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검사, "난 대한민국 검사다" 분노의 감동글 '화제'

서현진 2011. 10. 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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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서현진 기자]영화 '도가니'가 광주 인화학교내 교직원들의 성폭행 사건을 다뤄 전 국민적 분노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당시 이 사건을 맡았던 임은정 검사(현, 법무심의관)의 게시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임 검사는 검찰 내부게시판에 영화 '도가니'를 보고난 직후 당시의 재판과정과 그동안의 심경글을 올리며 반성과 참회, 각오의 내용을 펼쳐 또다른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9월 30일에 올린 게시글에는 "피해자들로서는 도저히 납득할수 없는 재판결과에 경찰 검찰 변호사 법원의 유착이 있을 것이라고 오해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지 싶다"며 "영화 '도가니'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을 반성하는 기촉제가 된다면…"하고 바람을 적었다.

그녀는 또 그때그때 싸이월드에 일기로 적어놓은 글도 올렸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지난 2009년 9월 20일자 일기에는 영화 '도가니'의 원작이 된 공지영의 소설 '도가니'를 보고난 직후의 소감을 밝혔다. 일기에서 "'도가니' 베스트셀러란 말을 익히 들었지만 읽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내가 잘 아는 아이들의 이야기인걸 알기에…"라고 서두를 꺼내며 "영풍문고에 들러 결국 구입하고 빨려들듯 읽어버렸다. 가명이라 해서 어찌 모를까, 아 그 아이구나 그 아이구나…신음하며 책장을 넘긴다"고 뼈저린 심경을 적어내려갔다.

임 검사는 또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는 뉴스를 들었다. 2심에서 어떠한 양형요소여 추가됐는지 알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성폭력에 관대한 선고형량을 잘 아는 나로서는 분노하는 피해자들처럼 화당해하지 않지만, 치가 떨린다"라고 분노했다. 그녀는 또 "법정이 터져나갈 듯이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던 그 열기가, 소리없는 비명이 기억 저편을 박차고 나온다. 정신이 버쩍 든다"며 "내가 싸워주어야 할 사회적 약자들의 절박한 아우성이 밀려든다. 그날 법정에서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고, 눈물을 말려가며 한 다짐을 내 가슴에 새긴다. 정의를 바로 잡는 것, 저들을 대신해서 세상에 소리쳐주는 것, 난 대한민국 검사다"라며 반성과 검사로서의 다짐을 밝혔다.

[사진 = 영화 '도가니'속의 정유미. 사진 = 딜라이트 제공]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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