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 "평범한 우리 얘기, 사람들의 얘기죠"

입력 2009. 10. 20. 14:05 수정 2009. 10. 2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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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집 '헥새거늘' 음악차트 2주간 1위(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최근 발매된 리쌍(개리 31, 길 32)의 6집 '헥새거늘(HEXAGONAL)'이 음악차트 1위를 석권했다. 비슷한 시기, 음반을 내고 1위를 기대했던 몇몇 가수는 요즘 리쌍을 '복병'이라고 표현한다.

최근 인터뷰에 응한 두 멤버는 "음악차트 100위 안에 11곡이 진입했다는데, 친구인 싸이의 전화를 받고 알았다. 인터넷을 서핑하며 신경 써주는 싸이가 우리 인터넷 매니저"라고 말했다.

6집은 그간 리쌍이 히트곡 '발레리노', '내가 웃는게 아니야' 등에서 보여줬던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현실을 담은 감각적인 랩 가사, 장기하와얼굴들ㆍ루시드폴 등 예상밖의 피처링 진용까지 가세해 음악적으로 호평받으며 2주간 상승세를 지속했다.

길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코믹한 이미지로 활약, '음악이 진지하지 않으면 어떡하나?'라는 걱정도 기우였다.

무엇보다 대중이 이들에게 반응하는 것은 내게도 꼭 일어났을 법한 솔직한 감정을 담은 음악 덕택이다. 세상에 널려 있는 사랑과 이별 속의 부스러기 감정까지 섬세하게 끄집어내 대중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반응이 좋은 두곡 중 타이틀곡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는 사랑이 식었음에도 끝내지 못하는 지지부진한 남녀관계, 적나라한 표현의 '19금' 가사인 '내 몸은 너를 지웠다'는 이별 후 육체관계의 잔향이 괴롭히는 또 다른 남녀 관계의 현실을 담았다.

"포장해서 예쁘게 돌려 쓰려 하면 가사가 잘 안 나와요. 음반 작업 전 노벨문학상을 받은 파블로 네루다 시인의 시집을 두권 봤는데 감동받았죠. 간결하면서 거칠고 솔직한 표현이 싸구려처럼 보이지 않고 가슴에 와 닿았어요. 노래 가사도 아름답게 쓰려 하기 보다 제 얘기를 옮겨봤죠."(개리)

"개리가 여자의 마음을 가사에 잘 담아내, 집에서 치마 입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어요. 하하. 우리는 유행타는 얘기보다 평범한 우리 얘기가 곧 대한민국의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얘기라고 생각해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우리의 생각, 경험을 담을 뿐이죠."

두 멤버는 자신들이 자유로울 수 있는 이유로 "없이 시작해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랬기에 음반 시장 불황, 기준 없는 심의제도 등 외적인 환경에 흔들리지 않았고, 대중의 눈치도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지 창작의 고통이 힘들 뿐이라고 한다.

마음이 자유롭기에, 이들의 음악은 힙합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장르에 갇히지 않고 참신한 시도들이 많다.

장기하와얼굴들이 피처링한 '우리 지금 만나'는 포크, 김바다가 피처링한 '다잉 프리덤(Dying Freedom)'은 일렉트로닉, 루시드폴이 피처링한 '부서진 동네'는 보사노바, 캐스커가 피처링한 '저니(Journey)'는 일렉트로닉과 아날로그가 만났다.

개리는 "평소 우리가 좋아했던 뮤지션을 찾아봤고 발 넓은 길이 섭외 담당이었다"며 "장기하 씨에게 전화 걸어 술 한잔을 제안했고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라는 후렴구가 바로 나왔다. 장기하 씨와 작업은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 음반에는 길의 여자 친구인 쥬얼리의 박정아도 피처링과 코러스로 이름을 올렸다.길은 "정아와 녹음실에서 데이트했는데, 가이드 녹음을 부탁했다"며 "노래에 맞는 보컬을 찾기 위해 오디션을 80명 봤는데 개리가 정아의 느낌이 가장 좋다더라. 쥬얼리로 활동하며 다른 장르의 음악을 할 기회가 적었기에 정아의 음색이 새롭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드렁큰 타이거, 윤미래(t)가 소속된 음반기획사로 옮겨 외부 환경이 안정됐고 음악도 다양해졌기에 가장 안정적인 구조로 불리는 '헥새거늘(6각형의)'을 6집 제목으로 붙였다는 이들은 요즘 같은 소속사 정인의 음반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우리보다 정인 씨 음반이 대박일겁니다. 김동률, 윤종신, 하림,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 등 내로라 하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모두 참여했으니까요. 음악을 사랑하는 정인 씨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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