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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웨이-김태용, 가끔은 영화같은 현실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윤지혜 입력 2014. 07. 05. 09:53 수정 2014. 07. 0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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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한여름, 때 아닌 만추(晩秋)의 커플이 탄생했다. 며칠 전 결혼을 발표한 배우 탕웨이(35)와 김태용 감독(45)이다.

중국을 비롯한 한국의 뭇 남성들은 부러움 섞인 탄식을 내뱉으며 공황상태를 경험하고 있다. 김태용 감독이 만든 영화의 제목을 빌어보자면, '만추(2010)'에 탕웨이와 '가족의 탄생(2006)'을 현실로 만들어내니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보다 더한 경악을 느끼고 있단다.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 될 것입니다"

탕웨이와 김태용의 인연은 영화 '만추'에서부터 시작된다. 탕웨이로서는 영화 '색, 계(2007)' 이후 4년 만에 출연하는 작품이었다.

'색, 계'는 탕웨이를 일약 세계적인 배우로 부상시켜놓았지만, 정작 고국에선 외면당하게 만든 영화였다. 그가 맡은 역할이 중국의 독립운동을 하다 친일파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이라는, 그리고 선정적인 정사장면을 찍었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연예활동을 못하게 된 것이다. 결국, 이 젊고 재능 있는 여배우는 홍콩영주권을 취득할 수밖에 없었다.

종종 연예인들은 배우와 스타라는 갈림길 앞에 서게 된다. 갈라지지 않으면 참 좋을 텐데, 삶은 이렇게 얄궂다. 탕웨이에겐 영화 '색, 계'의 시나리오였다. 영화가 가져올 파장을 아예 모르진 않았을 텐데, 그는 시나리오를 받아들었다. 이는 배우로서의 욕망이 컸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선택이다.

'만추'는 지독한 외로움의 끝에 선 여자 '애나'와 사랑을 파는 남자 '훈'의 맞부딪힘을 통해 '만남(사랑)'을 그려낸 영화다. 상업적인 성공을 보장하기는커녕 만만치 않은 인물의 내면연기에다가 심지어 영어연기는 처음인 외국인 배우와 해야 한다. 어찌 보면 오랜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드러내는 것치고는 탐탁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선택했다.

이쯤 되면, 탕웨이가 영화배우라는 자신의 직업을 상당히 '사랑'함을 알 수 있다.

탕웨이의 명성에 비하면 턱 없이 모자라지만, 김태용 감독도 알고 보면 영화 '참 잘 만드는', 인기 '좀' 있는 감독이다. 지인 혹은 팬들 사이에선 'T-드래곤'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다. 비록 흥행성은 적었지만 그가 만들었던 '가족의 탄생'과 '시선 1318(2008)', '만추'는 많은 이들이 눈여겨본 작품이다.

흥행하기 어려울지도 모를 영화를 계속 만들어낸다는 것은 영화에 대한 어지간한 '사랑'이 있지 않고선 불가능하다.

'만추'에서 탕웨이가 현빈이 아닌, 김태용 감독과 마주친 것도 무리가 아니다. 감독노릇 제대로 하는 감독들은 자신과 동일시되는 작품을 만들고 배우노릇 제대로 하는 배우들은 그 작품과 사랑에 빠지기 때문이다. 사실, 좀 억지스런 논리다. 그렇다면 모든 작품의 여주인공과 감독이 사랑에 빠졌게? 하지만 '만추'는 이 억지가 통할만큼 좀 '각별한' 느낌이다.

현실은 영화 같지 않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매번 그 유혹에 빠져드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화를 만드는 배우와 감독이다. 그러니까 연기하고, 찍을 수 있는 거다.

영화 '만추'는 김태용 감독이 한기 서린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주인공 '애나'에게 던지는 한 편의 '영화'같은 위로다. 리메이크된 작품이긴 하지만, 작품 전체를 흐르는 감성은 김태용만의 것이다.

어쩌면 탕웨이는 '애나'를 연기하며, '애나'가 경험한, 위로와 같은 '사랑'을 실제로도 느끼고 싶지 않았을까. 김태용 또한 자신의 위로를 고스란히 받아내는 배우 탕웨이에게 애틋한 감정이 일었을지도 모르겠다. 이 두 마음이 부딪혀 영화를 현실로 끌어내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물론, "영화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증인"이라는 말에서 기인한 지극히 개인적인 추측이며 상상이다.

'영화'를 '꿈' 혹은 '이상'이라고 한다면, 사실 '현실'과 '꿈'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멀리 떨어져 있진 않다. 앞만 보고 걷는 사이 지나친, 어느 구석진 골목에서 웅크리고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종종 꿈을 놓치는 이유는, 꿈은 꿈일 뿐이라 여기며 도달해야할 현실적인 목표만을 바라보는 각박한 시선 안에 있다.

그렇다고 무작정 '꿈은 이루어진다'고 외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그동안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었단 깨달음이다. 현실을 직시하며 제대로 누벼야 할 까닭이 허황된 꿈을 꾸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허황될지도 모를 꿈이 현실로 내려앉는 방법이기 때문이란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영화 '만추', 그리고 배우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결합이 주는 느낌이 '각별한' 이유다. 이젠 많은 영화감독들과 감독지망생들의 로망이 된 김태용. 그가 배우 탕웨이와 함께 만들어낸 영화 같은 현실이 또 다른 영화 같은 현실들의 강렬한 동기가 되길, 조금은 억지스럽게 꿈꿔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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