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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뉴스 9시' 중징계, 방통심의위 소위 위원들 무슨 말 했나 보니..

입력 2013. 11. 29. 18:00 수정 2013. 11.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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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미디어스' 기자, 소위에 참석해 심의위원들 발언 내용 기록

"국민이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정부의 청구 이유" 자의적 규정

"엉터리 기준 가지고 뉴스를 편집…굉장히 심각한 문제" 비난

진술인 'JTBC' 부국장엔 "몇 년 근무했느냐" 엉뚱한 질문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통심의위) 방송소위원회 정부·여당 쪽 심의위원들이 지난 5일 방송된 'JTBC 뉴스9'(뉴스9)이 불공정했다고 주장하며 특히 손석희 앵커를 겨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심의위원들이 공정성 시비를 빌미로 언론 자유를 제한하는 듯한 발언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스> 기자가 27일 열린 소위원회 현장에 참석해 기록한 내용을 살펴보면, 권혁부 소위원장은 회의에서 뉴스 가치의 판단과 편집 등은 언론의 자유에 해당하는 부분인데도 이를 침해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뉴스는 정부가 통진당에 대해 정당 해산을 청구한 이유가 뭔가가 핵심이다. 국민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부분이다. <제이티비시>는 그것을 1분만 다뤘다"며 문제 제기를 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부분'을 '정당 해산 청구 이유'라고 자의적으로 규정해버린 것이다.

권 소위원장은 또 '뉴스9'을 뜬금 없이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의 '땡전 뉴스'에 빗대며 "땡전뉴스가 왜 문제가 됐나? 뉴스는 공정해야 한다. 김재연 (진보당) 대변인 인터뷰는 8분이었다. 통진당의 반론이 있다고 한다면 다른 정당의 반론도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땡전뉴스는 전 전 대통령 당시 방송 뉴스에서 9시 정각을 알리는 '땡' 소리가 난 뒤 어김 없이 뉴스 화면에 전 전 대통령의 뉴스가 나오는 것을 풍자한 말이다.

이날 의견 진술인으로 참석한 김상우 보도국 부국장은 "저희들이 추구하는 바가 한걸음 더 들어가자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단편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이슈가 되는 중요한 뉴스를 심층적으로 집중적으로 다뤄보자는 그런 차원이다. 요즘 이슈가 되는 사람은 7~8분 할애해서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같은 날 <티브이(TV)조선>은 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와 관련해 열 꼭지의 뉴스를 내보냈는데, 이 가운데 한 꼭지에서만 '통진당 맹비난···"정권 몰락은 필연적"'이라는 제목을 달아 진보당의 반응을 전달했다.

정부·여당 쪽 심의위원들은 손 앵커의 자질을 문제 삼는 발언도 이어갔다. 권 소위원장은 손 앵커가 박원순 시장과의 인터뷰에서 '유도성 질문'을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엠시(MC·진행자)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본다.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부정적일 수 있는 답이 안나오니까 똑같은 질문을 했다. 유도성이다. 엠시(MC·진행자)는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취임 2돌을 맞은 박 시장과의 인터뷰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제가 보기에는 통상적으로 과거 다른 어느 방송도 후보자로 예상되는 사람을 불러놓고 대담 기회를 주지 않는다. 그것은 다른 부분을 따져봐야 하는데, 민주당 출신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정부·여당 쪽 심의위원인 엄광석 심의위원은 헌법학자인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출연 자체가 문제라고 따졌다. 그는 "제이티비시는 헌법학자 30명을 조사해 16명이 응답했는데, 정당 해산에 찬성하는 의견이 6명, 반대하는 의견이 7명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양쪽 입장을 들어야 한다는 게 기본인데 정당 해산에 부정적인 의견만 들었다. 심한 불균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우 부국장은 "기계적 중립을 말씀하시는 것이냐? 정부의 정당해산 심판 청구 이유에 대해서는 그동안 많이 다뤘다"고 반박했다.

엄 심의위원은 자신의 '30년 기자 경력'을 내세워 제이티비시의 보도가 공정성에서 어긋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김상우 부국장이 공정성 문제 제기에 대해 반박을 하자 사안의 본질과는 전혀 상관없는 '언론사 근무 기간'을 따졌다. 엄광석 심의위원은 "(보도국에서) 몇 년을 근무했느냐"고 물었다. 김 부국장은 24년차 경력의 기자로 "1989년부터 일했다"고 답했다. 이에 엄 심의위원은 "저는 30년 동안 근무했는데, 내 판단 근거에 의하면 공정성에 어긋난 것이라고 보인다. 인정하지 못하느냐?"고 몰아세웠다.

엄 심의위원은 또 제이티비시 뉴스가 '엉터리 기준'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도하는 사람이 잘못된 가치관과 기준, 생각을 가지고 있어 매우 놀랍다. 종합뉴스라면 객관성과 공정성을 최고로 담보해야하는데 엉터리 기준을 가지고 뉴스를 편집하고 있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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