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발전한 한국, 근데 아직도 해외 입양을 보내?"

2014. 6. 1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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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민영 기자]

영화 < 프랑스인 김명실 > 의 포스터.

ⓒ 롱메트라지 필름

한국 전쟁 이후, 약 15만 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됐다. 그중 약 1만 명의 가장 많은 입양아를 받아들인 프랑스. < 프랑스인 김명실 > 이지현 감독은 2004년, 유학시절에 영화의 주인공인 쎄실 들래트르(Cecile Delaitre)를 만났다.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돈의동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 프랑스인 김명실 > 의 기자간담회에는 이지현 감독이 혼자 참석했다. 주인공 쎄실은 갓난아기 시절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입양된 한국계 프랑스인이다.

"뿌리를 고민하는 많은 입양아, 피치 못할 상황이라면 국내 입양해야"

이지현 감독은 "쎄실로부터 자신이 한국에서 있던 '혜성 보육원'을 찾아가 봐달라는 편지를 받은 이후 입양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보육원에 가보니 쎄실의 친부모를 찾을 수 없다는 게 명백해졌다"며 "그 상처가 나에게로 다가왔다"면서 영화제작 계기를 설명했다.

그는 "나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직은 한국에 있는 입양에 대한 나쁜 관습들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 < 프랑스인 김명실 > 이 깊이 있게 입양 제도를 다룬 건 아니지만, 해외입양 문제에 대해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지현 감독은 "입양이 피치못할 상황이라면 최소한 해외입양은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국의 해외입양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피치 못할 상황이라도 해외 입양은 제외하고 다른 걸 생각해야 해요. 적어도 국내 입양이 되면 뿌리에 대한 고민은 덜 할 테니까요.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입양이 크게 기업화 돼 있어서 그 방법이 너무 쉽다는 것도 문제죠." (이지현 감독)

절친한 친구 이야기..."영화 속에서는 남처럼 보이게 하고 싶었다"

영화 < 프랑스인 김명실 > 의 주인공 쎄실 들래트르.

ⓒ 롱메트라지 필름

이지현 감독은 쎄실과 절친한 친구사이다. 하지만 영화는 쎄실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담담하게 남 이야기 하듯 풀어낸다. 이지현 감독은 "소외된 사람을 더 소외시키거나 남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내 시점에서 끌어가는 영화지만, 친구(쎄실)를 불쌍하게 본다거나 존경하는 감상적인 태도는 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쎄실의 입양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생생한 이야기고 그야말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며 "그저 나에게 '해외입양'이라는 돌멩이를 던져준 한 사람으로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 프랑스인 김명실 > 은 주인공 쎄실 뿐 아니라 다른 입양사례과 미혼모 문제까지 담아낸다. 이에 이지현 감독은 "입양문제를 다루다 보니 미혼모 등 추가적인 문제들도 많이 보였다"며 "그런 문제들은 더 깊이 있게 다루는 영화가 많은 만큼, 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면에서 진지하고 담담하게 다가가고 싶었다"고 했다.

"쎄실이 한국에 두 번째 방문했을 때 '한국이 이만큼이나 발전했어?'라고 하더라고요. 그 의미는 '이렇게 발전한 한국이 아직도 해외입양을 왜 하느냐'는 것과 '한국이 단기간에 많이 발전했다'는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았어요. 이 영화가 해외입양문제에 대해 같이 생각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작은 기폭제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이지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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