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장 노예할아버지 방치에 시청자 분노폭발 "인권 말살 우려된다"(긴급출동 SOS 24)

2008. 12. 17.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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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윤현진 기자]하늘 아래 모든 인간은 아직 평등하지 않다.16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는 평생을 임금 한푼 받지 못한 채 노예생활을 하는 목장의 노예 할아버지가 소개돼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일흔이 넘도록 남의 집 살림을 하느라 결혼도 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고된 풀베기와 목장 일을 도맡아 하는 김태수(73) 할아버지는 쌀쌀한 날씨에도 반팔 차림으로 하천둔치에서 풀베기에 여념이 없었다. 힘이 들어 주저앉기도 하고 몸이 아프다며 말할 기력도 없는 할아버지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엄청난 양의 풀 더미를 홀로 나르는 할아버지에게 제작진이 돕겠다고 나서자 오히려 할아버지는 주인에게 혼난다며 도움마저 거부했다.

일을 적게 하면 잔소리를 하고 욕을 퍼부어 견디기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쉴 새 없이 일만 한다는 할아버지의 손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깊게 남은 상처와 굳은 살로 덮여 있었다. 할아버지는 아파도 아프다는 말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했다. 도시락에는 식은 밥 한 덩이와 김치 몇 조각이 전부. 배가 고픈듯 은박지의 김치 국물까지 핥아 먹는 할아버지는 소변 볼 곳이 마땅치 않고 눈치가 보인다며 물조차 마시지 않았다.

주인과 함께 살고 있다는 목장에 가보자 어디를 둘러봐도 할아버지 외에 다른 일꾼은 없었고 김태수 할아버지는 주인이 잔소리를 할까 눈치를 보며 혼자서 열심히 일만 했다. 15년째 할아버지를 데리고 있다는 목장 여주인은 외부인이 할아버지와 만나는 것을 꺼려하며 할아버지 곁에서 좀처럼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며칠 뒤 할아버지는 사라졌고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담당 복지사를 찾아가보자 처음 그들은 "양로 시설에 입소했다. 수급비는 지금 신청중이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늘어놓다가 이내 "목장 주인이 방송 촬영 사실을 눈치채고 할아버지를 급히 복지 시설에 입소시켜 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급히 복지 시설로 데려오느라 현재 정식 입소 절차도 처리되지 않았으며 수급비도 이미 지난 3월 다 끊겨 있는 상태라는 것.

목장 주인에게 "왜 수급비마저 다 끊고 임금을 지불하지 않느냐"고 묻자 "수급비는 할아버지 병원비로 다 썼다. 최선을 다해 가족처럼 돌봤다. 임금까지 주려 했다면 우리가 왜 그런 사람을 데리고 있겠냐"며 오히려 억울하다고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 자세한 통장 내역서와 병원비 내역을 보여주며 자초지종을 묻자 그제야 잘못을 시인한 주인은 밀린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30대 부터 인간같지 못한 삶을 살아온 할아버지의 인생이 너무나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목장 주인은 인권을 말살하려 했다" "방송 때문에 쉬쉬 하고 은폐하려고만 하는 담당 복지사와 공무원의 태도에 화가 난다" "관할 시청에 공무원과 복지사를 직무유기로 처벌하라는 글을 올리겠다"며 분노했다.

현재 관련 시민참여 게시판에는 담당 복지사와 공무원을 처벌하라는 항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윤현진 issuebong@newsen.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손에 잡히는 뉴스, 눈에 보이는 뉴스(www.newsen.com)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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