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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천명' 이동욱, 딸바보? "실제 아버지는 좀 무뚝뚝하셨죠"

입력 2013.07.12. 17:19 수정 2013.07.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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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영 기자 / 사진 정영란 기자] "처음에는 도망 다니느라 살이 빠졌는데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살이 더 쪘어요. 후반으로 갈수록 너무 힘드니까 자꾸 먹게 되더라고요. 먹는 걸로 버텼죠."

무려 석 달이었다. 제목을 이토록 충실히 따를 수도 없었다. KBS 드라마 '천명:조선판 도망자 이야기'(극본 최민기 윤수정, 연출 이진서 전우성)에서 배우 이동욱은 살해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되는 내의원 의관 최원 역을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부지런히 뛰어다녔다.

최근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동욱(31)은 입 주변을 시커멓게 덮었던 수염을 말끔히 깎고 나타나 외양은 최원의 모습을 완전히 벗은 듯했다. 하지만 맑고 깊은 눈으로 상대를 쳐다보며 진지하게 인터뷰에 임하는 폼새가 상대를 생각하는 최원과 닮아있었다.

특히 드라마에서 이동욱은 무려 두 여자에게 사랑을 받았지만 그에게는 정말 특별한 사람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딸, 랑이로 출연했던 김유빈. 불치병에 걸린 딸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그는 랑이 얘기가 나오자 여느 딸바보 아빠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유빈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더 친해져서 부성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느껴본 것 같아요. 제가 잔 부상이 많았거든요. 아플 때마다 랑이가 상처 난 부위 만져주면서 빨리 낳으라고 하는데 그럴 때도 정말 예뻤죠."

지붕 위에서 떨어지고 넘어다니는 등 '천명'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위험한 장면들이 꽤 많았다. 이동욱 역시 이를 찍으면서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죽을 고비도 몇 번 넘겼다고 말할 정도니 말 다했다.

"랑이를 안고 도망 다니는 거 자체가 너무 큰 부담이어서 스트레스 진짜 많이 받았다"고 말문을 연 그는 "저 다치는 건 아무렇지 않은데 혹시라도 애가 잘못될까 봐 걱정됐다. 특히 나이도 어린데 행여라도 트라우마로 남지는 않을까 안쓰러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랑이는 괜찮은 척하는데 사실 힘들었던 거 같다. 아이를 딱 안으면 무서워서 몸이 굳어있었다. 왜 안 그렇겠느냐. 9살짜리가 그냥 말 타는 것도 무서운데 말에서 떨어지라고 하니 당연히 무서웠을 거다"고 걱정했다.

앞서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나요~"라는 대사로 유행어 아닌 유행어를 만들어낸 이동욱은 이번 드라마에서는 "오야"라는 대사를 유독 많이 사용했다. 혹시 유행어를 노린 것이 아니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 건 아니고 '오야'라고 대본에 쓰여 있었어요. 작가님도 그걸 굉장히 강조하셨죠. 이 '오야'라는 짧은 두 글자가 진짜 아버지 같은지 아닌지 판가름이 나니까 진짜 아버지처럼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셨거든요."

사실 그의 연기에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랑이와의 부녀연기는 갈수록 무르익으며 진짜 아빠와 딸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실제로는 아버지가 된 경험이 없는데 그의 부성애 연기는 '관찰'에 의한 것일까. 이동욱의 아버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실제 아버지는 되게 무뚝뚝하고 무덤덤하시다. 그렇다고 해서 '못해주고 잘해주고'의 느낌이 아니다"라며 "나는 아버지 사랑을 충분히 받으면서 컸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나라 아버지들은 겉으로는 살갑지 않아도 자식 사랑하는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동욱은 이미 결혼을 한 여동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여동생이 시집을 가서 따로 사는데 가끔 집에 올 때마다 아버지의 눈빛이나 표정이 너무 환해지시는 걸 느꼈다. 그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구나'라고 느꼈다"면서 "오히려 현대 아버지에 비해서 극중 원이가 조금 더 오바스러운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사실 이동욱은 연기학원에 다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오디션을 보고 MBC '베스트극장'으로 데뷔한 14년 차 배우다. 단순히 좋아 보여서 호기심에 시작했던 이 일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 그였지만 아직도 신인처럼 겸손하게 소신을 털어놨다.

"'부모님 전상서'라는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선생님들과 함께 했는데 모두 다 대단하시고 장점을 가지고 계셔서 '롤모델을 갖는 게 무의미하구나'를 느꼈어요. 그분들이 갖고 있는 장점 하나씩만 배워도 진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예전에는 알 파치노, 송강호, 설경구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그분들뿐만 아니라 저보다 먼저 연기한 분들은 다 대단하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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