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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사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다"(PD인터뷰)

김현록 입력 2010. 10. 13. 10:22 수정 2010. 10. 13.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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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을 정면으로 다뤘던 화제의 방송 'MBC스페셜' '타블로, 스탠퍼드 가다'와 '타블로 그리고 대한민국 인터넷'의 연출자 성기연 PD를 만났다.

지난 6개월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타블로의 학력 위조 논란은 타블로가 미국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한 것이 맞다는 경찰의 발표 이후에도 현재 진행형.

한사코 인터뷰를 고사하던 성 PD는 "방송은 끝났지만 타블로에게도, 왓비컴즈에게도 사건은 끝나지 않은 것 같다."며 "우리 방송은 타블로를 위한 방송도, '타진요'를 위한 방송도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PD수첩'에 몸담았던 성 PD가 한 연예인의 학력 검증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안티카페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 '타진요') 회원들의 끊임없는 제보 때문이었다. 'PD수첩' 제보 게시판에만 수백건의 글이 올라왔고, 이는 성 PD가 'MBC스페셜' 팀으로 옮긴 뒤에도 계속됐다.

성 PD는 "왜 이게 난리가 났을까. 그것이 처음 시작이었다. 당시가 6월 말이었는데 그것이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회상했다.

타블로와의 만남은 쉽지 않았다. 성 PD는 "당시만 해도 타블로는 방송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다소 불신이 있었던 것 같다"며 "나는 고발 프로그램 출신답게 보고 확인한 것 위주로 하겠다 생각했다. 중립적 취재는 당연하다. 타블로를 대신 변호하지 않았다. 처음엔 나 역시 긴가민가 했다"고 털어놨다.

"'드라이하게' 하려고 조절했다. 탐사보도는 아니었지만 핵심이 '팩트(fact)' 확인에 있었다. 타블로와의 인터뷰는 딱 2번이었고, 그것도 제한적으로 썼다.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했다."

'타블로 스페셜'은 원래 1부작이 예정이었다. 그러나 1부를 타블로 학력 검증에 대부분 할애하면서 한국 사회에 대한 고찰 등은 2부로 밀렸다. 더욱이 2부가 방송되던 날 당일 나온 경찰 중간발표 때문에 허겁지겁 방송 내용을 정리하느라 빠진 부분도 생겼다.

"1부가 나간 뒤에 '타진요'는 사실 전혀 설득이 안 됐는데 2부를 앞두고 고민이 됐다. 이 프로그램은 '타진요'를 위한 방송이 아닌데 서른가지 넘는 의혹을 하나하나 증명할 수도 없고.

저희가 분명히 하고 싶었던 부분은 모든 '타진요'가 악플러라는 식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들이 그렇게 의심할 근거가 있었다는 걸 충분히 다뤘다. 다만 정의감이 잘못 표출될 경우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인터넷 문화 자체를 부정적으로 본다거나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데 방송이 이용되지 않길 바랐다. 인터넷이 양날의 검이라는 부분을 다루고 싶었는데 다소 빠졌다. 그 부분이 아쉽다."

성 PD는 "언론도 권력인데 인터넷 권력을 못 받아들인다는 지적도 있더라"며 "네티즌이 힘을 갖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제보, 민원, 고소, 압력 모두가 마찬가지다. 하지만 모두 긍정적으로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권력도 과잉수사가 문제 아닌가. 연예인 한 명의 학력을 검증하기 위해 병무청, 검찰, 경찰이 동원됐다"며 "'타진요' 분들이 정정방송을 하라며 CNN 쪽에만 보낸 메일이 100통 이상이 됐다. 이밖에도 많은 서구 언론사에 그만큼의 메일을 보냈다. 그 열정과 정의감이 다른 쪽으로 표출되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타블로 논란이 한창 뜨거웠던 시절 뜨거운 감자를 다루면서 성 PD는 이른바 '신상이 털리는' 경험도 했다. 성 PD의 사진과 연락처, 이메일 등이 공개돼 '타진요' 게시판에 큼지막하게 올라가기까지 했다. 빗발치는 전화, 항의메일 속에도 전화번호나 이메일을 바꾸지 않고 지금에 올 수 있었던 것은 고발 프로 출신의 강단 덕분이었을까.

"그래서 그런가(웃음) 취재는 정말 많이 했다. 그것을 다 내보내지는 못했지만. 그 과정에서 보니 타블로를 옹호하려 한 모든 사람들이 신상이 털렸다. 인터뷰 대상을 섭외하기 어려웠던 게 '한국 네티즌이 너무 무섭다'는 거였다. 그래도 열성적인 분들이 직접 자료를 찾아 들고 취재에 응해주셨다.

인터뷰를 꺼리기는 전문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자문은 가능하지만 인터뷰는 어렵다는 분들이 방송에 나간 분 이외에도 너무 많았다. 물론 타블로가 졸업한 것이 맞다는 답장을 수십통 한국에 보냈다는 스탠퍼드대 교수도 만날 수 있었고."

많은 이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다른 이야기를 했다. 어떤 사람은 학력만능 사회를 꼬집었고, 어떤 사람은 불신사회를 이야기하고, 어떤 사람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현대인들의 표출 못할 분노를 이야기했다. 성 PD는 그런 여러 이야기를 가능한 한 방송에 담았다. 그가 보는 이번 사건은 어떤 모습일까.

"세 요인이 있는 것 같다. 인터넷, 한국사회, 그리고 타블로. 인터넷의 비(非)대면성이나 죄책감을 덜어주는 구조가 한국 사회의 병역, 학력에 대한 집착이나 불신과 맞물렸다. 또 타블로는 상식 밖의 뛰어난 능력이 있었고. 자신의 억울함을 나서서 호소하기보다는 침잠하는 스타일의 사람이었다."

성 PD는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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