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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반수' 최강치는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입력 2013.05.08. 12:09 수정 2013.05.0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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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창우 기자]

반인반수 임에도 사람이 되고자 소망하는 강치(이승기 분)과 그를 믿어주는 여울(수지 분)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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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 구가의 서 > 속에 등장하는 최강치(이승기 분)는 반인반수다. 신수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겉으로는 멀쩡한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완전한 존재다. 손목에서 팔찌가 떨어지면 그는 초록의 눈과 회색 머리 그리고 송곳니까지, 무서운 구미호로 변한다. 아직까지는 스스로 신수의 힘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까닭이다.

그런데 그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인간의 신체능력을 상회하는 운동신경과 회복력, 그리고 불로불사에 가까운 몸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그는 신수로 살기 보다는 여러모로 신수보다 부족한 인간으로 살기를 꿈꾼다.

이는 강치에게 신수의 피를 물려준 구월령(최진혁 분)과도 대조되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구월령이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었던 이유는 바로 서화(이연희 분)에 대한 사랑에 그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치는 다르다. 강치는 사랑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삶 그 자체를 동경한다. 그건 강치 몸속에 흐르는 인간(서화) 피의 영향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온 그의 남달랐던 성장과정 때문이기도 하다.

사람으로 살아온 20년을 부정당하며 정체성에 혼란을 느껴야 했던 강치가 한 치의 주저함 도 없이 인간이 되고자 소망하는 까닭은 그래서 중요하다. 어찌됐든 신수의 피가 흐르는 만큼, 강치가 어떤 사람이 되느냐에 따라 수많은 사람의 운명의 갈리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강치가 박무솔(엄효섭 분) 같은 사람이 된다면 그는 많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주는 인간이 될 테지만, 반대로 조관웅(이성재 분) 같은 사람이 된다면 그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 되어 세상에 해가 될 것이다.

사람이길 포기하는 세상, 최강치는 어떤 사람이 될까

여울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피를 사용하는 강치의 모습. 7일 방영 < 구가의 서 > 중 한 장면.

ⓒ mbc

어쩌면 백년객관 식구들의 운명, 그리고 넓게는 무형도관과 전라좌수영의 앞날도 강치가 어떤 모습의 인간이 되길 소망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지금의 강치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변수'같은 존재다.

다행스러운 점은 아직까지는 강치가 '기분 좋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7일 방영된 MBC < 구가의 서 > 10회만 보더라도, 실패할 뻔 했던 은괴 5천 냥 회수 작전은 강치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강치의 계략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조관웅의 허탈한 표정은 통쾌하기 짝이 없었으며, 전라좌수영은 강치가 가져온 군자금에 힘입어 차질 없이 거북선 제조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강치는 불완전한 존재이다. 감정 조절을 못해 폭주하거나 팔찌의 보호를 받지 못하면 순식간에 이성을 잃기도 한다. 담평준이 여전히 강치에게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이순신에게 "강치를 믿냐?"고 질문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이순신이 "사람이 되고 싶다지 않냐"며 "사람이면서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에 여전히 사람 되기를 진정 소망하고 꿈꾸는 아이다. 과연 그 아이가 꿈꾸는 사람이란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냐"고 한 무한한 신뢰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물론 중요한 것은 강치 본인이 꿈꾸는 사람이 어떤 모습이냐이다.

강치가 어떤 사람을 꿈꾸는 지에 대한 실마리를 던져주는 중요한 장면도 하나 등장했다. 여울(수지 분)과 함께 백년객관 비밀 창고에 갇힌 강치는 자신이 입힌 상처가 덧나 정신을 잃은 여울을 구하고자 자신의 피를 이용했다. 신수의 피가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을 떠올리고는 여울이 입은 상처 부위에 자신의 피를 발라 준 것이다. 거침없이 손바닥을 칼로 그어 피를 내는 강치의 모습에서 어렴풋이 그가 꿈꾸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것이 권력이 되었든 명예가 되었든 혹은 돈이 되었든, 자신이 조금 더 많이 가졌다면 기꺼이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것을 내 놓을 줄 아는 사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모른 척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돌보는 사람. 그리고 사람의 생명을 무엇보다 중히 여기는 사람. 이날 여울의 상처에 자신의 피를 발라주는 강치는 분명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적어도 강치가 꿈꾸는 사람은 조관웅처럼 사리사욕을 위해 다른 사람의 목숨을 해하는 그런 파렴치한은 아니었다. 그에게선 나눌 줄 알고 베풀 줄 알며 겸손함을 미덕으로 생각하던 지혜로운 박무솔의 모습이 겹쳤고,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줄 알며 불의와는 절대 타협하지 않는 이순신의 강직함도 엿보였다.

반인반수의 최강치는 분명 불완전한 존재지만, '구가의 서'를 찾아 사람이 되는 순간 강치는 누구보다 '완벽한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니 어쩌면, '구가의 서'를 찾지 않더라도, 사람처럼 살고자 하는 마음 그 자체가 강치를 사람으로 살게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드라마 속이든 현실이든, 조선시대든 21세기든, 사람이면서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여전히 사람 되기를 진정 소망하고 꿈꾸는 아이 최강치. 그가 꿈꾸는 사람이 어떤 모습일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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