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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수' 최태준 "이방원에 대한 환상, 내가 깬 듯"(인터뷰)

입력 2013. 01. 24. 09:38 수정 2013. 01. 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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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형진 기자] 최태준은 신인배우다. 아직 최태준이라는 이름 석자를 모르는 이들도 많고 얼굴도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에게는 왠지 모를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이름을 알리고 싶어하는 신인의 조급함이 아닌 천천히 기회가 올 때를 기다리며 준비하는 배우의 성실함이 느껴졌다.

이런 그의 태도는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영화 '페이스메이커'를 지나 현재 SBS 수목드라마 '대풍수'에서 극중 이성계(지진희)의 아들 이방원 역을 맡아 출연 중인 최태준에게 그 이유를 들어봤다.

"큰 눈이 예쁘다는 이유로 조인성 아역, 그러나 연기 너무 못했다"

최태준은 사실 아역 배우 출신이다. 드라마 '피아노' 조인성의 아역으로, 어린이 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 민호수 역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그가 처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노는 모습을 보고 성격이 좋아 보인다는 이유로 에이전트에서 캐스팅 제의를 받았고 그 일을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 드라마를 할 때 '피아노' 조인성 선배님 아역 오디션을 봤어요. 감독님께서 제 큰 눈을 보고 예뻐서 캐스팅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연기를 너무 못하니까 조감독님을 붙여서 따로 연기를 가르쳐주셨어요. 그렇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죠."

이후 그는 '매직키드 마수리'를 찍으며 또래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최태준은 자신이 배우를 업으로 삼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연기에 대한 확실한 목표도 이유도 없을 뿐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연기를 쉬고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쯤 그는 다시 연기가 하고 싶어졌다.

"아역 시절에는 제가 하고싶어서 했다기보다는 주변에서 해보라고 해서 했던 거였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제 의지를 가지고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연기했죠. 예고에서 좋은 선생님을 만나 연기를 제대로 배우면서 재미를 느꼈어요."

그렇게 예고를 다니던 그에게 우연한 캐스팅 기회가 왔다. 3학년 선배들 졸업식에 대표로 꽃다발을 전달하던 2학년생이던 그가 3학년 선배들을 제치고 캐스팅 기회를 얻은 것이다. "원래 졸업식 때 연예 기획사에서 와서 캐스팅을 해가거든요. JYP에서 가수쪽에서 기회가 왔었어요. 그런데 저는 연기하면서 힘든 거는 괜찮은데 노래나 춤추는 건 소질도 없고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이쪽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니까 그쪽에서 김명민 선배님이 계시던 소속사를 소개해주셨어요."

"김명민 선배님과의 첫 만남, 연기력을 너무나 갖고 싶었다"

그렇게 그는 존경해마지 않던 배우 김명민과 인연을 맺었다. 김명민에 관한 다큐멘터리 '김명민은 거기 없었다'를 인상깊게 보고 함께 연기를 해봤으면 좋겠다고 꿈꾸던 배우지망생이 직접 그 주인공을 만나게 됐으니 얼마나 떨렸을까.

그는 "선배님께서 처음 하시던 질문이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것이었어요. 비주얼을 이용해 스타의 삶을 살고 싶은지 아니면 힘들고 오래 걸려도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는 배우가 되고 싶은지 여쭤보셨어요. 전 후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죠. 어렸을 때 연기를 못해서 혼이 많이 나서 연기력이 너무 갖고 싶었거든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최태준은 김명민의 집에서 기본적인 발성훈련부터 발음훈련까지 배우기 시작했다. 선생님으로서의 김명민은 어떠냐고 물어봤더니 "연기에 있어서는 굉장히 엄격하시지만 평소에는 아버지처럼 대해주세요"라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연기 수업도 많이 해주시지만 배우로서 기본적인 자세도 알려주세요. 연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훈련만이 아니라 선배님의 경험이나 실수를 말해주시는 거죠.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나태해지고 게을러지지 않게, 좋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래도 가끔은 군것질도 사다주시고 유머러스하셔서 재밌게 해주세요.(웃음)"

" '대풍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방원의 환상 깨버린 것 같아"

그렇게 김명민에게 연기수업을 받으며 영화 '페이스메이커'를 찍었고 '대풍수'로 브라운관에 돌아왔다. 그는 '대풍수'에서 이성계의 아들 이방원 역으로 극의 중반부터 투입됐다. 중반 투입에도 적응이 잘 되냐는 질문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좋은 선배님들을 만나서 다행이다"라며 함께했던 지진희, 지성 등 선배들의 칭찬을 늘어놓는다.

"지진희 선배님은 처음 보자마자 '내 아들이구나' 하시면서 친근하게 대해주셨어요. 지성 선배님은 저와 대립하는 신에서 제 감정이 약하거나 과한 것 같으면 서로 바꿔서 연기해보자고 하시면서 많이 신경을 써주시고요. 굉장히 감사하죠."

좋은 선배들을 만나 즐겁게 촬영하고 있지만 나름대로 고충도 있었다.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라 말투나 단어가 낯설 뿐만 아니라 추운 겨울에 쉬지 않고 계속되는 촬영 환경이 적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추워서 어지러울 정도예요. 제가 나온 첫 장면이 말 타는 장면이었는데 그날 눈이 정말 많이 왔거든요. 최수종 선배님께서 말에서 떨어지신 날이에요. 제가 말을 달려야하는데 말이 겁을 먹고 계속 미끄러지는 거예요. 말은 제대로 안 달리는데 시간은 부족하고. 다시 가자고 할 수도 없었죠.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나중에 말 타는 장면이 있으면 정말 멋있게 찍고 싶어요."

여러모로 최태준에게 있어 '대풍수'는 아쉬움이 많은 작품이다. 그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역사 속 인물 이방원에 대한 환상을 제가 깨버린 것 같아요"라며 죄책감까지 느끼고 있다. 그래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풍수' 이용석 감독에게 역사 공부까지 배우고 있다. 이방원이라는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이해가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다.

"내세울 수 있는 건 나이가 어리다는 것과 열정이 가득하다는 것"

그는 "앞으로도 사극이든 멜로든 액션이든 다양하게 도전해 볼 생각이에요. 이용석 감독님께서 적게 나오든 많이 나오든 많이 해본 놈 못 이긴다고 하셨거든요. 제가 내세울 수 있는 건 나이가 어리고 열정이 가득하다는 거니까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많이 해보고 싶어요"라며 앞으로의 목표를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그는 최종적으로 꿈꾸는 배우의 모습은 무엇일까?

"'빠담빠담'할 때 나문희 선생님께서 스쳐가는 말로 그러셨어요. '세상에는 남자, 여자, 배우가 있다. 남자, 여자는 많은데 배우는 별로 없다' 그 말씀을 듣고 배우가 되긴 힘든 거구나 생각했어요. 그래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그냥 배우라는 말이 앞에 붙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고 열심히 해야죠."

[최태준.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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