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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발바닥은 굳은살 천국 '만신창이'

이경란 입력 2010. 12. 31. 09:27 수정 2010. 12. 3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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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이경란]

소녀시대에게 2010년은 스펙터클 그 자체였다. '소녀시대'란 팀명은 걸그룹의 고유명사를 넘어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이들을 빼놓고 패션·문화의 유행을 말하는 건 입만 아픈 일이다. 인기가 국경을 넘은 지는 오래. 가장 먼저 공들인 해외 시장 일본에서 데뷔 한 달 반 만에 오리콘 차트를 '접수', 제 집 드나들 듯 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막강 전력을 과시하며 '2010골든디스크 시상식' 디스크 대상을 수상했고, 잇달아 열린 '멜론어워즈', 'KBS 가요대축제'에서도 최고상을 받았다. 데뷔 초 그들이 열심히 외친대로 '지금은 소녀시대'다. "어떤 해보다 기쁘고 행복했지만, 이제는 소녀시대란 이름에 정말 큰 책임과 부담이 느껴진다. 지금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더 잘해야할까란 고민이 더 커졌다." 훌쩍 성장한 소녀들과 행복했던 2010년을 돌아보며, 2011년 신묘년의 소망을 들었다.

-골든디스크 대상 받은 후 뒷풀이는 했나.

"바빠서 거창하게 하지는 못했다. 스태프들과 고깃집 가서 삼겹살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상을 받으니 정말 좋았지만, 부담감도 그만큼 커지더라. '왜 우리가 사랑 받는 걸까'란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가 쌓아온 걸 유지하는 게 훨씬 힘들다는 걸 요즘 느낀다. 소녀시대니까 아무거나 할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이름에 걸맞는, 진짜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는 길 밖에 없겠더라. " (태연)

-티파니는 다리부상으로 현장에 없었는데? 혼자 TV로 봤나.

"'대상 소녀시대'란 호명에 꽥꽥 소리지르면서 혼자 울었다. 시상식에 가기 전 멤버들에게 '좋은 상 못 받아 오면 알아서 해라'고 장난처럼 말했다. 상 못 받으면 멤버들 서운할까봐 맛난 거 사려고 밖으로 나가려던 참이었다. 대상 받자마자 '대박'이라고 멤버들에게 문자 보냈다. 소리지르다 보니 신기하더라. 내가 그 무대에 없고 집에서 앉아서 보고 있다는 사실이."(티파니)

-정상에 올라서면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 소녀시대는 어떤가.

"연습생 시절 생각 많이 난다. '다시 만난 세계' 데뷔 무대 앞두고 연습실에서 숙소로 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연습실에 침낭 갖다 놓고 잠을 잤다. 그 설레임을 잊지 말아야겠지."(태연)

-골든디스크 대상 받은 후 슈퍼주니어 시원이 울고 있는 수영을 안은 사진이 화제가 됐다. 멤버들 반응은 어땠나.

"다들 재밌어 했다. 수영이는 '시원 오빠와 열애설이 나다니 영광'이라며 포털사이트에 '시원 수영 열애설'이라는 검색어가 뜬 화면을 캡쳐해 찍어 놓기도 했다. 진짜가 아니라서 아쉽긴 했지만 멤버들이 장난스럽게 축하해줬다."(/효연)

"골든디스크 이후에 '뮤직뱅크'대기실에서 시원 오빠 만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내 털털한 성격 때문인지 어떤 남자 연예인과 있어도 절대 스캔들이 나지 않더라. 그것도 좀 슬픈 일 아닌가. 멋진 분과 열애설 나니 감사했다.하하."(수영)

-2010년 소녀시대는 진짜 많은 걸 이뤘다. 소녀시대에겐 정말 화려한 한 해였는데, 멤버 개인에게는 어땠나. 즐겁고 보람된 일은 뭐였나.

"부모님 집 사드렸다. 전에 살던 곳보다 훨씬 좋은 인천 송도 신도시 아파트에 입주했다. 뿌듯하다."(효연)

"오래 전부터 찜해뒀던 가방 하나 '질렀다'. 아주 고가의 제품은 아니지만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는 제품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해뒀고 받아보지는 못했다. 설렌다. 올 한 해 열심히 일한 나에게 하는 선물이다."(수영)

"푸켓에 화보집 촬영차 갔다가 휴가를 겸해 멤버, 스태프들과 놀다왔다. 밤에 우리끼리 수영도 하고 놀았다. 별 기대없이 갔는데 우리만의 오붓한 시간이 꿈같이 행복했다. 여러분은 '뭐 그렇게 사소한 걸?' 이라고 느끼시겠지만 우리같은 연예인에겐 그런 일상이 정말 큰 행복이다."(태연)

"나도 그런 사소한 행복이 제일 기억에 남더라. 올 월드컵 때 멤버들끼리 붉은악마 티셔츠 입고 대표님 응원했다. 정말 신났다. "(써니)

"학교에 다니면서 '학생'으로 살았던 시간이 행복했다. 비록 미팅·MT는 못갔지만 친구들과 식당에서 밥먹고, 캠퍼스 걷는 일이 그렇게 행복할 줄 몰랐다. 친구들 앞에서 연기수업 시간에 이상한 몸연기도 했다."(유리)

"부모님 승용차 뽑아드렸다. 내가 80%, 동생 수정(f(x)크리스탈)이도 20% 보탰다. "(제시카)

-그럼 2010년에 아쉬운이 남는 일, 내년에 꼭 하고 싶은 일?

"친오빠가 현역으로 입대 했는데 한 번도 면회를 못갔다.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계속 비상 상황이라 휴가 나오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하더라. 오빠한테 따뜻하게 대해주지 못해서 자꾸 마음에 걸린다. 사인 15장을 보내준 것이 고작이다. 빨리 상황이 호전돼 오빠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태연)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많이 못 보냈다. 입주한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빈둥빈둥 거리며 여유를 즐기고 싶다."(효연)

"복학을 하고 싶은데…. 내년에도 확신은 없다."(수영)

"무조건 건강이 가장 큰 바람이다. 올해 깁스만 무려 3번을 했다. '드림팀'에 출연했다가 팔목을 다쳤고, 콘서트 준비 중 발목이 삐끗했다. 이번에는 무릎 십자후방인대가 끊어졌다. '훗'앨범 준비에 '올인'했는데, 쏟아낸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는 생각에 내 자신에게 실망이 컸다.

한편으론 무대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커져서 일에 대한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멤버들이 내가 좌절하고 있을 때 '오랜만에 무대에 서면 티파니 눈에서 열정이 쏟아져 나올거야'라며 토닥여줬다. 팬들도 소녀시대는 '무조건 9명'이여야 한다고 사랑을 퍼부어주셨다. 그 사랑에 눈물 났다. 아파서 쉬는 사이에 일본어 공부도 열심히 했다. 수영이한테 일어 못한다고 많이 혼났는데 요즘엔 칭찬 받는다."(티파니)

-소녀시대란 이름에 책임감이 크다고 했는데, 늘 아름다워야 하는 소녀시대의 멤버로 사는 것은 어떤가.

"진짜 큰 행복이지만, 사소한 괴로움도 있다. 손·발톱, 머리카락, 발 등이 쉴 새가 없어 불쌍할 지경이다. 늘 예쁘게 갈고 닦아야 하니 남아나질 않는다. 손톱은 반으로 갈라지고 머리카락도 탈색과 염색을 반복해서 푸석푸석하다. 게다가 하이힐을 신고 춤을 많이 추니 발도 정말 못 생겨졌다. 굳은 살이 정말 많이 박이고 발가락도 휘었다."(제시카)

-2007년에 데뷔해 벌써 4년차다. 이제는 소녀가 아니라 '숙녀'시대가 더 어울리지 않나. 언제까지 소녀시대라는 타이틀이 쑥스럽지 않을까.

"뭐가 쑥스럽나. 오히려 데뷔했을 때가 제일 부끄러웠다. 당시엔 외래어 이름이 유행이었는데 '소녀시대'란 이름이 촌스럽게 느껴졌다. 그런데 요즘엔 팬들이 '소녀시대'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으면 자부심이 생긴다. 이름 때문에 잘 풀린 것 같아서 우리 회사 직원들 천재라는 생각도 했다.

50대까지도 '소녀시대'란 이름은 전혀 쑥스럽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영광이지 않을까. 우스갯소리로 나중에 애낳고 서로 봐주면서 공연하자는 얘기도 한다. '키싱 유(Kissing You)'때처럼 막대사탕 소품을 들고 나올 수는 없겠지만, 그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을까. 나이 들어 성숙해지는 모습을 쭉~보여드리고 싶다."(티파니)

-크리스마스엔 뭐하고 지냈나.

"'시크릿가든'봤다. 우리 모두 '주원앓이''오스카앓이'중이다. 밤 9시 30분부터 모여 앉아 드라마를 기다린다. (윤)상현이 오빠한테 전화해서 '현빈씨 멋지다'는 얘기만 열심히 했더니 서운해하더라. 25일 방송 끝나고 나서 '오빠 오늘 오스카 진짜 멋졌다'고 전화했더니 '그래 오스카 응원도 해줘야 내가 힘이 나서 열심히 하지'라고 하더라. "(윤아)

-멤버들이 서로에게 바라는 점을 말해달라.

"수영이가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연애를 해봐야 표현력이 좋아지니까. 수영이의 안무와 노래에서 진한 '필'이 느껴졌으면 한다."(제시카)

"써니가 자기 관리를 좀 했으면 좋겠다. 너무 털털해서 미용에 관심이 없다. 옷도 좀 신경써서 입고 관리도 좀 하고 루즈도 바르고 다녔으면."(수영)

"티파니가 진짜 이제 좀 그만 다쳤으면 한다. 꼭 나랑 같이 있을 때나 내 눈 앞에서 넘어져서 다친다. 매번 너무 놀라고 안타깝다."(써니)

"효연이가 내년에는 타고난 예능감을 발산하길 바란다. 진짜 웃긴 친구인데 방송에서 빛을 못보고 있다. 효연의 예능접수를 기대한다."(티파니)

"제시카가 우리랑 좀 많이 놀았으면 좋겠다. 제시카가 발이 넓고 사교적이라 친구가 많다. 어떤 날은 제시카에게 '오랜만이다'라고 인사를 할 때도 있다. 하하. 내년엔 제시카를 많이 보고 싶다."(효연)

"막내 서현이가 '우결'커플인 정용화씨와 실제로 사귀였으면 좋겠다. 너무 뜬금없는 얘긴가. 서현-용화 커플이 예쁘고 잘 어울린다. 서현이는 워낙 일에 철저한 아이라서 연애를 해도 소녀시대 활동에 별 문제가 없을거란 생각이 든다."(태연)

"윤아가 내년에는 좀 더 나이에 맞는 여자가 됐으면 한다. 윤아가 점점 더 어려진다. 좀 더 여성스러운 윤아를 보고 싶다. "(유리)

"우리 막내 서현이가 고집이 점점 세진다. 하하. 언니들 얘기 좀 잘 들어줬으면 좋겠다."(윤아)

"우리 큰 언니 태연 언니가 건강했으면 한다. 리더라서 우리 챙기느라 힘들어한다.뭐니뭐니해도 건강이 최고다."(서현)

-마지막으로 소녀시대의 내년 소망은 뭔가.

"월드투어다. 유럽권에도 팬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시아·미주 공연은 했으니 진짜 월드투어를 해보고 싶다. 신기하게 해마다 이런 인터뷰를 할 때마다 소원을 말했는데 다 이뤄졌다. 데뷔 초에는 '지금은 소녀시대'라고 했고 작년에는 '단독콘서트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하나하나 이뤘다. 너무 이른 꿈이 아닌가란 생각도 들지만, 꿈은 커야 멋진거 아니겠나."(유리)

이경란 기자 [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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