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음모론 다룬 '모비딕'

전현우 2011. 6. 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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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1994년 서울 근교의 발암교에서 의문의 폭발사건이 일어난다.

사건을 취재하던 베테랑 사회부 기자 이방우(황정민) 앞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고향 후배 윤혁(진구)이 나타난다.

윤혁은 이방우에게 암호가 걸린 플로피디스크와 문서를 건네면서 발암교 폭파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방우는 동료 기자 손진기(김상호), 성효관(김민희)과 특별취재팀을 꾸려 사건을 추적하지만 정체불명의 일당에게 신변의 위협을 받게 된다.

수사기관은 북한 간첩의 소행이라고 신속하게 발표하고 이방우 등은 중요한 시기마다 큰 사건을 터뜨리며 나라 전체를 마음대로 쥐고 움직이는 '그림자 정부' 같은 검은 세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컨스피러시' 같은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종종 나오지만 국내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은 음모론을 소재로 삼았으며 사건을 추적하는 인물을 기자로 설정한 것이 한국영화로는 보기 드문 점이다.

영화는 에이헤브 선장이 거대한 고래와 맞서 싸우는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의 이미지를 곳곳에 차용했다. 고래 앞에서 미미한 존재로 발버둥치는 이방우의 꿈 장면은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거대한 세력의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를 나타낸다.

이야기 구조가 제법 탄탄하며 황정민을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는 흡인력 있다. 그러나 사건을 통쾌하게 해결하지도 않고 강렬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닌 결말은 맥이 좀 빠진다.

휴대전화 대신 호출기와 카폰을 쓰던 1990년대 초를 꼼꼼히 묘사했지만 과감하게 현재를 배경으로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1990년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폭로한 윤석양 이병의 양심선언이 모티브가 됐다. '모비딕'이라는 제목은 보안사가 정보 수집을 위해 운영하던 카페 이름과 같다.

2003년 단편 '여기가 끝이다'로 제2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비정성시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던 박인제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영상편집 : 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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