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자들' 강하늘 "가장 공감가는 캐릭터는 효신이었다" [인터뷰]

한예지 2013. 12. 21. 08:2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속자들 강하늘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배우 강하늘은 솔직했다. 조금의 포장이나 계산없이 상대에게 마음을 열고 거침없이 자신을 꺼내보였다. 사람들이 자신을 향한 평가가 어떤지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는 자기 중심적이어서가 아닌 자신의 생각과 신념에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다.

강하늘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SBS 수목드라마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에서 다정다감하지만 부모의 억압으로 괴로워하는 내면의 아픔을 간직한 효신 선배로 열연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내가 한 역할이라서가 아니라 '상속자들'을 시청자 입장으로 봤을 때 가장 애착이 가고 공감이 갔다"며 "유일하게 고3이며 꿈에 대한 열망과 부모님과의 갈등, 이성적인 사랑 문제에 있어서 가장 현실적이었다"고 고백했다.

솔직히 '상속자들'은 매력적인 등장인물과 이들의 로맨스에 열광하게 했지만, 현실적으로 '대한민국 1% 재벌 고딩'이라는 스토리는 공감대를 형성하긴 부족했다. 그런 의미에서 강하늘은 효신에 대한 애착이 컸고 "다시 배역을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다고 해도 똑같이 효신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효신과 실제 강하늘이 닮은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효신은 남들 앞에서 능글맞고 능청스럽게 굴지만 사실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답답해하며 힘들어하는 캐릭터였다. 실제 나도 남들 앞에선 부정적인 생각을 말하려 하지 않는다. 듣는 사람이 부담스러워할까봐 힘든 내색을 안하려다보니 오히려 겉으로 능청스럽게 구는 부분이 있다. 효신이란 인물을 만들어갈 때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효신은 부모님과 갈등을 빚고 괴로워하며 보는 내내 시청자들을 불안하고 안타깝게 만들었다. 자살이 암시되는 극 중 장면으로 효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아니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컸다. 다행히 군대로 도피처를 택했다. 다소 힘빠지는 전개이기도 했다. 이에 강하늘은 효신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고 전했다.

"결말을 모르니까 많은 상상을 했다. 정말 자퇴 아니면 유학, 자살까지. 오히려 알 수 없는 부분이 더 스릴있고 재밌었다. 그게 진짜 효신으로 살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결말을 알고나서 효신이라면 군대가 가장 큰 도피처가 될 수 있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다른 예상보다 가장 현실적인 돌파구였다."

강하늘은 군대 신을 위해 직접 머리를 밀까도 생각했지만 다음 신이 10년 뒤 상상 파티 신이라서 할 수 없다고 아쉬워했다. 또한 실제 꿈이 "고1때까지는 군인이었다"며 "'진짜사나이'를 보면 불끈불끈하다"고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실제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겠느냐고 묻자 "그래도 꿈을 선택하겠다"며 "부모님 말씀이 맞는 거겠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이기에 무너지고 좌절해도 내가 택한 길이니 후회해선 안 되고 그 이후 더 성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극 중 홍삼 신도 궁금했다. 실제 홍삼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어린아이처럼 표정이 찌푸려졌다. "100% 원액이고 누구나 먹으면 인상이 구겨질만큼 썼다. 참으며 연기하느라 힘들었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그가 이제야 그 나이 또래 같아 보였다.

그는 1990년생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생각이 깊었고 진지했다. 어른스러운 외모도 한 몫했다. 그는 멋쩍게 웃으며 "'노안'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서 괜찮다. 사실 그래서 더 다행이다. 교복을 벗고 다른 역할을 해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처럼 들린다"고 대답했다. 긍정적이고 매력있는 친구라는 생각이 들게하는 답변이었다.

효신은 극 중 짝사랑하는 선생님 임주은과 이마키스를, 서로 다른 이를 마음에 두고 질투심에 하는 입술키스를 김지원과 나눴다. 강하늘이 작품 속에서 키스 신을 한 것은 처음이다.

강하늘은 "정말 두근두근 떨렸다"고 쑥스러워했다. 개인적으로는 "입술에 하는 것보다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하는 것이 더 사랑스러워 보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남자, 꽤 귀엽다. 어쩌면 선수일지도.(웃음)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지원과는 '상속자들'로 두번째 만남이며 상상신에서는 러브라인을 예감케했다. 최종회에 앞서 김지원의 트위터에는 '오늘부터 1일?'이라며 커플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아그대'때는 같이 붙는 신이 없어서 못 친해졌지만 이번에 굉장히 친해졌고 알고보니 닮은 구석이 많더라. 서로 취향이 맞아 영화 음악 전시회 같은 걸 추천한다. 그 사진은 마침 그때 옷이 커플룩 같더라. 콘셉트 사진이었다"고 밝혔다.

스스로 효신의 10년 후 임주은과 김지은 중 누구와 함께 있을 것 같느냐고 묻자 "정말 효신이라면 아마 두 사람 다 함께이진 못할 것 같다. 제국고 때의 인연과 엮이고 싶어하지 않고 군대 다녀와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을 때 다른 누군가가 있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러나 둘 중 하나를 택한다면 "라헬이와 더 가까워졌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그는 스무살 때 3년을 만난 여자친구가 있었다고 고백했고 이상형은 "자신의 꿈을 사랑하는 여자"라고 밝혔다. 연애 스타일은 "여자친구가 날 만났을 때 하루하루가 드라마나 영화같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한 사소한 것에도 의미부여를 많이 하고 이벤트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그중 여자친구가 가장 감동했던 건 여자친구가 먹고 싶어하는 음식의 레시피를 찾아서 직접 도시락을 싸줬던 일이란다.

애교가 많을 것 같다는 평가엔 "집에서 장남이라 애교가 없다"며 "두살 터울의 남동생이 한 명 있는데 나랑은 딴판으로 공부를 정말 잘한다. 학교 졸업하기도 전에 회사에 스카웃 돼 다니고 있다"고 동생자랑을 늘어놓는 '동생바보' 형의 모습을 보여 미소를 짓게 했다.

학창시절의 그는 예고를 나왔고 쾌활하지도 그렇다고 아웃사이더같은 성격도 아니었다고. 대학을 연기 전공으로 가기 위해 실기 준비를 하느라 학교에서 24시간 연기 연습에 몰두했던 일화를 털어놓기도 하고 당시 별명은 본명 김하늘을 소리나는대로 불러 생긴 '마늘'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좋아하는 과목은 사회, 그리고 사회과 부도. 세계지도를 보는 것을 좋아하고 펼쳐본 페이지에 나온 도시를 찾아보며 즐거워했다는 엉뚱 순수남이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땐 여행 다니거나 찜질방 가기를 좋아하고 술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주량은 소주 4병. 연극을 전공하고 뮤지컬 배우로 데뷔해 꾸준히 공연활동을 한 만큼 공연 끝난 후 술을 마시는 것이 단련된 탓도 있고 애초 부모님이 술을 잘하신다고. 술버릇도 얌전히 잠들고 귀소본능이 있어 참 좋은 것 같다는 그다.

연극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교회에서 성극단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그는 실제 종교는 없지만 연극을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또 그의 부모님 두분 모두 연극배우 출신이었다. 끼를 물려받은 셈이다. 그는 "이렇게까지 버틸 수 있게 힘이 되 준 건 부모님"이라며 "내 연기를 보신 뒤 객관적인 코멘트를 해주시니까 민망하고 쑥스러워서 일부러 방에 숨고 그랬는데 사실 굉장히 감사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그는 연기연습 할 때 보통 다큐멘터리를 본다. 이유는 더욱 실감나는 연기를 위해서다. 드라마 '투윅스'에서 자폐아 역으로 특별 출연했을 때도 시선을 사로잡는 강렬한 연기로 대중에 각인됐다. 이에 대해 "길지 않은 신이었지만 그럴 수록 짧은 시간 안에 그 인물에 숨결을 불어넣으려면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생각했고 자폐아 증상을 공부하고 '인간극장' 같은 프로를 많이 봤다"고 전했다. 이는 그가 지닌 연기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엿보게 했다.

강하늘은 뮤지컬계에서는 아이돌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쓰릴미' '블랙 메리 포핀스' '어쌔신' '스프링 어웨이크닝' 등 대작들에 출연할만큼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그 역시도 "무대가 고향이다"라고 뮤지컬에 관한 동경과 갈망을 드러냈다.

"누군가 나에게 내 삶의 마지막 작품을 뭘로 할 거냐고 묻는다면 공연이라고 주저없이 답할거다. 연극으로 시작해 많은 걸 배웠다. 무대를 사랑하는 이유는 첫 시작부터 하나의 대본으로 배우들과 맞춰가며 밀도를 쌓아간다. 점점 쌓여서 하나의 신이 되고 결국 꽉 찬 하나의 공연으로 마무리 됐을 때의 희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감동이다."

이어 그는 "매체 연기는 어떻게 보면 내가 집 나와서 고생하는 것"이라며 "시간에 쫓기고 분량에 쫓긴다. 개인적으로 소모전을 하는 느낌이 든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단 시간에 최대한 순발적으로 꺼내는 거다. 그게 언젠가 동나게 될거라고 생각하고 이를 채워주는 게 무대"라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왜 매체 연기를 하느냐고 묻자 그는 현실적이고 고질적인 공연계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정말 좋은 작품과 배우들이 관객이 없어서 일찍 문을 닫는다.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그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내가 조금이라도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인지도 때문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약속할 수 있다. 나를 알고 공연을 보러 와주신 분들이 정말 더 좋은 작품을 알아가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아이돌의 티켓 파워나 아이돌 팬덤 마케팅에 대해서도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물리적으로 어쩔 수 없고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 역할을 맡고 싶어하던 수많은 사람들을 대신해서라도 책임감을 갖고 잘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그는 뮤직드라마 몬스타를 했을 때 "실제 그 자리에서 음악하고 노래부르는 모습이 뮤지컬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고 말했다. 노래방 18번을 묻자 "요즘 가사가 좋아서 윤도현 밴드의 '박하사탕'을 부르고 있다"고 답했다.

강하늘은 소속사 선배인 배우 황정민과의 인연도 공연을 통해 맺게 됐다. 그의 공연을 본 황정민이 강하늘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 그러나 강하늘은 "사람들의 오해 중에 내가 어떤 작품을 들어가던 선배님 덕분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모든 작품에 오디션을 보고 정정당당히 연기를 평가받는다. 황정민 선배에게 감사한건 이 모든 과정을 가만히 지켜봐주시는 거다. 실패해도 내 몫이고 성공해도 내 몫으로 보고 존중해주신다"고 말했다.

이어 황정민을 "정말 그 유명한 배우가 맞나 싶을만큼 인간적이신 분"이라고 설명했고 그가 한 충고 중 "그냥 해"라는 말이 가장 와 닿았다고 밝혔다. 그 말이 많은 뜻을 담고 있다며.

반대로 자기평가가 냉철하고 솔직한 그에게 스스로 충고를 한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느냐고 묻자 "더 깊이 있게 고민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늘 돌이켜보면 내 연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천상 배우다. 연기를 생각하고 말하며 고민하는 자세가 사뭇 진지했다. 그는 다가올 2014년도에 대해서도 "앞으로 어떤 많은 일들이 생길지 모르겠지만 그 일들을 다 겪으며 살아가도 나의 연기관, 예술관, 생각, 신념, 심지들을 지키며 살고 싶은 용기와 힘을 갖고 싶다"고 소망했다. 스물 넷의 나이에도 이처럼 견고한 의지를 지녔다는 점이 못내 놀랍고 대견하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지니 또 천진난만하게 답변하는 그의 모습은 다행이기도 했다. 강하늘은 배우로서의 신념과 일상에서의 자기 자신을 모두 간직했기 때문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유치원 때 받았던 배트맨 인형이다. 당시 '날개가 달린 배트맨을 갖고 싶어요'라고 일기장에 썼는데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정말 배트맨이 있었다. 아직도 생각난다. 배트맨 등에 은색으로 뺏다 끼는 날개가 정말 신기했다. '어떻게 알았지? 나만 볼 수 있는 건데?'라며 놀라워했다.(웃음) 이번 크리스마스때는 받고 싶은 선물이라기보다 친구들과 재밌게 보내고 싶다. 영화 '행오버'처럼 밑도 끝도 없이 정신없게 놀아보는 그런 크리스마스가 됐으면 좋겠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강하늘

| 상속자들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