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은 봉이 아닙니다

임혜영 기자 2012. 6. 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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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도 직업귀천 현상이 있었다.

이전부터 연예계에서는 기준을 모를 잣대를 두고 암묵적으로 배우, 가수, 코미디언 등의 분야를 나눠 급수를 따지는 근본을 알 수 없는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 중 코미디언은 가장 하급 대우를 받으며,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뒤치다꺼리를 할 뿐만 아니라 제 한 몸 바쳐 웃음을 실어 나르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배우나 가수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코미디언들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 상황의 심각성이 짙어지고 있다. 코미디언들이 대우를 받지 못하는 데에는, 그들을 낮게 평가하는 인식이 깊게 뿌리박혀 있기 때문이며, 이러한 인식의 단면은 지난 5월 31일 방송된 KBS '해피투게더3'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날 방송에서 이지훈은 자신의 프로필 소개가 마음에 들지 않다는 이유로 선물 받은 쥐포를 'G4' 멤버인 김원효에게 던졌다. 그것을 받은 김원효는 "사과하라."라는 주위의 의견에 별다른 저항 없이 이지훈에게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고 매우 공손한 자세로 쥐포를 다시 선사했다. 그제야 이지훈은 만족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 순간 왜 그가 사과를 해야 했는지, 왜 무릎을 꿇었어야 했는지는 그 누구도 이유를 알 수 없다.

만약 이 같은 장면이 나쁜 의도 없이 단순히 웃음을 만들려는 '상황 설정'이었다 하더라도, 그것이 코미디언들에게 너무 쉽게 용인되는 것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그들은 대중에게 웃음을 주는 '연기자'이지 결코 '웃음거리'는 아니다. 언제부터 코미디언들이 모든 상황을 다 받아주어야 하는 '쉬운 사람'이 된 것일까.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나쁜 인식이 어느덧 방송가의 관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기준을 알 수 없는 잣대로 직업의 귀천을 나누고 인격적인 모독을 주는 일이 과연 옳은 것일까.

이러한 악순환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코미디언에 대한 인식이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그들은 남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신을 낮추는 봉이 아닌, 대중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수준급의 연기를 펼치는 '연기자'이다. 대중에게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제 한 몸 던지는 코미디언들은 그 누구보다 존중 받는 것이 마땅하다.

임혜영 기자 idsoft3@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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