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배국남 입력 2009. 3. 17. 16:12 수정 2009. 3. 17.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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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한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여배우가 한국 연예계에서 겪는 힘든 점은 어떤 것일까? 결혼, 출산, 육아를 해야 하는 여배우의 활동기간은 언제까지일까?..

이땅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많은 것을 얻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잃기도 한다. 좀처럼 만날 수 없었던 여배우의 삶과 연예계 활동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가 제작돼 시청자와 만난다.

SBS가 22일 오후 11시10분에 방송할 '여우비(女優悲)-대한민국 여배우로 산다는것'은 한국에서 여배우가 겪는 어려움과 고통, 그리고 연기활동의 의미 등을 조명했다.

제작진은 "'여우비'는 형식적 파격과 다큐의 진정성을 통해 기존 연예 프로그램과 차별되는 여배우들의 고민을 담아내고, 일과 사랑, 일과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든 직업여성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제작진의 이번 다큐에서 여배우에 대한 편견과 예단을 배제하기 위해 여배우를 공동연출자로 삼고, 그들의 인터뷰를 화두로 전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30대 중반의 결혼을 앞둔 연기자 문정희가 인터뷰어로 나서 한지혜에서부터 윤여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여배우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한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조망했다.

문정희와의 만남에서 30대 배우 추상미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불안감에 잠에서 깨어난 적이 있었다고 고백하고, 화장품 모델로 각광받는 20대 한혜진은 속속 등장하는 뛰어난 외모의 후배들에게 위기감을 느낀다고 토로한다.

이같은 여배우들의 솔직한 고백은 외모지상주의, 젊음 선호 추세가 두드러진 캐스팅 실태를 감안하면 여배우들의 화려한 모습 뒤엔 한순간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불안을 드러낸 것이다.

제작진은 "나이와 세대를 막론하고 공통된 여배우들의 고민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비정규직 여성들과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한 공백으로 경쟁선상에서 뒤처지지나 않을까 조바심 내는 한국의 워킹우먼들과 닮아있었다"고 설명한다.

스타 유호정은 마흔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주연급으로 꼽히는 소수의 여배우 중 한명인데 그녀 역시 일과 육아 사이의 갈등을 겪고 있는 워킹맘이다. 유호정은 출연 작품수를 줄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혼녀라는 이미지 때문에 멜로 여왕으로서의 입지는 조금씩 축소된다. 채시라는 최근 출산한 둘째 아이를 위해 지방 로케이션 현장에서 모유를 배달시키는 슈퍼맘이다. 이 40대 두스타를 통해 '여신의 외모'와 육아와 가사에서까지 완벽할 것을 요구하는 가혹한 현실에 어떻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정희와 같은 나이 서른넷에 결혼을 하면서 대중의 시선으로부터 모습을 감춘 심은하를 통해 한국 여배우의 이면을 살펴본다. 심은하를 둘러싼 관심은 끊이지 않지만 막상 심은하가 복귀한다면 2009년 대한민국 충무로의 블루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난 5년간 주요영화제를 살펴보면 남자 배우가 주연상을 탈 때의 평균연령은 35.8세였던데 비해, 여배우의 평균 수상연령은 31세에도 못 미친다. 이미 30대 중반을 넘긴 심은하는 여배우의 전성 연령에서 벗어나 있는 셈이다.

20여년만에 컴백한 차화연은 항간에 알려진 대로 남편의 반대 때문에 결혼과 동시에 은퇴를 했었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여배우로서 최고 정점에 서 봤으니 이젠 내리막길만 남았다는 좌절감이었다고 뒤늦게 고백한다.

제작진은 미국에 살고 있는 70년대 하이틴 스타였던 강주희와 최선아를 통해 왜 연예계를 떠났는지 살펴본다. '고교얄개'시리즈의 여주인공으로 70년대 하이틴 스타로 군림했던 여배우 강주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유기농 식당을 운영하는 여성 사업가로 변신했다. 그녀가 은막을 떠나 머나먼 이국땅에서야 편안함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와 1986년 드라마 '꽃반지'로 백상 여우신인상을 수상하며 주가를 올리던 최선아 역시 한참 비상하던 여배우로서의 경력을 접고 결혼을 선택, 도미해 삶을 통해 일과 사랑을 동시에 지켜내기 어려운 여배우로서의 삶의 조건은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그렇다면 오랜 세월 연예계에서 부침을 겪어온 여배우들은 이런 삶의 조건을 어떻게 극복했을까? 한국의 연기파 배우로 꼽히는 윤여정에게도 젊고 풋풋한 외모로 승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 후배 여배우들이 꽃을 피울 수 있도록 거름이 되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윤여정을 통해 '전설적인 여배우'라는 신화로 남길 거부하고 꿋꿋이 브라운관과 은막을 지키고 있는 여배우들이 정상의 자리에서 연착륙하는 삶의 지혜를 알아본다.

[한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따른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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