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와 다른' 김태우 동생

입력 2009. 6. 12. 07:23 수정 2009. 6. 12.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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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약탈자들'주연 김태훈독립영화계서 잔뼈 키운 '팔색조'"알수없는 주인공 통해 진실 조롱"

배우 김태훈은 오묘한 빛깔을 지닌 배우다. 어떤 그림이든 그릴 수 있는 빈 도화지처럼 배역에 따라 다른 색을 발한다. 사실 일반 대중에게는 배우 김태우의 동생으로 유명하지만, 독립영화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배우다.

김태훈은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약탈자들>(감독 손영성ㆍ제작 京子 필름)의 주연배우로 최근 인디포럼을 찾았을 때 변영주 김태용 감독 등이 자신을 알아봐 깜짝 놀랐다. 사실 그럴만도 하다. 김태훈은 <6시간>으로 올해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연극에서 활동하던 김태훈은 <달려라 장미>가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약탈자들>이 지난해 부산영화제에 올랐다. 올해 김응수 감독의 <물의 기원>이 전주국제영화제에 초청됐다. 택시기사 역사학자 등 다채로운 역을 스폰지처럼 흡수해낸다.

<약탈자들>에서 김태훈이 맡은 상태는 상당히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역사학자인데 강의하는 대학에서 잘렸다. 상태가 논문을 베꼈기 때문이다, 성추행을 했기 때문이다 등 다양한 이유가 나온다. 상태에 대해 기억하는 친구들의 시점에서 보여진다.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는 영화감독 지망생 병태(박병은)에게 분노를 품고 있다. 병태와 술을 마시며 소주병을 놓고 역사를 이야기하다 뺨을 때린다거나, 병태와 금정굴에서 추격하다 "그건 아니란 말이다!"라고 열변을 토하는 연기를 할 때 과연 상태의 감정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상태는 모든 것에 몰려 있는 사람이라고 봤어요. 동시에 뭐든 진지한 인물이고요. 영화 속 상태가 이상하게 그려지는 건, 대부분 누군가의 회상을 통해 등장하기 때문이죠. 장례식장이나 카페에서 친구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데, 그때마다 상태가 조금씩 다르게 그려지죠."

<약탈자들>의 묘미는 상태가 학교에서 잘리거나, 은영(염지윤)과 헤어진 사연, 친일파 할아버지에 대한 소문의 진실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는데 있다. 결국 뒷담화 속에서 재구성되는 '진실'을 조롱한 셈이다.

"아마 상태도 다 억울하지만은 않았을 거라고 봐요. 소문 중에 맞는 것도 있었겠죠. 자신의 머리 속에서 잊고 있는 경우도 있어요. 저도 연극영화과를 갔을 때 연출이나 광고를 하고 싶었는데 어쩌다 연기를 하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고등학교 동창이 '네가 고등학교 때 독서실에서 연기 하고 싶다고 자주 말했었어'라고 하는 거에요. 저는 기억에 조차 없는데요, 하하."

김태훈은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연극 한 편을 해 보고 자연스레 배우의 길에 접어들었다. 선후배와 술 마시며 즐겁고 자연스럽게 연기에 발을 담궜다. 1년간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연기를 할수록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그 즐거움에 푹 빠져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저 스스로를 드러냈을 때의 기쁨이라고 할까요. 연기를 한다는 생각조차 없이 드러냈을 때, 그리고 그것을 관객이 알 때 좋아요. 또 저랑은 다른 인물을 연기하며 그 인물이 되었을 때의 희열이 연기의 매력 아닐까 합니다."

김태훈은 "독립영화와 영화제 전문 배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하하" 웃으며 "상업영화 드라마 연극 다 하고 싶어요. 표현하는 일이라면. 어떤 역이든 다 하고 싶은데 3류 양아치도 해 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사진=이춘근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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