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가수 비를 거짓말쟁이로 만드나

2008. 1. 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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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자수첩

김용호·문화부

"거짓말을 잘하는 요령은 거짓말 속에 약간의 진실을 섞어 놓는거래", "거짓말쟁이는 아무것도 잃지 않지만 아무것도 손에 얻을 수 없어."

일본 작가 게이 토우메의 만화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의 구절이다. 과열 경쟁 중인 몇몇 연예미디어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다. 약간의 진실이 가미된 '거짓말'로 대중을 오도하고 있는 그들이다. 무조건 스타를 띄우는 '용비어천가'를 부르려다 보니 현실과 동떨어진 보도를 일삼고 있다.

가수 비의 베이징올림픽 주제가 관련 해프닝이 좋은 보기다. "가수 비가 올림픽 주제가를 불러달라는 러브콜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출처가 불분명하긴 해도 이 속에는 작은 진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곧바로 거짓말로 부풀려졌다.

'비 올림픽 주제가 부를 가능성 높다'가 '비 올림픽 주제가 열창 거의 확실'이 됐고, '비 올림픽 주제가 타고 세계 무대로'라는 식으로 확대됐다. "비가 지구촌에 노래를 들려준다. 스포츠로 전 세계 인구가 하나가 되는 올림픽에 월드스타로 도약중인 비의 활약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호들갑을 떤 매체도 있다.

결국 비 소속사는 "사실과 다르게 와전된 것 같다. 올림픽 주제가와 관련,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없다"고 고백했고, 이같은 보도는 모두 거짓말이 되고 말았다.

비의 '월드투어' 파행 때도 양상은 비슷했다. 수익 몇 천억원이 예상된다는 언론 보도를 믿고 비에 투자한 사람들은 낭패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거짓말쟁이 미디어는 책임지지 않았다.

이후에도 적어도 기사 속의 비는 이미 월드스타의 반열에 올라 있었다. 최근 비가 할리우드에서 블록버스터 차기작을 확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할리우드 전체가 비를 캐스팅하고 싶어 안달이 난 듯 묘사했다. 브래드 피트나 키아누 리브스조차도 최대 규모 블록버스터 주연급으로 수차례 낙점되지는 못한다.

일부 미디어에 따르면, 비는 아시아 수준을 가뿐히 뛰어넘은 상태다. 중국이 자국에서 개최되는 사상 최초의 올림픽에서 자국 가수를 마다한 채 주제가를 부를 가수를 한국에서 찾을 정도다. 아시아에서 비를 모르는 이는 없으며, 국적을 떠나 모두들 비를 보고자 애원하고 있다. 할리우드도 병적으로 집착하는 스타가 바로 비다. 비는 음악과 영화를 정복한 최고 스타다. 1980년대 마이클 잭슨도 이보다는 위상이 못해 보인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비가 출연한 유일한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흥행에 실패했고, 일본에서 팔린 비의 음반은 1만장도 채 못된다. 미국에서는 공연 한 번 못해보고 돌아왔다.

앞으로 기대할만한 반전은 영화 '스피드 레이서'개봉 뿐이다. 유명한 워쇼스키 남매가 연출하는 블록버스터에 비가 출연하는 것까지는 진실이다. 이를 통해 비가 월드스타가 되고, 할리우드에서 자리 잡는다는해석은 아직까지는 하이프(hype)다. 즉, 미디어가 뻥 튀기한 미검증 헛소문에 불과하다. 비의 영화 속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침소봉대를 일삼는 미디어 탓에 비는 '양치기 소년'이 돼가고 있다. 매체 몇 개를 세심하게 관리하는 비 소속사가 자처한 일일 수도 있다. y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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