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 바람의 화원①]'바람의 화원'이 못다 그린 세 가지

김용운 2008. 12. 4.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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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화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극본 이은영, 연출 장태유)이 4일 2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바람의 화원'은 조선시대 천재화가 신윤복(문근영 분)이 여자였다는 가정 하에 그의 스승인 김홍도(박신양 분)와의 사랑과 예술 및 두 천재화가의 그림에 담긴 미스터리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9월 24일 '워킹맘'의 후속으로 첫 선을 보였다.

이정명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과 지난 해 SBS '쩐의 전쟁'에서 호흡을 맞췄던 장태유 PD와 박신양이 다시 의기투합했다는 점, 그리고 '국민 여동생' 문근영이 남장여자인 신윤복으로 분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첫 투입됐다는 점 등. '바람의 화원'은 방영 전부터 숱한 화제를 만들었다.

게다가 공교롭게 '바람의 화원'은 KBS 2TV '바람의 나라'와 MBC '베토벤 바이러스'의 방영시기가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수목드라마 삼국지'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하지만 '바람의 화원'은 올해 만들어진 드라마 중에서 가장 탁월했던 영상미와 문근영의 연기호평에도 불구하고 '바람의 나라'와 '베토벤 바이러스'에 뒤쳐지며 방영 내내 수목드라마 3인자 자리에 머물러왔다. '바람의 화원'이 다 그리지 못했던 세 가지를 분석해봤다.

◇ 단원 김홍도의 심연

드라마가 선을 보이기 전 '바람의 화원'의 무게 중심은 단원 김홍도를 맡은 박신양에게 쏠려 있었다. 지금까지 '파리의 연인'과 '쩐의 전쟁' 등을 통해 안방극장 흥행보증수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기 때문이다. 박신양이 최초로 선택한 사극인 '바람의 화원'은 지난 봄부터 박신양의 드라마 속 스틸컷을 공개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물론 사극 속 박신양의 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막상 '바람의 화원'이 공개되자 시청자들의 관심은 박신양이 아닌, 신윤복 역을 맡은 문근영에게 쏠렸다. 남장여자라는 배역 자체의 화제성과 중성적인 매력을 뽐낸 문근영의 열연이 빛을 발해서다. 게다가 신윤복과 기생 정향(문채원 분)이 닷냥 커플로 엮이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자 김홍도의 비중이 축소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박신양이 전작 '쩐의 전쟁'에서 금나라 역으로 극을 휘어잡으며 전체를 이끌고 가던 모양새는 '바람의 화원'에선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바람의 화원'이 반환점을 돌았을 무렵에는 김홍도의 존재감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프로그램 게시판에 올라와 시청자들간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람의 화원'은 결국 김홍도와 신윤복의 극중 비중을 애초 기획과 달리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면서 극의 추동력을 잃어간 셈이다. 이는 단원 김홍도의 심연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해 극의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시청자들의 지적과도 맥을 같이 한다.

◇ 정조와 정순왕후의 치열한 암투

'바람의 화원'이 주목을 받았던 이유 중에 하나는 올해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MBC 드라마 '이산'과 주요 등장인물이 겹쳐서였다. 시청자들은 과연 '바람의 화원'이 '이산'에서 정조와 대립각을 세웠던 정순왕후와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낼지 자연스럽게 비교를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바람의 화원'에서 정조(배수빈 분)와 정순왕후(임정은 분)의 관계는 '이산'에서처럼 극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지 않았다. 사극에서 으레 강조돼 왔던 궁궐 내의 정치적 갈등이 '바람의 화원'에서는 비교적 가볍게 처리가 됐다. 신윤복과 김홍도가 그리는 그림과 그 과정에 보다 집중했기 때문이다.

◇ 신윤복이 그린 남녀상열지사

신윤복은 생존 당시 조선시대 사대부 계층에 은밀하게 거래되던 춘화를 많이 그렸다. 즉 남녀간의 운우지정을 그린 춘화를 통해 당시의 성풍속도를 화폭에 담았던 것이다. 하지만 '바람의 화원'는 지상파 드라마라는 점에서 신윤복이 그린 춘화를 화면에 가져오지 못했다.

드라마에서는 신윤복의 그림 가운데 '전모를 쓴 여인', '청금상련', '무녀신무', '주사거배', '단오풍정', '미인도' 등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수위의 그림만을 소재로 삼았다.

반면 신윤복이 남장 여인이란 설정을 같이 한 영화 '미인도'는 신윤복이 춘화를 그리기 위해 색주가를 찾는 장면 등을 화면에 담아 성인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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