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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부와 명예 원하면 이짓 안했죠"

입력 2009. 04. 02. 15:24 수정 2009. 04. 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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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앨범 사이트서 직접 판매…아이튠스에 음원 공급(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전 소속사로부터 독립한 에픽하이의 세 멤버는 매일 붙어앉아 잡담과 토론을 하며 창작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책과 음반이 결합한 북앨범 '혼(魂):맵 더 솔(Map the Soul)'을 만들어 음반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만든 사이트 '맵더솔닷컴(www.mapthesoul.com)'에서 단독 판매하겠다는 '깜찍한' 생각도 이런 대화 속에서 나왔다.

"부와 명예를 바랐다면 이런 귀엽고 바보같은 짓은 안 했죠. 직원들 월급만 고려해도 아름다운 실험으로 끝날지 몰라요. 그간 음반을 낼 때마다 10만 명의 모르는 얼굴이 우리 음반을 사줬는데 팬들의 이름을 알고 싶었고 직접 소통하고 싶었어요."(멤버들)

◇가수와 팬, 실시간 직접 소통먼저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음반유통사에서 공급하는 것보다 판매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타블로는 "책과 음반이 결합하니 우선 높은 가격이 문제됐다"며 "그래서 직접 판매하면 유통 마진을 줄일 수 있겠더라. 음반유통사에서 판매하면 4일 만에 4만~5만장씩 팔렸는데 지금은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서초동의 20여평 되는 공간에 레이블 '맵 더 솔' 본부를 차렸다. 금융계에서 일하던 타블로의 고등학교 선배 알렌이 대표로 앉았다.

"수억원의 계약금에 수익을 10대 0으로 해줄 테니 매니지먼트 계약만 하자는 기획사도 있었어요. 소속사를 옮기며 큰돈을 받은 주위 동료가 행복해 보이지 않았어요. 돈은 받는 만큼 족쇄죠. 솔직히 지금 돈은 많이 못 벌지만 외부 압박이 없으니 멤버들끼리 싸우지도 않고 완벽히 자유로워요."(타블로)

가수와 팬이 직접 소통한다는 의도대로 이들은 사이트에서 '조커'(타블로), '나폴레옹 다이나마이트'(DJ투컷), '곰'(미쓰라진)이라는 아이디로 실시간 활동한다. 팬들이 음악에 대한 궁금증을 올리면 실시간으로 답해주고, 채팅을 하거나 블로그에 사진을 올려주기도 한다.

이들은 해외 판매에서도 인터넷의 힘을 빌린다. 아이튠스와 계약해 전 세계에 북앨범의 음원을 공급하자 사이트에는 미국, 노르웨이, 그리스, 인도에 있는 팬들의 댓글이 속속 올라온다. 한류스타의 진출과는 다른 길이다.

타블로는 "인터넷이 하루아침에 없어지면 이번 프로젝트는 끝난다"며 "난 정말 인터넷을 싫어하던 사람인데 요즘은 매일 인터넷에서 산다"고 웃었다.

◇북앨범, 영혼의 네비게이션미쓰라진은 "'혼:맵 더 솔'은 영혼의 지도"라며 "인간이면 누구나 뭔가를 찾는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는 음악인 것 같다"고 북앨범을 소개했다.

그러자 그럴싸한 말로 사족을 다는데 일가견이 있는 타블로가 가만있을 리 없다."요즘 길 찾는데 네비게이션이 유용하잖아요. 우리는 사람들의 영혼을 위한 네비게이션을 만들고 싶었어요. 하하."

책의 테마는 창작이다. 음반의 시작부터 완성까지를 단계별로 기록했고, 여러 편의 수필과 사진, 노트를 통해 창작자인 멤버들이 영감을 풀어간 과정을 담았다. 세 멤버가 함께 글을 썼고 타블로가 영어로도 번역해 2개국어로 돼 있다.

음반 수록곡은 1집 때로 돌아가 주제가 다소 무거워졌고 멜로디도 대중적인 색깔이 한꺼풀 걷혔다.

"1집으로 돌아갔다는 건 망할지도 모른다는 뜻이죠. 하하. 요즘 힙합은 댄스 음악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장르가 변형됐죠. 우리 책임도 있어요. 옛날에 즐겨 듣던 정통 힙합을 들려주는 사람들이 예전처럼 많지 않으니 우리가 만들어보기로 했죠. 새로운 게 아니라 옛날 것을 다시 잘 만들어보는 작업이었죠."(타블로)

영어 버전으로도 수록한 타이틀곡 '맵 더 솔'은 자연, 사랑, 믿음 등 죽지 않는 중요한 것들에 대해 얘기한다. "이 곡은 라디오, TV에서 듣기 힘든 단어를 나열하고 그 단어를 사용해 노래를 만들었다"며 "힙합인데 어렵거나 혼란스러울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빌리브(Believe)'는 도입부의 '새빨간 19금 딱지가 붙었지만 스틸(Still) 진실만을 썼다'라는 가사로 인해 음반 심의에 대한 불만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으면 너희도 할 수 있다'고 독려하는 내용이다.

"빌리브는 방송사 1차 심의에서 반려됐죠. 하하. 이번 책에 과거 우리가 심의에 걸린 노래들의 가사를 담았고 통째로 걸린 곡에는 전체 엑스(X), 부분이 걸린 곡은 그 부분에 작은 엑스를 쳐뒀죠."

이밖에도 연주곡인 '런던(London)'은 2005년 런던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을 주제로 만든 몽환적인 곡이며, '탑 건(Top Gun)'은 '우리가 넘버 원'이라는 내용으로 김태희, 박태환의 실명이 언급됐다.

이들은 이달부터 일본과 미국 투어에도 나선다. 26일 일본 고베, 28일 도쿄를 돌고 5월2일 서울을 거쳐 5월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등 여러 도시를 돈다.

"우리 인생 목표는 공연을 많이 하는 겁니다. 해외에서도 공연하면 횟수가 많아지니 즐거운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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