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인터뷰]명품 조연편④ 정수영, 요정처럼 순수하게..또라이처럼 명쾌하게!

2010. 8. 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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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닷컴]

드라마가 종영한지 4년이나 지났지만 왠지 정수영 보다는 '강자'라는 극중 이름이 먼저 떠오른다. 특유의 코믹한 표정과 독특한 말투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정수영.

"'강자' 캐릭터는 미친 여자이기도 했지만 사실 '요정처럼 순수하게' 컨셉트였어요. TV 데뷔 치고는 너무 강한 캐릭터를 맡았었나요?"

늘 감칠맛 나는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 내는 독보적인 배우다. 눈이 반쯤 풀린 약간은 모자른 강자('환상의 짝궁'), 신기(神氣) 없는 특이한 무당('내조의 여왕') 밤무대에서 배운 기똥찬 '뽕필' 발성으로 합창단에 들어온 지화자('하모니') 등 맡는 배역 마다 생생히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최근 KBS드라마 '결혼해주세요'에 출연 중인 그는 지난달 2일 6년 열애 끝에 연극배우와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현재 임신 2개월째인 그는 신혼여행도 반납하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 최근 강남의 한 카페에서 정수영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신혼여행도 미루고 드라마 '결혼해주세요' 촬영 중인데, 아쉬움이 크겠습니다.

사실 6년이나 연애를 해서 그런지 별로 그런 게 없어요.(웃음) 늘 가족 같았고 지금도 결혼한 것이 별로 실감이 나지 않아요. 올해 연말까지 드라마 촬영이 잡혀있어 9월에 며칠 짬을 내 하와이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 코믹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는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요.

사람은 모두 다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잖아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가족으로서의 나, 배우로서의 나, 아내로서의 나는 모두 다른 것 같아요. 제가 연기했던 캐릭터들 때문에 다들 성격이 그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어느 부분은 맞아요. 전반적으로 밝고 쾌활한 것 같아요.

- 첫 드라마 데뷔작인 '환상의 커플'의 '강자' 캐릭터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자고 나니 떴다는 말을 실감했을텐데요.

정말 실감했죠. 어느 날 대학로 거리를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와서 다짜고짜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하는 거예요. 전 순간 어리둥절한 채 이 사람 혹시 '도를 아십니까' 아닌가 싶었어요. 알고 보니까 '환상의 커플'에서 제 연기를 보고 알아봐 주신거였죠. 그때 '내가 연예인이 됐구나' 실감했었어요. 처음 데뷔작 치고는 캐릭터를 세게 잡았죠.

- 1차 캐릭터의 창조는 작가의 몫이지만 2차 캐릭터는 배우의 몫인 것 같습니다. 어떻게 캐릭터의 컨셉트를 잡으시나요.

제가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섰던 경험 때문에 큰 도움을 받는 것 같아요. 무대에서 하듯이 '강자'도 '지화자'도 그렇고 캐릭터를 세게 잡았어요. 드라마에서는 다소 튀거나 할 수 있는데 다행히 그동안 잘 어울려 온 것 같아요. 전체적인 앙상블을 먼저 보고 주인공들의 캐릭터를 살펴봐요. 무대에서 배운 대로 제가 만들어 놓은 룰 안에서 캐릭터를 생각해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조화'예요. 그 부분은 100% 연출자를 따라갑니다. 숲을 보는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요. 다들 느티나무인데 저 혼자 개나리면 안되는 거죠. 숲이 버드나무면 저도 거기에 맞게, 또 미루나무면 거기에 어울리게 캐릭터를 만듭니다.

- 자신 만의 캐릭터를 만들 때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외형적인 것을 많이 바꿔요. 목소리 톤이나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등이요. 목소리 톤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노래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한 말투와 걸음걸이도 신경을 쓰는 편이에요.

- 작품을 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요?

누구나 비슷할 거예요. 탄탄한 시나리오죠. 플롯과 캐릭터가 어떠한지 보고, 무엇보다 '이건 괜찮다' 하는 느낌이 와요.

- 얼마전 웨딩 드레스 사진을 봤는데 너무 다른 모습이어서 놀랐습니다. 메이크업에 따라서 이미지가 크게 바뀌는 것 같습니다.

맞아요. 제가 스무 살 때였나요. 연기 막 시작하던 어릴 때였는데 분장해주던 언니가 '너는 어떻게 메이크업 하느냐에 따라서 이미지가 많이 달라진다'고 말해주셨던 기억이 나요. 큰 장점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할 때도 캐릭터 이미지 창조에 있어 화장법을 많이 바꾸는 편입니다.

- 어릴 때 성악을 공부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나요?

제가 5남매 중 장녀예요. 중학교 때까지 성악을 공부했는데 예술 분야는 돈이 많이 들잖아요. 힘들게 뒷바라지 해주시는 부모님 덕에 계속 공부를 했었죠. 대학 지원할 때 '재미있을 것 같아서' 딱 한군데만 연극영화과를 지원했는데 정말 떡하니 붙은 거죠. 사실 학교 다닐때 튀는 학생이긴 했어요. 모범생도 아니었고 날라리도 아닌 그 애매한 지점에 있는 특이한 학생이랄까. 만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만화 동아리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는데 모두들 우리보고 '정말 특이하다'고 했어요. 약간 엽기적이라고 할까요.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그랬어요.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길거리 지나면서 크게 부르고. 흥얼거리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냥 크게 불렀어요. 그래서 저 멀리서 제가 오는지 알 수 있을 정도였죠.

-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외교관 혹은 국제 변호사요. 말을 잘하는 모습이 부러웠고 무엇보다 공짜로 세계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커보였죠. 외국어 고등학교 시험에 떨어져서 실망이 컸던 기억이 나요.

- 기억에 남는 여행지가 있다면요?

일단 낯선 나라에 다녀오면 정화가 되는 느낌을 받아요. 뭔가 리셋되는 느낌이랄까. 대만은 먹을 것이 많아서 좋았어요. 5형제 쯤 되면 다들 식탐이 장난이 아니에요. 프랑스 남부와 파리도 좋았고, 동생들과 함께 했던 발리 여행도 기억에 남나요.

-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되어 가는데, 처음부터 별로 긴장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맞습니다.(웃음) 전 긴장하는 성격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미리 걱정하거나 염려를 하는 성격도 아니고요. 다만 제가 A형이라 그런지 지나고 나서 후회를 많이 해요. 잠자리에 누워서 '아까 그렇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는…. 아시죠?

- 현재 임신 2개월 째인데, 촬영하기 힘드시진 않나요?

임신해서 그런지 요즘 대사가 안 외워져요. 참 희한하게. 특별히 힘든 것은 없지만 조금은 조심하려고 하고 있어요. 극중 세쌍둥이 엄마로 나오는데 실제로 내가 세쌍둥이를 낳는다면 어떨까 생각해보기도 했죠.

- 동생이 네 명이라 어릴 때부터 엄마 노릇을 많이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내년에 태어날 자녀를 키울 때 그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어요. 막내는 제가 거의 업어 키웠거든요. 그런데 엄마가 그러시는데 자기 자식은 또 다르다고. 조금 걱정은 되지만 낳아봐야 알겠지요.

- 연기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요.

내 연기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을 느낄 때예요. 제가 배우들 사이에서 막내 때 특히 그랬죠. 쟁쟁한 선배들을 보면서 좌절을 하는 거죠. '나는 아직 멀었구나' 하는. 아마 다른 배우 분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 인기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굉장히 부끄럽네요. 글쎄요. 그냥 열심히 하는 배우 정도? 음, 아니다. 특이하고 재밌는 배우. 주로 코믹한 캐릭터를 맡으니까 그냥 저를 보면 유쾌해하시는 것 같아요.

- 그동안의 이미지와 다른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해보고 싶진 않으신지

물론 많죠. 가장 해보고 싶은 역은 사극 드라마의 위엄한 궁중 인물이에요. 기다려보면 다른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현재 극단을 하고 있어요.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가 됐으면 하고, 개인적으로는 한계를 뛰어 넘는 연기를 보여드리는 거예요. 또 모르잖아요. 칸 레드카펫에서 저를 만나게 되실지.(웃음)

/ 두정아 기자 violin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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