김은주 기자] 문정혁(35)의 출발은 에릭이었다. 국내 최장수 아이돌 신화의 리더가 첫 자리였다. 지난 1998년 1집 앨범 '해결사'를 내놓고 달려온 지 16년. 그동안 가수 에릭에 가려져있던 문정혁을 꺼냈다. 지난 2003년 MBC 드라마 '나는 달린다'를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 작품에 출연할 때마다 쓰는 명함이 됐다. 에릭에 물든 팬들은 초반 문정혁이라는 이름이 낯설기만 했다. 그렇지만 문정혁은 조급해 하지 않았다. 매 작품 즐긴다는 마음으로 서서히 자신을 알렸다. 올해 선택한 KBS2 드라마 '연애의 발견'은 배우 문정혁의 성장과 희망을 보여준 작품이 됐다.
'연애의 발견'은 tvN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로 섬세한 필력을 자랑했던 정현정 작가의 작품이다. 연인과 사랑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 했다.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한 사랑의 의미를 담았다. 이 드라마의 제목을 달리 표현하면 '일상의 발견'쯤 되겠다. 드라마 종영 이후 만나본 문정혁은 "다 쏟아냈다"며 이번 작품에 대해 만족해했다. "배우 생활한 뒤로 칭찬만 받아본 건 처음"이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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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문정혁. 사진=송재원 기자] |
문정혁이 '연애의 발견'을 선택하기까지 쉬웠던 건 아니다. 군 복무 직후 복귀작으로 고른 지난 2011년 KBS '스파이 명월' 여주인공 한예슬이 연출자 교체를 요구하며 방송 사상 초유의 촬영 거부로 결방까지 이어지는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후 이렇다 할 작품에 출연하지 않았다. 지난 2012년 신화가 4년 만에 신작을 내놓자 가수 활동에만 매진했다. 신화컴퍼니와 E&J엔터테인먼트 대표로서 처리해야 할 일들도 해결했다. 이 와중에 손에 들어온 대본이 '연애의 발견'이었다.
"작품에 큰 욕심은 없었어요. 신화로서 할 일이 많아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죠. 그러다가 대본이 정말 재밌는 '연애의 발견'을 만나게 됐죠. 당시 신화 일과 겹쳐서 정말 아쉽지만 거절해야 했어요. 그러다가 멤버들의 이해가 큰 도움이 돼 다시 출연할 수 있었죠. 작품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것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요. '연애의 발견'은 후자라서 망설임 없이 골랐어요.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아 넣자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문정혁은 사랑의 아픔을 깨닫는 강태하 역으로 호평을 받았다. 5년 만에 다시 연애하는 남자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시청자는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붙여가며 문정혁의 연기에 박수를 보냈다. 여러 전작으로부터 쌓여온 혹평과 질타가 한 순간에 씻겨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묵직한 칭찬의 무게에 비해 시청률은 다소 가벼웠다. 시청률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배우로서는 아쉬운 성적표였다.
"시청률까지 잘 나왔으면 정말 완벽한 드라마였을 거예요. 만약 '시청률 대박'과 '연기 호평'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연기 호평'이 더 기분 좋을 것 같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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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연애의 발견'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문정혁. 사진=송재원 기자] |
'나는 달린다'를 시작으로 '불새' '신입사원' '늑대' '무적의 낙하산 요원' '케세라세라' '최강칠우' 등 여러 드라마를 통해 연기력을 쌓아온 덕분일까. 현실적으로 세밀하게 묘사된 '연애의 발견' 대사가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이 작품은 '불새' 촬영했을 때 받았던 감정과 비슷한 게 오더라고요. 특히 느끼한 대사를 할 때마다 그랬어요(웃음). 오글거리는 대사가 나오면 '불새'에서 많이 나와 단련돼 있어서 그런지 편하더라고요."
강태하 역에 몰입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여배우 정유미와의 호흡을 꼽았다. 두 사람은 지난 2007년 MBC 드라마 '케세라세라'에서 남녀 주인공으로 이미 만났던 사이다. 7년 만의 재회가 어색했지만 드라마가 들어가자 언제 그랬냐는듯 환상의 '케미'를 보여줬다. 문정혁은 정유미에 대해 "예전이랑 똑같더라. 7년 전에는 갓난아기였다면 지금은 아기같다. 모진 대사를 쏟아내고 나면 가슴이 아프다"라며 "원석같은 배우다. 순수한 모습도 여전했다. 그의 앞에서 연기를 하면 내 모습이 거울에 반사되듯 비춘다"라고 평했다.
문정혁이 긴장한 상대는 배우 성준이었다. 한여름(정유미)의 과거 남자 강태하에 필적할만한 멋진 남하진(성준)이다.
"하진이는 잘생긴 데다 다정다감하죠. 여자에게도 정말 잘하는 인물이에요. 제가 봐도 여름에게 끼어들 자리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로맨스 드라마인데 어느 한 인물에 쏠리면 긴장감이 끊어지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정현정 작가나 PD가 태하 캐릭터에 힘을 불어넣어줬죠. 멋진 대사나 행동 등으로 강태하의 매력을 보여줬습니다. '이 정도면 하진이랑 대결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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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연애의 발견'으로 호평을 받은 배우 문정혁. 사진=송재원 기자] |
'연애의 발견'은 전 여자친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실제로도 전 여자친구를 찾아간 적이 있는지 묻자 "그런 적 없다"라고 답했다.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문정혁은 "다정하기보다 많이 까부는 편이다. 여자 친구가 생기면 애인보다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놀기 편한 사람이 돼 있더라"고 답했다.
"연애는 잠시 휴업 중"이라는 문정혁은 "결혼은 부모가 소개시켜주는 사람과 하지 않을까"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다음 작품은 뭘까.
"'어떤 작가의 어떤 작품을 해야지' 이런 거창한 욕심은 없어요. 다만 제가 재밌다고 느끼는 작품을 대중도 즐겁게 봐줄지 확인하고 싶어요. 대중에게 좋은 남자로 기억되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012년부터 방영된 JTBC '신화방송' 출연에 대해서는 "6명 모두 다시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때 출연할 것"이라며 예능 계획을 밝혔다. 내년 1월 컴백하는 신화 일정에 올인한다는 각오다. 이제부터는 신화 에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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