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방' 이 굴욕? 이젠 최고의 홍보수단

2013. 3. 5.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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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무리 출중한 외모를 가진 연예인이어도 '굴욕짤(일그러진 표정을 순간 포착해 담은 사진)'을 피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히 권상우, 김래원, 한예슬 등 몇몇 연예인들의 '굴욕짤'은 누리꾼들의 합성 사진의 단골 소재다. 의도치 않게 포착된 연예인의 관리되지 못한 표정은 두고두고 팬들에게 잔재미를 주지만 얼굴로 먹고 사는 연예인 입장에선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엔 이러한 '굴욕짤'이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먹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긴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은 '굴욕짤'을 넘어 인기몰이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먹방'의 인기몰이는 배우 하정우로부터 시작됐다. 하정우는 영화 '황해'에서 추레한 내복을 입은 채 입 안에 김을 우겨넣는 장면 하나로 '먹방'의 대세로 떠올랐다. 하정우가 이 영화에서 먹은 음식의 종류만 해도 국밥, 소시지, 어묵, 총각김치, 감자, 컵라면 등 무려 8개. 그는 영화 속에서 실감나고도 맛깔나게 먹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정우가 주연한 영화 '베를린'의 류승완 감독은 "하정우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유난히 음식을 맛있게 먹어 '먹방'을 모두 편집하고 개봉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식가로 유명한 개그맨 김준현은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 공개적으로 하정우의 '먹방'을 지적하며 라이벌 의식을 드러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가수 윤민수의 아들 윤후 군은 하정우에 이어 새로운 '먹방'의 대세로 떠올랐다.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출연 중인 윤 군은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남다른 식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마에 주름이 생길 정도로 식사에 집중하는 모습과 바닥에 떨어진 한 조각의 과자도 놓치지 않는 윤 군의 모습은 프로그램의 시청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윤 군은 방송 출연을 계기로 다양한 광고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밖에 가수 허각, 걸그룹 에이핑크 등의 연예인들도 잇단 '먹방' 공개로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몇몇 연예인들은 '먹방'을 홍보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먹방'의 인기 요인에 대해 "시청자들이 연예인들의 체면을 생각하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바라보며 의외의 재미와 동질감을 동시에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하며 "'먹방'은 연예인들도 시청자들과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란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연예인들의 이미지메이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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