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칸〉[TView]부활하는 '전설의 고향'
ㆍ1970~80년대 한국형 납량극의 원조
ㆍ귀신얘기에 담긴 '권선징악' 긴여운
드라마 '전설의 고향'이 오는 8월6일 KBS2를 통해 부활한다.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한여름에 한국 전통 공포 콘텐츠의 부활은 반길 만하다. 더구나 올해는 한국산 공포영화도 뜸해진 시점이라 '전설의 고향'의 등장은 이래저래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전설의 고향'이 안방극장에 처음 등장한 것은 70~80년대였다. TV에서 '전설의 고향'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이 등장하면 TV 앞에 앉은 사람들은 침을 꼴깍 삼키며 이야기에 몰입하곤 했다. 원래 '전설의 고향'은 우리나라 각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재구성하는 형식을 가졌으나 갈수록 한국형 납량극의 형태를 띠었다.
'전설의 고향'은 이후 90년대 말 다시 한번 안방극장을 찾는다. 박상아, 송윤아, 김지영 등이 구미호를 비롯한 각종 처녀귀신들을 맡아 신인 연기자들의 등용문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9년이 지난 올해 만들어지는 '전설의 고향'은 최수종, 사강, 박민영, 재희, 이영은 등의 연기자들이 안방극장에 서늘한 기운을 전할 예정이다.
과거부터 '전설의 고향'은 '권선징악'의 큰 뿌리 위로 각각의 이야기들이 전개됐다. 특수효과와 분장의 발달로 날이 갈수록 충격적인 장면 연출에만 골몰하는 현재의 공포극과는 분명히 달랐다. '전설의 고향'에 등장하는 귀신들은 각자 다 억울한 사연을 가졌고, 이는 당시 그 사회가 구성원들을 억압하던 각종 기제(성차별, 남아선호, 재가금지 등)들로 인해 생겨났다. 결국 이들은 극 종반부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거나 억울함을 해결한다. 그 과정에서 공포 못지않게 진한 감동 또한 시청자의 가슴에 남겼다. 게다가 이번 '전설의 고향'은 각자 독립된 연출자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참여하게 돼 단막극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분위기 속에 신인연출자들이 신선한 시도를 할 공간 역시 열었다.
어김없이 다시 여름이 왔다. 여름이 오면 왠지 무서운 이야기가 생각나고, 머리를 풀어헤친 처녀귀신이 생각나곤 한다. 올해는 또 어떤 귀신들이 오싹함과 감동을 전할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 하경헌기자 azimae@kyunghyang.com > [스포츠칸 연재만화 '명품열전' 무료 감상하기]-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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