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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모자들' 김홍선 감독 "장기밀매, 도처에 깔린 현실이다"..①

최인경 기자 입력 2012. 09. 04. 14:49 수정 2012. 09. 0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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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모자들'을 통해 '장기밀매'라는 불편한 진실을 꺼내보인 김홍선 감독을 충무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개봉 이후 연일 박스오피스를 점령하며 순항을 이어나가는 영화 덕택에 24시간을 쪼개고 쪼개며 보낸다는 그는 인터뷰 이후에도 빡빡한 일정이 잡혀있을 정도로 분주해 보였지만, 얼굴에는 연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악마 감독'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김홍선 감독은 그 감독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인터뷰 내내 호탕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민간인'의 신분이기에 인터뷰와 사진촬영이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다는 그와 함께 한 한 시간은,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는 상반되는 '코믹'에 가까웠을 정도니 말이다.

"영화 속 장기밀매, 빙산의 일각 수준이죠"

처녀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파격적인 소재와 탄탄한 연출이 담긴 '공모자들', 시나리오만으로 출연을 결정지었다는 주연배우 임창정의 강단있는 선택처럼 관객들 역시 그들이 만들어낸 진한 스릴러에 열렬한 반응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난 달 31일, 그 날은 그들이 처음으로 박스오피스 1위라는 기념비적인 성적을 거둬낸 날이기도 하다.

"호평이요? 기분 좋죠. 그런데 아직까지 약간 멍한 기분이에요. 사람들이 재밌다고 얘기해 주는 건 기분 좋은 일인데, 저는 아직까지 신경 써야 할 것도 더 많구요. 영화 '이웃사람'과 종종 비교가 되곤 하는데 기분 좋은 일이죠. 같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서로 평점알바 같은 거 쓰면서 공격하지 말구요(웃음)"

영화는 시종일관 잔인한 핏빛으로 가득하다. 그도 그럴 것이, 살아있는 사람의 배를 가르고 배를 갈라 얻어낸 장기들에 가격을 책정한다는 비인간적인 소재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자 한 감독은 직접 장기밀매 업자들과 따이공들을 만나 얻어낸 '현실'을 영화 속에 녹여냈다. 쉽게 말해, '공모자들'에서 그려진 일련의 잔인한 과정들은 현재 우리 사회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 '사건'들이란 말이다.

"장기밀매 업자들이 그다지 협조적은 아니었죠. 그래서 상업영화 찍으려고 취재한다는 것은 이야기를 안했어요. 저희 아파트 앞 상가 남자화장실에도 '장기밀매' 스티커가 붙어있고, 심지어는 병원에도 많이 붙어있어요. 인터넷에도 엄청 많구요. 찾겠다 하면 굉장히 많아요"

그들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방대한 자료수집을 통해 '장기밀매' 전문가가 될 정도로 소재 자체에 집중한 김홍선 감독. 그렇다면 영화 '공모자들' 속에 녹아든 리얼리티는 과연 얼마나 될까. "거의 못 담았어요. 10퍼센트 정도? 그것까지 관객에게 이야기해야 하나 싶을 정도인 것들은 걷어냈죠. 너무 비호감이었어요. 굉장히 숨겼죠. 영화 속에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이에요. 과장된 것도 절대 아니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굉장히 적나라하다. 장기가 적출되는 장소인 '사우나'라는 생경한 장소는 묘한 그로테스크함을 불러일으키며 미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신선하고 새로운, 깨끗이 씻어내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깨끗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부조리한 일들이 색다를 것 같았죠. 게다가 밖은 바다니, 알리바이 적으로도 완벽하구요. 의학적으로도 장기이식 수술을 하려면 물을 많이 필요하니 깨끗한 물을 얻을 수 있는 건 사우나밖에 없었어요. 많은 의미가 담겨있는 장소죠"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사건으로 채워지는 영화 '공모자들'은 장기밀매라는 소재를 주축으로, 인간의 본성을 건드리는 잔가지들을 여기저기 뻗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영화 자체가 던지는 메시지가 다소 모호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단지 장기밀매가 나쁘다, 아니다하는 일차원적인 것을 던지고자 한 건 아니에요. 쉽게 말해 답이 없는거죠. 열린 생각으로 다가가서, 만약 주변 사람이나 가족이 아픈데 수중에 돈이 있다면 장기밀매를 할 것이냐 그거죠. 그럼 과연 안할 사람이 있을까요?"

그의 의도대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영화 속 인물들이 던지는 질문을 이어받아 상황에 자신을 대입시키기 바쁘다. 끊임없이 "나라면 어땠을까"라며 질문을 던지지만, 돌아오는 것은 영화 속 영규가 그러했듯 이도 저도 아닌 대답뿐이다. 결국 상황에 닥쳐봐야 알 수 있겠다는 두루뭉실한 해답은 선택의 폭이 개개인의 속성에 따라 좌지우지 될 수 있다는 지극히 열린 결말을 가져다준다.

"그렇죠. 어떻게 보면 자기 도덕성에 맡기는 거죠. 현재 사회가 이런 일들이 너무 많이 일어나니, 한번 더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싶었어요. 한 남자와 장기밀매 집단의 이야기를 통해 저는 그런 것들을 던져주는 역할인거죠. 장기밀매를 해야 돼, 말아야 돼를 던지는 게 아니라 그 문을 약간 열어준 거죠"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메시지를 던진다는 것.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이번 영화가 처녀작인 김홍선 감독에겐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사회적 경각심을 주는 의도, 분명히 있었죠. 그런데 그것보다 더 큰 의도는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스릴러 영화의 장르적 쾌감이 첫 번째 였죠. '부러진 화살'이나 '도가니'는 장르보단 사회적 이슈가 더 컸다면, 저희 영화는 장르를 통해 사회적 이슈가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너무 큰 바람인가요?"

[사진= 서이준 기자]

최인경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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